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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디테일]곳간 충분히 채운 오비고, 9억 추가 조달 '왜'①유동성 자금 317억, 차입금은 2억 불과…개발자 이탈 예방 목적

구혜린 기자공개 2022-11-30 08:05:46

[편집자주]

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8일 1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마트카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오비고가 상장 이후 두 번째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지난 9월 LG유플러스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 지 2개월 만이다. 코스닥 새내기인 오비고는 공모자금 절반 이상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 만큼 현금 걱정이 크게 없는 곳이다. 이번 유상증자는 운영자금 마련이나 신사업 투자금 확보가 아닌 개발자 이탈 예방 목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비고는 지난 25일 9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발행된 신주는 11만2600주로 다음달 9일 주식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상장 이후 두번째 유상증자다. 지난해 7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오비고는 올해 9월 LG유플러스를 상대로 첫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나섰다. 스마트카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 사업협력 관계인 LG유플러스를 주요 주주(지분율 5%)로 들이는 대신 오비고는 72억원 상당의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

잇단 자금 조달은 '활용처'에 시선을 쏠리게 한다. 오비고는 9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12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곧바로 처분이 가능한 188억원 규모의 단기금융상품 포함 시 오비고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은 308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이번 유상증자로 추가 조달한 자금이 더해지면 유동성 자금은 총 317억원에 달한다. 공모자금과 LG유플러스를 통해 조달한 투자금 대부분이 정기예금에 예치돼 있다.


빠른 시일 내 해결해야 할 빚도 없다. 9월 말 기준 단기차입금은 0원이며 장기차입금은 정보통신진흥기금을 출처로 연 이율 2.2%에 차입한 2억5000만원에 불과하다. 상장 이후 공모자금으로 상당 규모의 부채를 해결했고 올 상반기 중 장기차입금을 추가 상환하면서 3억원 미만으로 줄어든 상태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6월 말 28.0%에서 9월 말 17.6%로 하락했다.

오비고가 추가 유상증자를 단행한 것은 운영자금 확보 보단 임직원 사기진작 목적이 크다.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자는 오비고 우리사주조합(10만3300주)과 황도연 대표(6300주), 오태안 CFO(최고재무책임자)(3000주)다. 최근 오비고 주가(28일 종가 8770원)를 고려하면 이들은 약 12% 할인된 수준으로 신주를 매입한 격이다. 이번 유상증자 신주 발행가액은 1주당 7780원으로 산정됐다.

최근 오비고는 개발자 이탈을 막기 위해 복지정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계획한 지난 14일 오비고는 스톡옵션 부여 신고도 동시에 진행했다. 6명의 미등기 임원과 직원 104명에게 신주 35만9800주를 교부한단 내용이다. 이와 더불어 임직원 대상 저리 대출 프로그램도 활발히 운영하는 중이다.

오비고 관계자는 "중소 강소기업은 차량용 소프트웨어 관련 개발자 수급이 어려워 로열티를 제고하자는 방향으로 각종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 유상증자 역시 최근에 주가가 많이 떨어져서 내년에 공격 경영을 약속하며 직원 보상책 차원에서 단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300억원의 현금을 내년 중 활용할 방안도 검토 중이다. 자동차 소프트웨어 개발 관련 기업 지분 투자, 주력 사업인 서비스 플랫폼을 확장할 수 있게 신사업 투자금 집행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분간은 지분 투자를 받은 LG유플러스, 현대차와의 협력 사업에 더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오비고 관계자는 "기업공개 전 모바일에서 자동차로 사업 영역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자금난을 경험하면서 보수적인 비용 집행 기조를 갖게 됐다"며 "주력 사업을 천천히 안정화시키고 신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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