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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십&스톡]한국조선해양, 가시화 절실한 '정기선표 신사업'조선 자회사 이슈에 주가 약세…정기선 사장 신사업 추진력에 시선

강용규 기자공개 2022-11-28 09:00:06

[편집자주]

오너와 주주 사이의 거리가 부쩍 가까워진 요즘이다. 기업 총수를 회장님이라고 존칭하기보다 '형'으로 부른다. 오너의 경영 방식부터 라이프 스타일까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그만큼 오너의 언행이 기업의 주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오너의 말 한마디에 따라 주가가 급등하기도, 리스크로 돌아오기도 한다. 더벨이 오너 경영과 주가와의 상관관계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4일 10:3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조선해양은 2022년 들어 실적이 개선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주가가 추세적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실적과는 별개로 산하 자회사들의 수주 슬롯 여유가 사라져 간다는 점과 자회사 현대삼호중공업의 IPO 우려가 주가를 짓누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그룹 오너3세 정기선 사장의 대표이사 취임을 계기로 친환경 선박기자재 등 신사업의 발굴을 통해 사업지주사로 거듭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주주가치 확대 차원에서 신사업의 성과가 갈수록 필요해지는 모양새다.

◇ 차오른 도크, 자회사 IPO… 주가 상승동력 약화 현재진행형

한국조선해양은 2021년 4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6968억원을 거뒀다. 2022년 1분기와 2분기에는 영업손실을 각각 3964억원, 2651억원 봤다. 3분기에는 영업이익 1887억원을 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연말로 갈수록 실적은 좋아지고 있다.

반면 주가는 2022년 1월7일 10만3500원의 52주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등락을 거듭하면서 점차 낮아졌다. 10월26일에는 52주 최저가인 6만6800원에 도달했으며 11월 들어서도 7만원대에 머무르는 중이다. 특히 최근 3개월의 하락세가 돋보인다. 8월26일의 10만1500원에서 6만6800원까지 32.41%가 빠졌다.


(자료=네이버금융)


조선업계 안팎에서는 한국조선해양의 하반기 주가 하락세를 2가지 측면에서 해석한다. 하나는 조선 자회사 3사(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의 도크 포화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조선해양부문의 매출기준 수주잔고가 2022년 10월 말 기준으로 217억1200만달러(29조4000억원가량)에 이른다. 지난해 매출 8조3118억원의 3.5배다. 이미 4년 뒤인 2026년 인도분의 슬롯을 판매할 정도로 일감이 쌓여 있다.

선주사 입장에서는 선박을 인도받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당장 선박 발주에 나설 이유가 없어지고 있다. 실제 한국조선해양 자회사 3사의 수주잔고 자체는 증가하고 있으나 월별 수주량 성장세는 연초 이후 둔화하는 중이다.

다른 하나는 자회사 상장에 따른 주주가치 하락 리스크다. 한국조선해양은 자회사 현대삼호중공업의 외부 지분투자자(지분율 15.15%) IMM프라이빗에쿼티와 맺은 약조에 따라 2024년 안에 현대삼호중공업의 IPO를 진행해야 한다.

현대삼호중공업이 상장할 경우 한국조선해양은 3개 조선 자회사, 태양광 패널 자회사 현대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할 시 4개 자회사가 상장된 지주사가 된다. 지주사와 자회사의 동시 상장시 지주사의 기업가치가 평가절하되는 ‘지주사 디스카운트’가 더욱 강력해진다. 가치 하락이 예고된 만큼 긍정적 투자심리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료=한국조선해양 IR 프레젠테이션)

◇ 정기선 사장의 신사업 추진력, 주가 새 상승동력 될까

현대중공업그룹의 오너3세 정기선 사장은 올해 3월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에 정식으로 취임했다. 이와 맞물려 한국조선해양은 친환경 선박기자재 및 선박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신사업을 발굴해 순수지주사에서 사업지주사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애초 한국조선해양 측은 현대삼호중공업의 IPO가 기존 주주들의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방안을 마련한 뒤 IPO를 추진한다는 입장이었다. 자체 수익기반을 마련해 자회사 지배력 축소분을 만회하는 것으로 주주가치를 보전하겠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올해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것은 도크 포화 및 자회사 IPO에 따른 리스크가 비교적 가까이 있는 반면 신사업의 성과가 나오는 시점은 멀리 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한국조선해양이 신사업과 관련해 내놓은 실적 로드맵은 2025년 매출 5000억원 달성, 장기적으로 매출 1조원 이상이 목표다.

다만 한국조선해양의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은 성과의 현실화를 앞당길 수 있는 변수다. 한국조선해양은 투자재원 확보를 위해 5월 자회사 현대중공업의 보유지분 1.7%를 매각해 1821억원을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11월 미국 SMR(소형모듈원전)기업 테라파워와 3000만달러(425억원) 규모의 투자계약을 맺기도 했다.

자체 기술연구도 순항 중이다. 한국조선해양은 10월 네덜란드 에너지회사 로열더치쉘(쉘), 노르웨이-독일 선급 DNV-GL, 국내 연료전지회사 두산퓨얼셀 등과 선박용 연료전지의 실증 컨소시엄 결성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와 별도로 연료전지사업을 육상에서 추진하기 위한 SOFC(고체산화물 연료전지) 관련 연구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정 사장은 올해 한국조선해양뿐만 아니라 그룹 지주사 HD현대의 대표이사에도 올랐다. 강력한 오너십을 바탕으로 신사업 추진에 힘을 싣고 있다. 그는 “한국조선해양은 단순히 제품을 만드는 제조업에서 벗어나 기술 중심의 엔지니어링 회사로 완전히 탈바꿈해야 한다”며 신사업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올해 연말을 기점으로 이러한 신사업 발굴 및 추진작업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현대중공업그룹 R&D의 총본산이 될 판교 GRC(그룹 R&D센터)의 완공이 가깝다. 곧 한국조선해양을 시작으로 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GRC 입주가 시작된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GRC 입주를 통해 그동안 계열사별로 파편화 돼 있던 연구개발조직이 한 곳에 모인다”며 “계열사들 사이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신사업 관련 연구개발의 성과 가시화에도 속도를 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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