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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신리 화재' 화일약품, 중대재해처벌법 대상은 조중명·조경숙 각자대표 모두 '경영총괄'…상신리 공장 책임자는 정현철 상무

최은진 기자공개 2022-10-06 08:21:08

이 기사는 2022년 10월 05일 16: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일약품의 공장에서 대형화재로 인한 인명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될 지 여부에 주목된다. 법규정상 처벌대상은 '경영책임자'와 '사업주'라고 적시하고 있다. 각자 대표이사로 있는 두 수장과 공장을 책임지는 임원이 1차적 책임자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화재의 원인이 관리책임 부실에 있었는 지 등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지난달 30일 경기 화성시 향남읍 상신리에 위치한 화일약품 공장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화재로 직원 1명이 숨지고 16명이 부상을 당했다.

공시에 따르면 상신리 공장의 연 매출액은 110억원 정도다. 전체 매출액의 약 10.3%에 달한다. 화재로 인해 건축물 및 기계장치가 소실된 건 물론 생산이 중단되면서 실적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다만 KB손해보험에 약 241억원 규모의 화재보험을 가입하고 있어 일부 손해는 보상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명피해가 발생된 데 따라 고용노동부를 중심으로 화재책임 등에 대해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경영진들이 처벌받을 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안전책임을 다 하지 않았다는 정황이 발견되면 노동부는 경영진 등 관련자를 처벌대상으로 검찰에 고발할 수 있다.


올해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직원의 인명피해를 발생하게 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사망자가 발생한 경우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양벌규정에 따라 법인은 50억원 이하의 벌금이 따른다.

화일약품의 경우 사망자가 발생했기 때문에 중대재해에 포함된다. 화재의 원인이 안전관리 책임을 다하지 못해서 발생했는지, 업무에서 발생한 재해였는지 등 인과관계가 종합적으로 고려돼 처벌대상 유무가 결정된다.

법규정이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라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에 처벌 대상은 명확치 않다. 이 중 사업주는 개인사업주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화일약품과는 관계가 없다. 경영책임자는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 또는 이에 준하는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누구에게 책임소재가 있는 지 등을 판단하는데 상당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보통 사업을 총괄하는 인물은 대표이사다. 화일약품은 조중명 대표와 조경숙 대표가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이루고 있다. 사업보고서 상 두 대표이사는 모두 경영총괄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법에서 규정하는 사업을 총괄하는 범위에 두 대표이사 모두 포함되는 셈이다.

다만 내부적으로 부문 및 업무가 명확하게 구분 돼 있고 결정권이 한명의 인물에게 쏠려 있다면 해당 인물이 단독으로 처벌대상이 된다. 조중명 대표가 2021년 3월 이후 단 한차례도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조경숙 대표가 단독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라는 규정은 화일약품이 따로 최고안전책임자(CSO)를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상신리 공장을 책임지는 임원으로 볼 수 있다. 상신리 공장은 정현철 상무가 담당하고 있다. 다만 정 상무는 다른 공장 책임자가 담당업무를 총괄로 적시한 것과 다르게 QA(품질경영)로 국한하고 있다. 이 부분을 책임자로 볼 수 있는 지 등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앤장 등 다수 법무법인에서 분석한 중대재해처벌법 해설에 따르면 수사기관에서는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라는 규정을 상당히 보수적으로 보고 있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누가 최종 의사결정자였는 지가 핵심이라는 의미다. 정 상무는 등기임원이 아닌 미등기임원인 상황인 만큼 최종 의사결정자로 보기 어렵다는 법조계 의견도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고 9개월간 140여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했지만 검찰에 송치된 건 20여건, 기소된 건은 단 1건에 불과하다. 이를 감안하면 화일약품의 경우에도 책임소재를 찾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화일약품 관계자는 "각자대표이사가 각각 맡은 업무나 향후 대응방향 등에 대해서는 얘기할 수 없다"며 "지금은 사고수습이 우선이기 때문에 나중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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