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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프리뷰]‘공격투자’ LX인터, 민병일 CFO 곳간 지켜낼까작년 대규모 흑자로 현금 확보…양호한 채무상환력에도 총차입금 지속증가 ‘과제’

이민호 기자공개 2023-01-13 10:19:01

[편집자주]

급격한 금리 인상과 메말랐던 유동성 등 2022년은 기업 재무를 총괄하는 CFO들에게 쉽지 않은 해였다. 이 와중에도 기업은 생존과 번영을 위해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타기업을 인수하는 등 위기 속 기회를 찾았다. CFO들이 더 많은 역할을 요구받을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다. 재계 내 각 CFO들의 2022년 성과를 되돌아보고, 2023년 직면한 큰 과제들은 무엇인지 THE CFO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9일 10:4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LX인터내셔널이 포승그린파워 지분 인수와 자회사 에코앤로지스부산 설립 등 막대한 투자에 나설 수 있었던 데는 2019년부터 꾸준히 재무 건전성을 키워온 최고재무책임자(CFO) 민병일 전무의 역할이 컸다. 2020년까지 영업 불황기에는 유휴자산 매각으로 채무 부담을 낮췄고 지난해까지 활황기에는 현금을 두둑이 쌓아뒀다.

올해도 한국유리공업 지분 인수에 이어 합작회사 에코밴스 잔여금 납입 등 다양한 출자 이벤트가 대기하고 있다. 현금창출력이 여전히 우수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현금도 많아 채무상환력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총차입금이 증가를 지속하고 있어 곳간을 지키는 민 전무의 역할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민 전무가 LX인터내셔널(당시 LG상사)에 처음 둥지를 튼 것은 2018년 12월이다. 민 전무는 2000년 LG전자에 입사해 꾸준히 재무관리 전문가로 커리어를 쌓아온 인물이다. 2013년부터 LG전자 금융담당 상무를 역임했고 이때 인정받은 재무적 성과는 LX인터내셔널 CFO 상무로 선임되는 계기가 됐다.


민 전무는 외형 확대와 체질 개선으로 투자가 늘어나는 흐름에서 곳간이 비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여왔다. 부임 직전인 2018년은 LX인터내셔널이 현금창출력 축소에 운전자본투자와 자본적지출(CAPEX) 확대가 겹치면서 재무 건전성에 비상이 걸린 시기였다. 2018년 연결 기준 36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것에서 알 수 있듯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자원부문에서의 시황 하락 등으로 감소한 반면 운전자본투자가 외형 성장에 따라 급격히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영업활동현금흐름(NCF)이 크게 감소했는데 여기에 자본적지출이 물류와 자원개발 관련 사업 확장으로 증가하면서 잉여현금흐름(FCF)이 마이너스(-)로 추락했다. 이 시기 현금성자산 감소로 순차입금도 1조원을 넘기는 등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채무상환력을 보여주는 순차입금/EBITDA가 4.5배로 상승하기도 했다.

민 전무는 부임 직후인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재무 건전성 회복에 나섰다. 당기순손실 지속 등 현금창출력 회복이 여전히 더뎠지만 그해 4월 여의도 LG트윈타워 지분(15.2%)을 ㈜LG에 1336억원에 매각하는 등 유휴자산 처분으로 재무 부담을 낮췄다. 특히 2020년 4월에는 북경 트윈타워를 GIC에 3412억원에 매각하면서 대규모 유형자산 처분이익을 발생시켰고 이를 통해 순차입금을 6267억원으로 큰 폭으로 낮췄다. 순차입금/EBITDA도 1.9배까지 하락했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실적 개선으로 대규모 현금을 창출하면서 우수한 재무구조를 갖추는 원동력이 됐다. 먼저 코로나19 이후 석탄을 포함한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고 해운 운임도 상승하면서 자원부문과 물류부문 중심으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었다. 2020년 3235억원이었던 상각전영업이익은 2021년 8435억원으로 급증했고 지난해는 3분기 누적으로도 9818억원을 달성했다.

유동성을 쌓는 데 성공하면서 2019년말 4341억원에 불과했던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3분기말 1조2000억원을 넘겼다. 이에 따라 순차입금/EBITDA는 2021년말 0.8배, 지난해 3분기말 0.6배로 개선됐다. 민 전무는 재무 건전성 강화의 공로를 인정받아 2021년 전무로 승진하기도 했다.


민 전무는 지난해까지 눈에 띄는 재무적 성과를 달성했지만 올해 무작정 마음을 놓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지분투자로 재무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바이오매스 열병합 발전업체 포승그린파워 지분 63.34%를 DL에너지로부터 950억원에 인수했고 이어 11월에는 친환경 물류센터 개발 자회사 에코앤로지스부산 설립에 430억원 투자를 완료했다.

올들어서는 이번달 3일 판유리 제조업체 한국유리공업 지분 100%를 글랜우드PE로부터 5904억원에 사들였다. 내년 2월까지는 생분해 플라스틱(PBAT) 생산업체 에코밴스에 대한 총액 360억원 출자도 완료해야 한다. 에코밴스는 SKC(지분율 57.8%), 대상(22.2%), LX인터내셔널(20%)의 합작법인으로 2021년 11월 합작투자계약을 체결한 이래로 지난해 3분기말까지 일부인 156억원을 출자 완료했다. LX인터내셔널은 총 5회에 걸쳐 360억원을 분할 납입해 지분 20%를 최종 확보한다.

비록 현금성자산 확보로 순차입금을 낮췄지만 출자금 소요로 총차입금이 늘어난 상태다. 지난해 3분기말 총차입금은 1조9435억원으로 2조원 턱밑까지 상승했다. 2021년 8월 총액 500억원 규모 사모채, 지난해 1월 총액 30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 등이 영향을 미쳤다. 다행히 단기차입금(3332억원)과 유동성장기부채(2757억원)를 합한 단기성차입은 총차입금의 31.3%로 현금성자산 규모를 고려하면 당장 상환 부담이 높은 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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