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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전문기업 시큐레터, IPO 발판 글로벌시장 노린다 [thebell interview]임차성 대표 "20초 내외 진단 가능, 금융기관 잇따라 도입…상반기, 작년 매출 능가할 것"

이상원 기자공개 2023-02-06 07:55:14

이 기사는 2023년 01월 31일 08: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타깃형 사이버 해킹 공격이 급증함에 따라 기업의 시스템과 데이터를 탈취해 금전을 요구하는 랜섬웨어 공격 피해 사례가 늘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이메일을 통해 유입되는 문서가 주요 수단이 되면서 비실행파일 보안을 전문으로 하는 시큐레터가 주목받고 있다.

문서파일로부터 유입되는 알려지지 않은 악성코드까지 사전에 탐지해 차단하는 탁월한 기술력 덕분이다. 파일을 실행하지 않고도 악성코드 존재 여부를 파악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따라서 진단시간이 빠르고 진단율이 높아 국내 금융기관들도 잇따라 도입에 나서고 있다. 최근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가운데 임차성 대표를 만나 향후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늘어나는 랜섬웨어 피해…독자적인 기술력 보유

시큐레터는 2015년 9월에 설립된 악성코드 탐지·차단 전문 보안기업이다. 안랩 분석가 출신의 임차성 대표(사진)는 직원들과 함께 8년만에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시켰다.

현재 독자적으로 개발한 '자동화된 리버스 엔지니어링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을 통해 악성코드를 탐지해 차단하는 보안 솔루션을 개발해 공급 중이다.

금융보안연구원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사이버 해킹 공격 건수는 325건으로 나타났다. 2018년 22건에서 14배 이상 급증한 셈이다. 하지만 알려지지 않은 피해 사례는 이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해킹 공격의 75%가 이메일을 통해 진행되는 가운데 그중 약 71%가 문서파익을 통해 유입된다. 내부로 가장 많이 들어오는 첨부파일이 문서이기 때문이다.

임 대표는 "문서파일을 통한 해킹공격을 막기란 쉽지 않다. 피해사례를 보면 대부분 이메일 첨부파일 등 비실행파일로 유입된다"며 "기업의 의사결정권자 등 주요 임원에게 많이 시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상환경을 회피하거나 일정 시간 이후 작동하는 시간차 공격 등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투파·RVC와의 인연…국내 업계최초 중동 투자유치

시큐레터의 주주구성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의 정부 투자기관 RVC(Riyadh Valley Company)가 포함돼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는 첫 투자자인 한국투자파트너스 이상우 미국법인장의 보안기업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됐다. 이는 결국 국내 보안 기업 중 첫 중동 투자 유치로 이어졌다.

사우디는 정보보안에 관심이 많은 국가다. 사우디의 경우 타겟 공격을 많이 받기 때문에 보안 투자도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지리적 특징과 사이버 보안 위협이 증가함에 따라 글로벌 보안 기업 등 보안사업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시큐레터가 RVC 투자유치에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시큐레터의 독자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RVC는 단순 투자회사가 아닌 국책 기관으로 사우디 정부에서 모든 지분을 가진 투자사다. 따라서 보안 기술력이 중요했고 1년의 검토기간을 거쳐 투자의사를 밝혔다.

임 대표는 "시큐레터는 사우디의 주요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제품 공급을 꾸준히 강화해왔다"며 "사우디에서 투자 유치 후 컨설팅에서 현지 레퍼런스 확보로 이어지는 과정을 통해 시큐레터만의 보안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를 통해 파트너쉽까지 체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

올해는 사우디 측과 다양한 협업과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중동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글로벌 시장 진출에 더 속도를 내고 있다. 클라우드 이메일 보안 서비스 등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신규 솔루션 출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임 대표는 "한국투자파트너스 황만순 대표와의 첫 미팅과정에서 시큐레터를 바이러스 잡는 기업, 즉 바이오 기업으로 소개받고 투자로 연결됐다"면서도 "이를 계기로 시큐레터의 사이버 보안 기술과 성장성을 높게 평가 받아 투자를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금융기관 도입 확산…실적개선 기대감

