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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Watch]현대약품, 오너 3세 체제 빛 바랜 호실적...체질개선 없었다R&D 비용 지속 감소, 자폐 3상 치료제 손상 일시적 기저효과… 후속 성장 동력 제시 필요

최은수 기자공개 2023-01-17 13:03:26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6일 08:3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너 3세 이상준 대표의 단독 경영 2년 차를 맞은 현대약품이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R&D 비용을 확 줄인 영향이 컸다. 2021년 임상 3상을 진행하던 자폐스펙트럼치료제 개발을 중단하고 손상 처리했던 기저효과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매출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미래성장 가능성에는 의문부호가 찍힌다. 일반적으로 R&D 축소는 당장 비용을 줄이는 효과는 있지만 지속적인 성장 모멘텀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한다. 일회성 비용 상계 영향이 크다는 점도 흑자 전환의 의미를 반감하게 한다.

◇역대 최대 매출에도 비용 절감 정책 눈길… 매출액 대비 R&D 5%대 회귀 유력

현대약품은 작년(11월 결산 법인, 별도 기준) 162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전년동기대비 16.37% 증가한 수치로 설립 이래 최대치다. 최대 같은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77억원, 10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회사 측은 공시를 통해 매출증가에 따른 이익개선이 이번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스테디셀러이자 기능성음료 미에로화이바의 매출 증가, 작년 초 고지혈증 복합제 시장에서 1000원이 넘는 높은 보험수가를 받는 신제품을 앞세워 시장을 선점하는 사업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회사의 지속적인 비용 절감 노력이 있었단 점도 이번 실적 개선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특히 2021년 오너 3세인 이상준 대표 단독 경영 체제 이후 적극적인 R&D 비용 절감 기조가 시작된 점에 눈길이 쏠린다. 위탁용역에 대한 부분을 크게 옥죄면서 지출을 줄이는 데 주력했다. 더불어 이 기간 연구인력에 지급한 인건비도 소폭 감축한 모습이다.

현대약품이 아직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아 2022년 온전히 지출한 R&D 총액 규모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이 대표가 단독 경영에 나서기 전인 2021년 이전과 이후(각 사업연도 3분기 누계 기준)를 비교하면 R&D 비용 추이는 큰 차이를 보인다. 세부적으로 전반적인 비용 총계는 줄어들고 매출액 대비 R&D 투입 비율도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제약사는 R&D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둔다. 이에 업계에 오픈이노베이션 붐이 일어난 2010년 중반부턴 각사가 업력과 규모를 가리지 않고 R&D 비용을 늘리는 추세였다. 다만 현대약품의 경우 이 대표 단독 경영 체제 전까진 업계 흐름을 따르다 2021년을 기점으로 이를 거스르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중소형 제약사의 경우 매출액의 5% 안팎을 연구개발비로 쓰는데 현대약품은 2010년 후반 실버질환 영역의 제품개발 강화를 선언하며 매출액의 약 10%를 R&D 비용으로 써 왔다"며 "이 대표가 전면에 나선 이후 확실하게 실적이 개선됐다는 점을 시장에 보여주려는 의도로 비용 절감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1년 ASD 임상 좌초비경상 손실 처리한 기저효과도 순익 반등 한몫

현대약품이 올해 반등에 성공한 배경으론 탈모치료제로 쓰이는 마이녹실에스와 기능성음료 미에로화이바 등 주력제품의 매출 증가가 호실적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는 이 과정에서도 현대약품의 지속적인 매출원가 절감 및 판관비 관리 행보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

더불어 2021년 반영했던 비경상 손실을 인식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한몫했다. 회사는 2019년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프랑스 바이오기업 뉴로클로어로부터 자폐범주성장애(ASD) 치료 후보물질 '부메타나이드'의 국내 독점 개발 및 판권을 가져왔는데 2021년 3상에서 위약 대비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하고 임상이 좌초됐다.

회사 측은 이 과정에서 뉴로클로어로부터 확보한 부메타나이드 판권과 자산화 처리했던 일체를 손상처리했다. 당시 회사가 인식한 손상 규모는 24억원이다. 이는 2022년 현대약품의 당기순익을 뛰어넘는 규모로, 앞서 2021년 회사의 당기순손실(32억원) 규모의 4분의 3에 해당한다.

회사는 현재 실버산업을 타깃하는 R&D를 주목하고 있다. 이에 앞서 임상이 어그러진 부메타나이드를 이어 자체개발 개량신약 복합제(BPDO-1603)는 알츠하이머 중등에서 중증 환자를 타깃으로 국내 3상을 진행 중이다. 다만 R&D 비용 절감 기조를 이어갈 경우 복합제 임상 또한 목표 시기에 맞춰 결과를 받아들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3세 경영 체제 이후 흑자 경영은 달성했지만 고정비용 감소와 일회적인 비용 상계가 사라지며 나타난 현상으로 실제적인 체질 개선은 요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약품은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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