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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세종공업, 단기차입 3300억…이자 부담 증대②창출이익, 상환엔 역부족…차환 시험대, 담보대출도 최소 연 5%

이경주 기자공개 2023-02-03 07:11:38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려면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전자는 '빚의 규모와 질'을 보여준다. 자산에서 부채와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롯해 부채 내 차입금의 비중과 형태 등이 나타난다. 후자는 '빚을 갚을 능력'을 보여준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을 통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THE CFO가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 상황을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31일 08:0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종공업 현금창출력 개선이 중요한 건 3000억원이 넘는 단기차입금의 존재 탓이다. 평시엔 이자부담도 감당할만 했고 차환도 수월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내로라 하는 대기업도 시장성조달에 애를 먹을 정도로 시장이 위축돼 있다. 세종공업의 상환할 능력은 제한적이기에 우선 차환에 성공해야한다. 차환에 성공해도 높아진 이자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상당 부분은 비싸진 이자비용이 상쇄할 수 있다.

◇잉여현금흐름 4년째 마이너스…단기차입 증가 원인

세종공업은 최근 수년간 영업이 부진해 사업유지나 확장을 위한 설비투자(CAPEX) 비용을 스스로 조달하지 못했다. 2019년엔 영업활동현금흐름이 709억원이었지만 2020년 345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어 2021년엔 422억원, 지난해 3분기까지는 313억원에 그쳤다.


영업활동현금흐름(cash flows from operation, CFO)은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에서 이자와 법인세, 운전자본투자 등을 제한 수치다. 기업이 영업활동을 하며 벌고 쓰면서 최종적으로 남긴 현금을 의미한다.

그런데 CAPEX는 모두 당해 CFO를 웃돌았다. CAPEX는 2019년 768억원, 2020년엔 1151억원, 2021년 544억원, 지난해 3분기까지는 313억원이었다. 이 탓에 잉여현금흐름(프리캐시플로우, FCF)은 4년 연속 마이너스였다. CFO에서 CAPEX와 배당을 제한 수치가 FCF다.

FCF가 마이너스란 이야기는 투자에 필요한 현금을 영업이 아닌 다른 수단을 통해 끌어왔단 의미다. 세종공업은 주로 차입을 통해 마련했다. 총차입금은 2019년말 2485억원에서 2020년 3296억원으로 800억원 가량 늘었다. 2020년은 FCF가 마이너스 817억원이던 시기다. 이어 총차입금은 지난해 3분기말 3747억원으로 또 한 번 증가했다.

차입구조 단기화가 심화됐다. 단기성차입금(유동성사채 포함)은 2019년말 2009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말 3314억원으로 1300억원 가량 증가했다. 단기성차입금 비중은 2019년 말 80.8%에서 지난해 3분기말 88.4%로 8%포인트 가량 상승했다.

◇중견기업 대출 6~8% 수준, 차환 성공해도 금리부담

1년 내 차입 대다수(88.4%)를 상환하거나 차환해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세종공업이 작년 수준의 CFO와 CAPEX를 이어간다면 상환은 쉽지 않다. 지난해는 핵심 고객사인 현대자동차가 최대실적을 거두며 세종공업도 일부 낙수효과를 누렸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까지는 FCF가 여전히 마이너스(-220억원)이었다. 우선은 차환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재무활동을 펼쳐야 유동성 리스크를 피할 수 있다.

업계에선 단기차입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무역금융(810억원)과 매출채권담보차입(652억원)은 무난히 차환할 것으로 본다. 세종공업 매출처인 현대차와 연관된 채무기 때문이다. 한 회계 전문가는 “사실상 현대차의 신용도를 보고 빌려주는 대출들이기 때문에 세종공업이 영업을 중단하지 않는 이상 무난히 차환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운영자금 용도의 단기차입(1549억원)은 자본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평가다. 레고랜드 사태와 같은 돌발악재로 유동성이 위축되면 은행들이 차환에 소극적으로 나올 수 있다. 국민은행(65억원)과 KDB산업은행(298억원), 우리은행 등(1185억원)이 대주다.

전액 차환에 성공을 해도 금리 부담이 늘어나는 문제가 있다. 무역금융과 운영자금 용도 모두에 해당되는 내용이다. 기준금리는 2022년 5월만해도 1.75%였지만 같은 해 10월 3%, 이달 13일엔 3.5%로까지 단기에 급등했다.

현재 은행들은 기준금리(3.5%) 보다 비싼 금리로 수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마진을 남기려면 수신금리보다 기업대출 금리를 더 높게 정해야 한다. 세종공업 입장에선 지난해 상반기에 전에 받은 대출일수록 보다 비싼 비용을 치르고 차환을 하는 것이 된다.

세종공업은 지난해 3분기말 기준 무역금융은 연이자율이 2.68~4.1% 수준이었다. 운영자금 용도 대출은 1.2~6.5%다. 운영자금 용도는 170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있어 회사 신용도보다 양호한 조건으로 대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세종공업은 기업신용등급이 BBB0(나이스신용평가)다. BBB0급은 이달 27일 한국자산평가 기준 사모채 1년물 평균금리가 8.027%다.

BBB0 사모채 1년물 민평금리(자료:한국자산평가)

차입이 모두 변동금리부조건이라 일부 차입들은 높아진 금리를 변경, 반영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세종공업은 지난해 3분기까지 이자비용이 90억원이었다. 전년 동기(76억원) 대비 18% 늘었다.

한 중견사 CFO는 “세종공업과 같은 BBB0급 중견사들은 1년 정도 단기대출이 담보를 제공할 경우 최소 5%, 담보가 없을 경우 6~8% 수준으로 금리가 뛰었을 것”이라며 “작년 하반기부터 기준금리가 단기에 높아진 상황이기 때문에 아직 금리조정이 안된 채권들이 많을 것이고 그만큼 올해 비용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137억원으로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1.53배다. 배율이 1배 미만이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지불하지 못하는 수준임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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