최근 디지털 전환, 비대면 업무 확대로 전자금융 감독 규정 시행 지침이 개정됐다. 지능형 해킹 대책에 적용 의무사항이 추가되면서 금융기관의 보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금융기관의 APT 솔루션 도입이 제1금융권에 이어 제2금융권까지 확대되고 있다. 시큐레터는 금융권 사업으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금융기관은 내부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시스템 망을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인터넷에 연결하는 순간 고객 자산을 인출하거나 해킹으로 업무에 마비가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파일을 옮기기 위해서는 망에 알려지지 않은 공격도 탐지할 수 있는 APT 솔루션을 연동시켜야 한다.

시큐레터의 주요 제품 'MARS 플랫폼'은 알져지지 않은 회피 기술과 우회 공격 등을 탐지하고 차단하는데 탁월하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성능 평가에 따르면 진단율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진단에 통상적으로 수분이 소요되는 행위 기반 솔루션과 달리 진단 시간을 20초 내외로 단축시킨 것도 장점이다. 시큐레터의 솔루션은 디버깅 모드를 적용시켜 파일의 행위를 보기 보다는 엑스레이처럼 가상 메모리 공간에서 로드되는 순간 바로 진단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기존 솔루션보다 압도적으로 빠른 속도로 독점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국내 주요 공공기관 등 대규모 보안사업을 유치했다.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정부기관, 공공기관, 산하기관에서도 보안 위협 고도화와 보안 투자로 사업기회가 증가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조달청을 비롯해, 국민건강보험, 우정사업정보센터,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대신증권, BNK부산은행 등 모두 주요 고객사다.

임 대표는 "기존 경쟁하던 보안의 사각지대를 역분석 자동화 기술인 리버스 엔지니어링으로 새롭게 만들어 가고 있다. 업력이 8년쯤 되면서 리버스 엔지니어링 분석 기술과 콘텐츠 무해화 CDR 기술을 함께 보유한 회사는 우리 밖에 없다"며 "역발상 기술을 통해 패러다임 전환을 해야 한다. 비실행파일 진단에 집중하며 우리만의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커져가는 흑자전환 기대…IPO후 해외진출에 박차

시큐레터는 높은 성장 기대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손익분기점를 달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흑자전환 시점을 올해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금융기관 사업 수주와 대기업 그룹사 보안 사업에서 시큐레터를 찾고 있는 만큼 올 상반기만에 전년 매출액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IPO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에도 상장을 추진하는 데에는 임 대표의 뚜렷한 목표가 반영돼 있다. 그는 "코스닥 상장을 위해 기술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고 상장준비를 수순대로 진행하고 있다. 상장은 공모자금도 중요하지만 대외적으로 신뢰도를 높이고 좋은 인재들을 채용해 기술투자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며 "해외 진출 시 기술에 대한 신뢰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으로부터 첫 투자를 유치하며 창업 후 지속적인 외감 등을 통해 투명한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조달청 혁신제품으로 지정되면서 공공기관사업에서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글로벌 ICT 미래 유니콘 기업으로 선정되며 기술력과 함께 성장성까지 인정 받았다.

임 대표는 상장 후에도 혁신기업으로서 경영상 바뀌는 것은 크게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는 "IPO를 통해 시큐레터라는 로켓에 비즈니스 확대를 위한 투자라는 강력한 추진체를 확보하는 것"이라며 "기술개발과 함께 미국을 포함한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낼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우선적으로는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 사우디 외에도 여러 동남아 국가에서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임 대표는 "사우디를 포함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 여러 곳과 사업기회가 논의 중이다. 전문적인 보안 파트너사와 함께 좋은 성과를 확신한다”라며 "미국에서 성공해야 전 세계에서 성공할 수 있다. 사업 확장에 따라 직접 법인도 설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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