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머티리얼즈 밸류, SK넥실리스 매각 때와 비교해보니 동박 캐파 6.4만톤, 1만톤당 40% 프리미엄…일렉포일 20여년 투자 결실
원충희 기자공개 2022-10-04 14:20:32
이 기사는 2022년 09월 30일 07: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케미칼의 일진머티리얼즈 인수가 임박한 가운데 매물인 지분 53.3%의 가격이 2조원 중반대로 알려졌다. 시장가치 1조4000억원 대비 80~90%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된 가격으로 동박(일렉포일)이 뜨는 분야이긴 하나 높은 밸류가 눈길을 끈다.앞서 SKC가 인수한 SK넥실리스와 비교할 경우 생산능력(캐파, CAPA) 1만톤당 40%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인수가격에 대한 의문은 제기될 수 있지만 일진그룹의 20여년 동박 투자에 대한 값어치를 확인할 수 있는 딜이란 평가다.
◇인수가 2.5조 가정시 PER 62배, PBR 3.6배, EV/EBITDA 36배
현재 메이저 동박 제조업체는 SK넥실리스와 중국 왓슨, 대만 창춘, 일진머티리얼즈 등이 꼽힌다. 국내에선 SK넥실리스와 일진머티리얼즈가 양대 산맥이다. 롯데케미칼의 일진머티리얼즈 인수가는 2조5000억~2조7000억원으로 얘기되고 있다. 2019년 SK넥실리스 인수 때에 비하면 밸류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하나증권에 따르면 SKC는 당시 동박업체 KCFT(현 SK넥실리스)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한 지분 100%를 약 1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2018년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28배, 주가순자산비율(PBR) 5배, 에비타 멀티플(EV/EBITDA)은 17배 수준이었다. 2018년 당시 KCFT의 동박 캐파가 2만톤이었음을 감안하면 1만톤당 기업가치는 약 6000억원 수준이다.
롯데케미칼의 일진머티리얼즈 인수가를 2조5000억원으로 가정할 경우 올해 기준 PER 62배, PBR 3.6배, EV/EBITDA 36배에 해당한다. 말레이시아 신규 공장 가동 정상화에 따른 2023~2024년 이익 추가확대 및 최근 3년간 배터리 관련 업체의 밸류에이션 상향을 감안하더라도 인수금액이 높은 편이다.
또 지분율과 인수금액을 일진머티리얼즈의 현재 동박 캐파(6만4000톤)에 반영할 경우 1만톤당 약 8400억원의 가치로 계산된다. 이는 SKC가 KCFT 인수 당시 계산한 가치 6000억원 대비 40% 높은 수준이다.
◇1978년부터 일렉포일 개발·투자, 2001년부터 2차전지용 동박 상용화
일진머티리얼즈는 전자산업의 필수소재인 일렉포일(Elecfoil)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곳이다. 동박이라 불리는 일렉포일은 구리를 고도의 공정기술을 통해 얇게 편 막으로 2차전지 음극재에 들어가는 핵심소재다. 얇으면 얇을수록 더 많은 음극활물질을 담을 수 있어 배터리 용량을 늘리고 무게를 가볍게 할 수 있다.
일진그룹 창업주 허진규 회장은 1978년부터 동박 국산화를 추진했다. 대규모 투자에도 불량률이 높아 상용화에 실패했으나 1988년 불량률이 낮고 가격경쟁력이 높은 PCB용 동박 생산에 성공했다. 2001년에는 이를 바탕으로 2차전지용 동박 상용화를 추진했다.
이에 힘입어 일진머티리얼즈는 동박 제조분야 국내 대표 기업으로 입지를 굳혔다. 일진머티리얼즈의 밸류에는 전기자동차,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 중대형 2차전지 수요가 급증하면서 핫하게 떠오른 배터리 소재인 동박의 강세가 반영됐다.
스마트폰 배터리 1대에 사용하는 일렉포일은 3g 정도지만 전기차 배터리에는 15㎏ 이상이 소요된다. 이번 인수가 성사될 경우 일진그룹의 동박 사업 20여년 투자의 값어치를 알리는 딜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여자)아이들 우기, 'YUQ1' 아이튠즈 앨범차트 10개국 석권
- 박셀바이오, 진행성 간세포암 타깃 'Vax-NK' 특허 출원
- 베니스 비엔날레, 30년만에 두발로 선 '곽훈'의 의미
- [대기업 프로스포츠 전술전략]'모기업발 숙제' 엔씨다이노스, 당분간 긴축 불가피
- 하이브, '민희진 없는' 어도어 경쟁력 입증할까
- [코스닥 리빌딩 리포트]'비상장사 투자 손실' 비투엔, 신사업 '삐걱'
- [엔비디아 밸류체인 파트너]'AI 붐'에 매출 오른 아이크래프, 단골 잡기 전략
- [노바렉스를 움직이는 사람들]정판영 연구개발총괄, '원료 강자' 만드는 브레인
- [제약바이오 R&D 인사이더스]'라면의 원조' 삼양식품의 바이오 도전 시작은 '대체육'
- 뷰노, '비파괴검사' 강자 이번엔 '안저분석' 혁신기기로
원충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기업집단 톺아보기]삼성생명, K-ICS '시장리스크'로 본 지배구조 부담
- [기업집단 톺아보기]삼성E&A, 수익성 개선…부채비율도 감소
- [기업집단 톺아보기]삼성중공업, 연내 만기 차입금 3조…대체조달능력 부각
- [기업집단 톺아보기]삼성바이오, 소속은 물산…컨트롤은 전자
- [기업집단 톺아보기]이서현 복귀, 총수 손길 닿는 삼성물산
- [기업집단 톺아보기]건설 색채 진해지는 삼성물산
- [기업집단 톺아보기]실적 저하에도 현금 쌓이는 삼성SDS
- [기업집단 톺아보기]삼성전기, 4년 만에 잉여현금흐름 순유출 전환
- 경영진 인센티브의 명암
- [기업집단 톺아보기]삼성SDI, 1조 번 배터리에 시설투자 4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