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 우발채무' 메디트 법률 리스크, '김앤장'이 다 살핀다 인수·매각 측 쌍방 자문, 추후 가격 협상 변수로 작용 '촉각'
서하나 기자공개 2022-12-02 07:22:13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1일 13: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D 구강스캐너 제조사 메디트 인수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우협)로 선정된 MBK파트너스가 김·장 법률사무소(이하 김앤장)를 법률 자문사로 선임했다. 이로써 김앤장은 매도인과 매수인 측에 모두 법률 자문을 제공하는 '쌍방 자문'에 나선다.메디트는 잇단 특허 소송에 시달리고 있다. 특허 소송은 승패와 별개로 경쟁사의 글로벌 진출이나 제품의 판매 지속을 저지하기 위한 목적이 커 치러야 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게다가 메디트는 한창 중국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어 소송 리스크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1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메디트 인수전의 우협으로 선정된 MBK파트너스는 김앤장을 법률 자문사로 선임했다. 매각 법률 자문 역시 김앤장이 맡고 있다. 김앤장이 메디트 딜에서 쌍방 자문을 하는 셈이다.
매각 측은 MBK파트너스에 지난 주말부터 이달 22일까지 약 3주간의 우협 기간을 부여했다. 길지 않은 기간 동안 양 측은 메디트의 법률 리스크를 집중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메디트는 경쟁사들의 잇단 특허 소송에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 치과 장비 제조사 D4D테크놀로지스(이하 D4D)는 올 9월 메디트를 미국 연방법원에 제소했다. 메디트의 대표제품인 i500과 i700 등 특정 구강스캐너 시스템이 3D 디지털화 등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D4D가 문제 삼은 내용은 미국 특허 △No.7342668(2008년 3월 등록) △No.7978892(2011년 7월 등록) 등이다. 특허들은 대부분 구강스캐너 제품의 형태나 디자인보다는 다양하게 굴절된 형태의 치아를 3D로 스캔하는 기술과 관련됐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D4D의 소송 제기가 승패보다는 메디트의 글로벌 시장 확대를 늦추거나 훼방 놓으려는 목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지적한다. 승소하더라도 소송 비용을 전액 부담해야 하는 미국 지역에서 특허 소송이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법률 전문가는 "일단 미국에서 특허 침해 소송이 시작되면 최소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의 비용이 발생한다"며 "미국은 일반적으로 패소자가 승소자의 소송 비용을 지불할 의무가 없어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디트는 경쟁사 쓰리쉐이프(3SHAPE)와 4건의 특허 침해 소송전을 마무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약 3년 간의 법정 다툼 끝에 독일 법원으로부터 유리한 판정을 받아냈지만, 이 기간 내내 계속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을 투입해야 했다.
더욱이 메디트는 중국 시장 확대를 앞두고 있어 추가 소송 리스크의 불씨가 여전히 살아있다는 평가다. 메디트는 2020년 중국에서 수입 인증을 획득하고, 중국 현지 파트너를 통해 i500 제품의 제조 인허가를 받으며 중국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동안 메디트의 전체 매출 가운데 약 80%가 미국과 유럽에서 발생했는데 이를 다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한국 기업들 사이에서 특허 리스크가 상당한 곳으로 평가된다. 중국의 특허 시스템은 먼저 출원한 등록자에게 배타적인 권한을 부여하는 '선출원주의(First-to-file) 원칙이 기본이다. 하지만 특허 신청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특허와 관련된 세부적인 사항이 공개된다는 점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중국에서 발명 관련 특허 절차를 시작하면 이를 취득하기까지 평균 2~5년이 걸린다. 중국에서 특허를 신청하더라도 이 기간 동안 모방 기회를 노리는 경쟁사들에 기회를 주는 것과 다름없는 셈이다. 실제로 많은 한국 기업들의 특허 유출 피해 역시 이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디트는 그동안 국내에서 활발하게 3D 구강스캐너 관련 특허 등록을 진행해왔다. 2017년 3차원 구강스캐너 장치와 관련한 특허 출원을 시작으로 스캐너용 핸들, 치아 보철 제조를 위한 3차원 스캔 데이터 처리 방법 등 10건 이상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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