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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시대 리밸런싱]삼성전자의 '예금 재테크', 이자수입 쏠쏠①주식·채권 매매차익 보다 선제적 현금확보 집중…장기금융상품 확대 추세

손현지 기자공개 2022-11-30 09:51:00

[편집자주]

기업들이 예·적금 재테크에 한창이다. 고금리 기조에 투자목적으로 보유하던 주식이나 채권을 처분해 정기예금 등 환금성이 높은 자산으로 바꿔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노리고 있다. 각사의 투자 전략 변화 양상을 살펴보고 유동성 확보 방안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5일 16:5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기예금 금리 5%대 시대다. 예금은 유동성 확보 뿐 아니라 '이자수익'에도 유리한 운용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과 더불어 유가증권시장 침체 등을 고려했을 때 예금이 최고의 투자처로 떠오른 셈이다.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주식이나 채권 등을 처분하고 환금성이 좋은 정기예금 등으로 옮기는, 이른바 '예금 재테크'가 성행 중이다. 같은 예금이라도 금리가 비교적 낮은 수시입출식예금, 요구불예금 등 보다는 정기예금에 자금이 몰린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대기업 예수금들이 최근 시중은행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며 "시중은행이 부도가능성도 더 낮고, 예금금리도 높은 편이라 계좌 이전도 많아진 까닭"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역시 투자 전략에 소폭의 변화가 감지된다. 매출채권 등 확정된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부분을 최대화해 현금을 끌어 모으고 있다. 주식이나 채권 매매차익을 노리기 보다는 예금 중심의 투자에 집중한다. 예금상품도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만기가 1년을 넘는 장기금융상품으로 전환해 이자수익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가용현금 128조…이자수익 연간수준 도달

삼성전자의 3분기 가용현금(단기금융상품+현금성자산)은 128조1622억원으로 집계됐다. 저점을 찍었던 작년 6월에 77조7770억원에 비하면 65% 증가한 규모다. 이 중 단기금융상품은 83조6468억원으로 65% 비중을 차지한다.

단기금융상품은 만기 1년 이내 예금상품이다.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어음관리계좌(CMA), 신종기업어음(CP), 금전신탁, 정기예금, 정기적금, 초단기수익증권(MMF),수시입출금식예금(MMDA)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일정기간 돈이 묶이는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예금을 확대한 건 최근 고금리 기조와도 맞물려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8회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7회 올렸다. 지난달 12일 기준금리를 3%로 올리면서 예금금리 6% 문이 열렸다. 오는 24일부터 기준금리는 25bp(1bp=0.01%p) 올린 3.25%가 되는데, 2012년 7월 이후 약 10년 만에 가장 높다.

한은 인상 직후 은행들은 너도나도 금리 인상에 나섰다. 저축은행, 시중은행 통틀어 예금금리는 4~6%대, 적금금리는 13%대까지 치솟았다. '자고 일어나면 금리가 오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은행들도 치열하게 고금리 경쟁에 붙었다.

이례적으로 단기 금리가 많이 오르기도 했다. 시중은행들의 3개월 만기 예금상품 금리도 3~4%대에 달했다. 은행입장에선 정기 예금이 조달안정성이 떨어지지만, 유동성이 더 시급한 만큼 웃돈을 얹어서라도 자금 유치를 추진하는 셈이다. 한 은행 수신 상품 실무자는 "내년이후 경기침체로 금리 인하기로 돌입할 가능성도 있다"며 "단기 위주로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고 있다.

은행들이 굳이 이자율을 올릴 유인이 사라지기도 했다. 통상 기업들은 경기 침체에 투자를 줄이고 은행에서 장기로 돈을 빌리지 않다. 내년에도 불황은 지속될 전망이기에 높은 금리를 주며 만기가 긴 예금을 유치할 이유가 없어졌다.

삼성전자는 금융상품 등을 운용해 1~9월 총 1조6556억원의 이자수익을 남겼다. 이미 작년 연간 이자수익(1조2782억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환헤지 전략의 일환으로 매출채권을 담보로 연간 17조원 규모로 단기차입(은행 대출)을 하고 있는데 이로인한 이자비용을 충분히 상쇄하는 수준이다.

◇유동성 대응방안, 주식·채권은 기타포괄손익으로

기업들이 안전자산을 택하는데는 지난달 레고랜드 사태 타격도 크다. 대기업들마저 자금경색 상황에 몰린 만큼 선제적으로 현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도 밀렸던 대여금, 매출채권까지 상환받으며 현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3분기 단기상각후원가금융자산이 총 2조8754억원 늘었다. 주식 등에 투자하기 보다는 3개월짜리 정기예금 등 환금성 높은 자산으로 바꾸고 있다. 7~9월 현금(90일 만기 단기투자증권 포함)은 39조5831억원에서 44조5154억원으로 늘었다.

예금상품은 기간별로 전략을 달리 가져갔다. 금리가 조금이라도 더 높은 장기금융상품을 늘리는 추세다. 지난 7~9월 삼성전자는 만기 1년 미만 보유액을 2조8284억원 줄이고, 장기금융상품은 총 4조3940억원 가량 확대했다.

삼성전자는 주식이나 채권은 단기 매매차익을 노리지는 않는다. 회계상 대부분을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금융자산으로 상계해놨다. 삼성전자는 작년 3조9806억원을 베팅해 6월 코닝(Corning Incorporated) 지분을 9.4% 확보한 뒤 추가 주식투자를 하진 않았다.

하락장 여파로 보유주식 자산 가치는 규모는 줄었다. 9월 보유 중인 공정가치금융자산 중 증권 등 지분상품은 총 12조1604억원어치로 작년 말(14조8709억원)에 비해 축소됐다. 채권 자산도 작년 9월 4793억원에서 작년 12월 6610억원으로 늘어난 뒤 9월 말 6800억원 수준을 유지 중이다.

채권은 중도 매도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보다 금리 인상기에는 수익성이 줄어든다는 단점이 있다. 향후 시장 금리가 하락 기조에선 다시 확대할 가능성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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