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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보험사 전략 진단]뒤늦은 설계사 영입전쟁의 말로⑧차별화 전략없이 판매 확대 치중…비용부담에 뉴욕→처브그룹, PCA→미래에셋에 각각 매각

서은내 기자공개 2022-11-29 07:20:18

[편집자주]

외국계 보험사들은 한국 시장에서 선진 금융 제도, 상품, 영업 전략을 소개하며 크고 작은 파장을 일으켜 왔다. 본사 차원의 방향, 금융 시장 환경에 따라 철수를 결정한 곳들도 있었으나 현재까지 남아 체력을 과시하는 보험사도 있다. 더벨은 회사의 성패를 가른 '전략'을 중심으로 외국계 보험사들의 면면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5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 보험산업의 태생은 '보험 아줌마'로 대변되는 판매조직이 시작점이었다. 외국계 보험사의 진출은 고능률 남성 설계사들이 보험산업에 뛰어드는 계기가 됐다. 남성 설계사들의 진출은 보험산업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시키고 보험 시장을 한 단계 성장시키는 역할을 했다. 전문화된 상품들을 소개하고 수요의 외연을 넓혔다.

이렇게 배출된 전문 설계사들을 놓고 한때 시장에서는 치열한 영입 전쟁이 벌어졌다. 1990년대 중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한국으로 진출한 외국계 보험사들의 스카웃 경쟁이 최고조였다. 남성 설계사들이 보다 높은 수입을 낼 수 있는 곳으로 빈번하게 스카웃됐다. 거꾸로 보험사들은 보다 많은 수수료로 비용 부담이 커졌다. 판매에만 주력하다보니 기초 체력이나 상품의 수익성보다 매출이 우선시 됐다.

특히 생명보험사업은 상품 구조상 장기적인 특성을 띤다. 단기 성과는 큰 의미를 갖기 힘들다. 뒤늦게 설계사 스카웃 전쟁에 뛰어들었던 대표적인 외국계 보험사들은 결국 오래 가지 못했다.

미국계 보험사였던 뉴욕생명이나 PCA생명도 영업 경쟁이 격화될때 가세한 곳들로 꼽힌다. 영업 위주의 매출 확대 전략은 현장에서 잡음이 나오기 쉬운 법이다. 불완전판매나 각종 민원에 휩쓸리는 경우도 많았다. 시간이 지나 뉴욕생명은 미국 처브그룹에 인수되면서 처브라이프로, PCA생명은 미래에셋그룹에 인수돼 미래에셋생명에 흡수됐다.

◇현상유지하는 처브라이프…라이나원 사업에도 빠져

뉴욕생명은 1992년 고합그룹이 미국 뉴욕라이프와 합작해 설립한 고합뉴욕생명이 모태다. 이후 뉴욕생명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2011년 미국 에이스그룹으로 넘어가 에이스생명이 되었다가 2016년 처브그룹으로 소속이 바뀌면서 현재의 처브라이프로 자리잡았다.

처브라이프는 처브그룹에 인수된 후로도 사업을 확대하는데에는 애를 먹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신규 계약은 하지 않고 있으며 기존 판매 계약에 대한 관리 정도로 현상유지를 하고 있다. 최근 임직원 희망퇴직 절차가 알려지면서 그룹 내 입지가 약화된 모습이다.

지난해 처브그룹이 한국 라이나생명을 인수하면서 처브그룹 내 한국 계열사는 에이스손해보험, 라이나생명, 처브라이프 세 곳이다. 최근 처브그룹 자회사로서 전문화된 판매법인 '라이나원'이 출범될 예정이나 해당 사업에서도 처브라이프는 빠져있는 상태다.

처브라이프는 올해 6월 말 기준 재무건전성 지표인 RBC 비율이 145.72%로 당국의 권고기준치 아래로 하락했다. 2011년부터 매년 연간 순이익이 적자를 기록 중이며 2020년부터 소폭 흑자 전환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처브그룹에서 라이나생명을 인수한 후로 라이나생명의 수완을 통해 다른 계열사인 처브라이프와 에이스손해보험까지 실적을 높이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만큼 처브라이프의 경영에 대해서는 그룹에서의 기대감이 떨어져있는 상황"이라고 해석했다.



◇사업개시부터 다채널 영업‥15년만에 철수한 영국 PCA생명

사업초기 설계사 조직으로 매출확대에 주력했던 곳으로 PCA생명도 회자된다. PCA생명은 영국 푸르덴셜생명의 한국 법인이었다. 영국 푸르덴셜은 미국 푸르덴셜과 이름은 같으나 다른 회사다. 한 지역에 겹쳐 진출하는 경우 한 곳은 푸르덴셜로, 나머지는 푸르덴셜이 아닌 다른 이름을 쓴다. 한국에서 영국 푸르덴셜은 PCA생명으로 이름을 정한 것과 같다.

지난 2018년 미래에셋생명에 흡수합병된 PCA생명은 1990년 합작설립된 영풍매뉴라이프생명이 시초다. 이후 영풍생명으로 이름이 바뀌었으며 2001년 영국 푸르덴셜 PLC가 영풍생명 주식 전액을 인수해 회사 이름을 PCA(Prudential Corporation Asia)생명으로 바꿨다.

처음 PCA생명이 사업개시와 함께 시작한 것은 각종 영업채널의 출범이었다. 대면 설계 채널인 FC채널, 법인보험대리점인 GA채널, 다이렉트마케팅 DM채널 등 다채널 전략을 사용하며 영업 위주로 사업을 전개했다. 하지만 이같은 마케팅 중심 사업은 당시 치열한 영업 위주 보험사들의 경쟁 속에 차별점을 갖기 어려웠다.

영국 푸르덴셜은 PCA생명을 2017년 미래에셋그룹에 약 1700억원에 넘겼다. 매각 직전인 2016년과 2017년 회사 이익잉여금은 각각 -69억원, -110억원으로 적자가 누적된 상황이었다. 미래에셋생명은 생보사 규모를 키우는 차원에서 PCA생명을 인수해 합쳤으며 미래에셋생명의 규모가 확연히 큰 까닭에 별다른 잡음은 없었다.

한 외국계 보험사 관계자는 "뉴욕생명이나 PCA생명은 설계사 경쟁에 뒤늦게 뛰어든 곳 중 하나"라며 "설계사 영입 전쟁에서 비용 증가로 애를 먹었던 회사들은 대부분 다른 회사들이 시도해서 좋지 않은 결과를 낸 것을 답습하면서 쓴맛을 봐야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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