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제지업 리포트]제지업계를 보면 시대의 흐름도 보인다디지털 전환·비대면·친환경 흐름 따라 지종별 희비 엇갈려...제지업계는 진화 중

조은아 기자공개 2022-11-22 07:46:47

[편집자주]

일상의 모든 영역에 종이가 있다. '페이퍼리스' 시대가 열린 지 오래지만 단순 사무실을 떠나 종이는 생각보다 우리 생활에 더 깊숙이 들어와있다. 그런 만큼 제지 시장은 시대의 흐름을 그대로 보여주기도 한다. 더벨이 제지업계의 변화와 제지회사들의 대처법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0일 15: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종이만큼 우리 생활에 밀접한 소비재도 없다. '페이퍼리스(Paperless)' 시대가 열리면서 일반적으로 종이 수요가 줄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오히려 문화생활이 늘어나고 생활수준이 높아지면 종이 소비량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우리나라의 1인당 종이 소비량은 1960년대 4∼5kg에서 2019년 189.2kg로 대폭 증가했다. 페이퍼리스 움직임이 2010년대 들어서부터 관공서나 기업을 중심으로 본격화했지만 실질적 종이 소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생각보다 종이가 쓰이는 곳은 많고 종류 역시 다양하다. 제지 산업은 펄프를 생산하는 펄프 제조업과 생산된 펄프 및 폐지를 원료로 각종 종이 및 종이 제품을 생산하는 종이 및 판지 제조업으로 구분된다.

종이 및 판지는 다시 신문용지, 인쇄용지, 위생용지, 포장용지, 백판지, 골판지원지, 기타용지 등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인쇄용지가 국내 종이 생산량 전체의 30% 이상을 차지하며 가장 많이 생산된다. 골판지원지는 25% 안팎을 차지해 두번째로 생산량이 많다. 포장용지와 백판지, 골판지원지 등 포장 산업과 관련된 생산 품목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시대의 흐름은 제지업계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페이퍼리스 본격화로 인쇄용지를 주력으로 삼는 곳는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나서고 있다. 종이신문의 수요가 급감하면서 신문용지 시장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겪어야 했다. 2007년 신문용지 소비량은 137만톤에 이르렀으나 지난해 40만톤 수준으로 급감했다. 국내 4위 신문용지 제조회사였던 '보워터코리아'는 2017년 경영난을 이유로 폐업했다.

위기와 함께 기회도 찾아왔다.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코로나19 사태는 포장용지와 골판지원지 등 산업용지 제조회사들에게는 기회가 됐다. 산업용지 시장은 일반 포장 수요에 더해 택배 관련 수요도 더해지면서 점차 커지고 있다. 생활수준 향상에 따른 포장재 고급화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당분간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들어 주요 제지회사들이 잇달아 매물로 나온 배경에는 코로나19 사태가 있다. 매물로 나온 제지회사들은 모두 택배상자에 쓰이는 골판지원지과 관련된 회사들이다. 최대주주 입장에선 몸값이 가장 높은 지금이 매각 적기라는 판단에 경영권 매각을 추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1월 초 골판지원지를 만드는 영풍제지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왔다. 영풍제지는 사모펀드(PEF) 큐캐피탈 품을 떠나 대양금속을 새 주인으로 맞았다. 3월에는 국내 최대의 신문용지 제조회사인 전주페이퍼도 시장에 나왔다. 전주페이퍼는 오랜 기간 매물로 거론됐지만 매번 매각에 실패해왔다.

전주페이퍼 역시 골판지원지를 새로운 기회를 삼고 있다. 2017년 청주공장을 페이퍼코리아에 매각한 뒤 일부 신문용지 제작기기를 골심지(골판지 완충재) 생산용으로 개조해 체질 개선에 한창이다.

4월에는 1944년 설립해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제지회사인 페이퍼코리아도 매물로 나왔다. 페이퍼코리아는 포장용지와 신문용지를 생산한다. 포장용지에선 시장 1위 사업자로 지난해 기준 약 62%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신문용지 시장에서도 전주페이퍼와 대한제지에 이어 3위 사업자다. 페이퍼코리아 역시 주력사업을 신문용지 제작에서 골심지 제작으로 전환 중이다.

국내 제지 산업의 위상은 글로벌 10위권 수준으로 낮지 않은 편이다. 전체 생산량 규모는 2020년 기준 연간 1134만톤이다. 통계에 잡히는 30개국 가운데 7위다. 1~3위는 각각 중국, 미국, 일본으로 중국의 생산량은 우리의 10배인 1억톤 정도다. 전체 업체 수는 60~70개로 종사자 수는 5만~6만명으로 파악된다.

특히 국내 제지 시장은 종이 종류별로 상위 3~4개 회사가 전체 생산량의 70%~80%를 차지하고 있는 과점 구조를 보이고 있다. 신문용지는 전주페이퍼, 대한제지, 페이퍼코리아 등이 있고, 인쇄용지는 한솔제지, 무림계열, 한국제지 등이 있다. 포장용지는 페이퍼코리아, 국일제지 등이 있고, 위생용지는 유한킴벌리, 깨끗한 나라, 삼정펄프 등이 있다. 백판지는 한솔제지, 깨끗한 나라 등이 대표적인 기업이다.

특히 시장이 만성적인 공급 과잉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공급 과잉이지만 상위 기업들이 시장의 경쟁 강도를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원재료 가격 상승 등으로 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크게 저하되는 경우 공동으로 판가 인상을 도모하는 식이다.

제지 산업은 대규모 시설투자가 요구되는 자본집약적 산업이고 전력용수 등의 소비가 많은 에너지 다소비 산업이다. 국내 시장 규모는 약 10조원에 이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