thebell

인더스트리

'곳간 마른' 알에프세미, 전력반도체 전략 '물음표' 상반기 말 현금 13억 남짓, 올해도 적자 시 관리종목 지정 우려

김소라 기자공개 2022-10-05 08:36:19

이 기사는 2022년 09월 30일 09: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제조 기업 '알에프세미'가 신사업으로 전력반도체 시장을 노크하는 가운데 단기간 성과 도출 가능성에 물음표가 찍히고 있다. 당장 올해 실적에 따라 관리종목 지정 여부가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특히 대규모 투자를 위한 자금 여력이 부족한 상황인 만큼 전력반도체로 수익성 개선의 터닝 포인트를 만들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알에프세미'는 최근 SiC(실리콘카바이드), GaN(질화갈륨) 전력반도체로 사업 분야를 확장하고 있다. 기존에 협력했던 파트너사와 사업을 만들고 있는 단계로, 제품에 대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과정을 진행 중이다.

다만 이 같은 전략엔 우려가 뒤따른다. 신사업에 필요한 재원이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알에프세미는 지속된 적자로 유동성이 고갈된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보유 현금은 13억원에 채 못미친다.

재무건전성 지표도 악화됐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유동비율은 110%대에 그친다. 부채비율은 150%를 넘기며 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이자보상배율은 2018년부터 1배 미만에 머물러 있다. 영업에서 창출한 이익으로 이자 등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신규 성장동력으로 추진하는 전력반도체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산업이다. 국내에선 현재 대기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집행하며 산업 기반을 다져나가는 단계다. 대표적으로 SK그룹이 2019년부터 관련 기업에 지분 투자를 집행하거나, 설비를 증설하는 등 가시화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앞서 코스닥 상장사인 예스티가 자회사인 '예스파워테크닉스'를 통해 SiC 전력반도체 제조 사업을 전개해 왔으나 올 4월 SK에 회사를 매각하며 사업에서 손을 뗐다. 지속적인 설비 투자 및 감가상각비 발생에 따른 수익성 악화 부담이 매각 배경으로 꼽힌다.

문제는 당장 알에프세미의 수익성 회복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주력 제품의 최종 고객사가 휴대폰 제조사인데, 지난 몇 년간 전방산업이 위축되면서 매출에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실제 연 매출은 2017년 622억원, 2018년 519억원, 2019년 424억원, 2020년 339억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작년엔 소폭 반등했으나 368억원으로 전년대비 한자릿수 성장에 그쳤다.

특히 올해는 관리종목 지정 여부가 판가름 나기 때문에 부담이 더 크다. 알에프세미는 2019년 별도 기준 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한 후 3년 연속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별도 영업이익이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전력반도체 시장이 아직 초창기인 것을 감안하면 단기간 수익성 확보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내에선 대기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집행하며 산업 기반을 다져나가는 단계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낮은 중소기업이 진입하기엔 무리가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전력반도체 분야에 능통한 한 관계자는 "전력반도체가 미래 성장 동력이자 하나의 먹거리인 것은 맞지만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에서 소화할만한 사업인지는 의문"이라며 "손익분기점(BEP)을 넘길만큼 아직 시장이 활성화된 것도 아니다 보니 회사가 장기간 투자금과 비용을 감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알에프세미는 신사업 재원 마련을 위해 자사주를 처분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달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20만8469주를 전량 처분해 7억5653만원을 수중에 넣었다. 전력반도체 소재인 웨이퍼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알에프세미는 현재 전주 공장에서 월 1만장 생산 규모의 6인치 웨이퍼 팹을 운영 중이다.

알에프세미는 1999년 설립 이후 20년 이상 반도체 제조 사업을 영위해왔다. 스마트폰 등 각종 IT 제품에 사용되는 소형 마이크로폰용 반도체인 ECM칩과 전자기기의 회로보호용 TVS 반도체가 주력 제품이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분야에 쓰이는 MEMS 마이크로폰 제품도 2020년 상용화했다. 앞서 2012년엔 교류 직결형 발광다이오드 조명 장치 특허를 취득, LED 조명 산업에도 진출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