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개발 자회사 열전]크래프톤, 올해는 개발보다 퍼블리싱 '방점'⑥타사 게임까지 유통, 지분 투자도 추진…풍부한 현금성자산 활용
황선중 기자공개 2023-02-03 11:10:29
[편집자주]
게임사 산하 개발 자회사는 그간 세간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었다. 실제 게임을 개발하는 주체지만, 출시할 때엔 퍼블리싱을 진행하는 본사가 전면에 나서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개발사를 인수하는지, 자회사에서 만든 신작이 성공하는지에 따라 본사의 흥망도 좌우된다. 게임사별 개발 자회사의 인수합병 히스토리를 조명하고, 현재 재무상태와 개발 중인 신작을 소개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1일 08:1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크래프톤의 게임 개발사 활용 전략이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은 주로 내부 개발사가 제작한 게임만을 유통해왔지만, 최근에는 외부 개발사와의 협업도 모색하고 있다. 단순 협업이 아닌 지분 참여까지 단행하겠다는 청사진까지 펼치고 있다.지분 투자를 위한 재무 여력은 넉넉한 편이다.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3조원 가까운 자금을 마련한 덕분이다. 특히 IPO 당시 공모자금의 절반 이상을 타법인 지분 취득에 쓰겠다고 공언했다. 향후 크래프톤의 지분 투자 행보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크래프톤, 타사 게임까지 퍼블리싱 한다
크래프톤의 올해 경영방침 중 하나는 '세컨드 파티(Second Party)' 퍼블리싱 강화다. 쉽게 말해서 타사 게임에 대한 유통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다. 그동안 크래프톤 산하 8곳의 게임 개발사를 중심으로 자사 게임만을 유통하는 '퍼스트 파티(First Party)' 퍼블리싱 정책을 펼쳤던 모습과 대비된다.
예상치 못한 변화는 아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하반기 퍼블리싱 그룹 집중 채용을 실시하며 퍼블리싱 역량 강화를 예고했다. 퍼블리싱 그룹은 크래프톤이 개발 및 유통하는 게임에 대한 전반적인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 퍼블리싱 그룹 덩치를 키운 만큼 올해 들어서는 본격적인 성과 내기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통상 게임사의 수익구조는 크게 개발부문과 퍼블리싱부문으로 구분된다. 크래프톤은 모태가 게임 개발사 연합체인 만큼 지금까지는 퍼블리싱보다는 개발에 강점을 보였다. 실제로 대표작 '배틀그라운드'의 경우 출시 초기 국내 퍼블리싱을 크래프톤이 아닌 카카오게임즈에서 책임졌었다. 현재는 양사가 공동으로 퍼블리싱하고 있다.
◇안정적 협업 위해 지분 투자도 단행
크래프톤은 타사 게임을 원활히 퍼블리싱하기 위해 지분 투자까지 단행한다는 계획이다. 물론 기존에도 매해 꾸준히 지분 투자 행보를 보이긴 했다. 카카오게임즈를 비롯해 모바일 게임 개발사 넵튠 지분도 일부 갖고 있다. 다수의 해외 게임 개발사에도 투자의 씨앗을 뿌려 놓았다. 다만 지금까지 지분 보유 목적은 대개 단순투자 차원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단순투자를 넘어 타사 게임 지식재산권(IP)을 안정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퍼블리싱 역량을 강화한 만큼 게임 포트폴리오를 최대한 다변화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궁극적으로는 배틀그라운드에 집중된 매출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올해 크래프톤이 특별한 신작 출시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도 변화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신작 공백기 동안 타사 게임을 퍼블리싱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안정화하겠다는 의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크래프톤 산하 8곳의 개발사는 배틀그라운드를 잇는 대작 개발에 공을 들인다.
◇풍부한 현금 토대로 지분 투자 확대 '의지'
재무적 여력은 충분한 상태다. 크래프톤이 보유한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 규모는 지난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1조2723억원에 달했다. 자산총계의 20.2%에 해당한다. 2021년 말에는 무려 3조원을 상회했다. 무차입 경영 기조도 보이고 있다. 현금 보유고가 풍족한 덕분에 차입을 따로 일으키지 않아도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한 상태다.
풍부한 현금성자산 배경에는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이 있다. 2017년부터 6년 연속으로 플러스(+) 영업활동현금흐름을 기록하고 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플러스라는 것은 영업활동 과정에서 빠져나간 현금보다 벌어들인 현금이 많다는 의미다. 지난해는 3분기 누적 기준 4375억원을 벌어들였다. 2021년에는 IPO로 2조7846억원을 추가 확보했다.
특히 크래프톤은 IPO로 마련한 공모자금 중에서 72.3%인 2조원을 타법인증권취득자금으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크래프톤 현금성자산 규모가 2021년 말 3조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말 1조2000억원대로 감소한 이유도 꾸준히 지분 투자를 단행한 영향이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20여개 기업에 지분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Red & Blue]수급 몰리는 피제이메탈, 알루미늄 시세 급등 '수혜'
- 이에이트, 가천대·길병원과 '디지털 트윈 병원' 구축 MOU
- [멀티플렉스 재무 점검]베트남만 남은 롯데시네마 해외사업
- [뮤지컬 제작사 열전]EMK컴퍼니, 고속성장 비결은 '대기업과 10년 동맹'
- 모트롤 인수 추진하는 두산그룹, 3년 전과 달라진 건
- [LG화학의 변신]패착된 NCC 증설, 자산 유동화 '제값 받기' 관건
- [캐시플로 모니터]포스코인터 '조단위 투자' 거뜬한 현금창출력
- [항공사 기단 2.0]'공격 확대' 에어프레미아·이스타, 매출·리스 줄다리기
- [오너경영인 보수 분석]길었던 '불황의 그늘', HD현대 보수에도 영향
- [방산기업 국산화율 톺아보기]'무늬만 국내산'에서 국산화율 80%…수출 '퀀텀점프'
황선중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e스포츠 시장 키플레이어]크래프톤, 국내 유일한 '글로벌 종목사'
- [대기업 프로스포츠 전술전략]LG스포츠, 계열분리로 달라진 운명
- [One Source Multi Use]흥행작 쌓이는 라인망가, 다음 과제는 '웹툰의 영상화'
- [신작으로 보는 게임사 터닝포인트]야심작 내놓는 액션스퀘어, 흥행 첫 단추 끼웠다
- FI 떠난 스마일게이트RPG, IPO 수면 아래로
- '빅배스' 단행한 라인게임즈, 올해 첫 흑자 가능성
- 네오플, 순이익 감소 배경은 '미국 할리우드 파업'
- 자회사 흡수하는 컴투스, 부동산분양권 '눈독'
- [e스포츠 시장 키플레이어]DRX, 에쿼티밸류 1000억 돌파...내년 흑전 예상
- [One Source Multi Use]넥슨게임즈 <블루아카이브>, 일본 애니메이션 도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