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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매크로 리스크 점검]IBK기업은행 "저신용 취약기업군 집중 관리"①신용리스크 대비 강화…강달러가 불러온 환손실, 외화 유동성 확보 나서

김서영 기자공개 2022-11-17 07:17:51

[편집자주]

은행을 중심으로 호황기를 구가했던 금융지주사들이 거대한 변화에 직면했다. 최근 몇 년 풍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대출자산을 늘리며 초고속 성장해왔지만 글로벌 긴축 모드에 변동성이 확대되는 뉴노멀 시대가 도래했다. 글로벌 불확실성 증대와 인플레이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 등에 따른 리스크는 과거보다 크고 다양해졌다. 더벨은 매크로 환경 변화에 대응해 각 금융지주사들이 어떤 대응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5일 15: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BK기업은행은 다른 시중은행과 본질이 다르다. 이름에서부터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국책은행이란 성격이 규정돼 있다. IMF외환위기, 카드사태,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등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경영난을 극복할 수 있도록 힘 써왔다. 대출을 더욱 확대하는 경기 대응적(counter-cyclical) 자금공급을 지속했을 뿐 아니라 대출 만기 연장, 금리 감면 등 금융의 포용성도 높여왔다.

팬데믹이 끝나가고 긴축 모드로 돌아서며 글로벌 복합위기가 시작됐다. 국내 자본시장은 레고랜드발 유동성 악화로 취약성이 더 두드러지고 있다. 이같은 경색 국면은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자금 조달 능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들에겐 더 큰 리스크가 나타날 수 있다.

기업은행의 역할과 중요도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위기 극복을 위한 적극적인 자금 공급과 맞춤형 구조개선 프로그램을 병행해 경영 정상화와 재도약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지원 뒤엔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 과제가 남는다.

◇기업대출 확대보단 '위기 분석' 주력...신용위험 관리 강화

기업은행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 금융 지원이란 역할에 충실하면서 저신용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높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중심의 수출주도형 국가라는 특성 때문에 대내외 충격이 발생하면 국내 기업들이 받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일반 시중은행에선 '기업대출 확대는 부실자산 확대와 같다'고 우려한다. 복합 위기 국면에선 기업 대출을 보수적으로 다루는 게 일반적이다.

기업은행의 행보는 거꾸로다.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규모는 지난해 말 203조9000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217조70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제조업 기업 대출은 116조580억원으로 전체 기업대출의 53.3%를 차지한다.

이러한 상황에도 기업은행은 부실 위험에 안정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대손충당금 잔액이 증가했으나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이 개선됐다. 작년 9월 말 2조7550억원이었던 대손충당금 잔액은 1년 새 20.9% 늘어 3조330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시기 NPL비율은 0.85%에서 0.80%로 0.05%p 낮아졌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이 부실기업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취약기업군을 선정해 사전에 관리한다"라며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공급망 등 테마별 건전성 취약 부분에 대해서는 맞춤형 관리를 추진하는 등 부실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신용위험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업별로 직면한 위기 요인을 면밀히 분석해 선제적 대응에 나서는 게 근본적인 리스크 해소 방안이다. 각 기업이 직면한 위기가 일시적 요인인지 구조적 요인인지를 구분하고 이에 따라 다른 방식의 지원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은 필요자금을 신속하게 지원하고, 구조적인 경우 사업·채무조정 등 구조개선 프로그램을 활용해서 도울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지난 3년간 혁신경영을 통해 기존의 담보, 재무 중심의 여신심사에서 기업의 기술력과 성장성을 중점 평가하는 미래형 심사체계를 도입한 바 있다. 혁신산업 중심으로 여신 포트폴리오를 개선해 나가는 노력도 계속 추진해 나간다.

◇강달러 여파에 비이자이익 '손실'...외화조달 만기 늘려 대응

전 세계 경제 위기 속 기업은행의 수익성도 주춤했다. 특히 비이자이익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올해 3분기 말 비이자이익은 -646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2분기 1577억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큰 폭으로 감소한 수치다. 3분기 누적 비이자이익은 2185억원으로 전년 동기 5064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56.9% 급감했다.

(출처: IBK기업은행)
비이자손실을 기록한 원인으로 환평가손실이 지목된다.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환평가손실 발생과 유가증권 평가손익이 감소한 영향으로 비이자이익이 적자를 기록했다. 유가증권관련손익은 올해 3분기 174억원으로 전 분기(1793억원) 대비 90.3% 급감했다.

기업은행은 "국외점포는 본점 의존도를 줄이고 안정적인 조달처를 자체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조달과 운용 통화를 일치시키는 '스퀘어포지션'을 통해 환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리스크에 취약한 중소기업 지원도 병행한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기업별 맞춤형 환위험관리 컨설팅을 지원하고, 환율 변동에 대응할 수 있도록 외환시장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환 헤지 상품에 대한 보증료를 감면해 실질 부담을 낮추는 노력도 병행 중이다.

외화자금시장 경색 우려로 유동성 리스크가 다소 걱정된다는 시각에 대해 기업은행은 "선제적으로 외화조달 규모와 만기를 늘려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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