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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싱크탱크 탐방/NH금융연구소]실무 경험 겸비한 이우식 소장 "계열사 시너지 찾는다"③영업현장+하노이 진출 주도…"9개 계열사 활용하는 현장형 연구 주문"

김형석 기자공개 2023-02-09 07:21:12

[편집자주]

은행 영업점이 팔다리라면 연구소는 브레인이다. 금융권 연구소는 자료 취합 업무로 시작해 거시경제와 산업 분석 역량을 갖췄고, 이젠 CEO 아젠다를 제시하는 싱크탱크로 진화했다. 글로벌, 디지털 등 신성장동력 발굴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새 전략을 제시할 연구소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더벨은 주요 금융권 연구소를 찾아 설립 후 현 체제를 갖출 때까지 겪은 변천사와 그룹 내에서의 역할에 대해 알아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6일 08: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은행, 보험, 증권 등 9개 금융 계열사가 활용할 수 있는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NH금융연구소의 본연의 목적이다. 연구소 자체 데이터 분석과정을 통해서 직접 얻은 결과물에서 각각의 의미를 찾는 보고서를 작성해 창의적인 연구 결과물을 내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우식 NH금융연구소장(사진)은 금융 연구소의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국내외 현장영업과 외환업무를 주로 담당했던 그의 경험과도 맞닿아 있다. 연구소의 역할은 단순한 보고서 작성이 아닌 실제 영업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중점 연구 계획과 국내외 금융시장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 빅배스 후 구조조정 연구 지원 성과

이 소장은 위기상황 분석 등 조기경보시스템(EWS) 구축에 NH금융연구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기적으로 발간하는 보고서가 실제 경영 방침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해야 한다"며 "연구소가 사업의 안정적 성장과 건전성을 향상시켜 농협금융의 내적 역량을 키우는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진=농협금융지주



NH금융연구소는 이 같은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연구에 집중해왔다. 표준산업분류 기준 연구가 대표적인 사례다. 금융연구소 내 산업분석팀은 2016년부터 694개 산업에 대해 매년 반기별로 등급평정과 여신방향성을 선제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중요 이슈가 발생한 산업에 대해서는 별도의 심층 분석 자료를 통해 대응 방향을 진단하고 제안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농협금융은 산업별 익스포저를 설정하고, 그 한도 내에서 여신과 투자가 실행되도록 하여 매우 효과적으로 산업 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다.

NH금융연구소가 표준산업분류 기준 연구를 시작한 2016년은 농협금융 출범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은 시기다. 조선 해운업 경기가 악화되면서 대출 채권의 대규모 부실이 발생했다. 결국 농협금융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과정에선 선제적으로 대규모 부실채권을 털어내는 ‘빅배스’를 단행했다. NH금융연구소가 산업별 리스크 분석 연구를 통해 농협금융의 빅배스 이후 기초체력 확보를 지원한 셈이다.

결국 농협금융은 빅배스 단행 1년여 만인 지난 2017년 상반기 512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2013억원의 적자에서 단숨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 소장은 "해당 연구 이후 효과적으로 산업 리스크 관리가 가능해졌다"며 "농협은행의 기업여신 고정이하비율은 2016년 2.68%에서 2022년 9월 0.30%로 대폭 개선되는 효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 이우식 소장, 국내외 영업 경력 풍부

이우식 소장이 영업현장에서 활용성을 강조한 데에는 그의 과거 경력과도 일맥상통한다. 국내외 현장영업 등 실무 부서를 다수 경험한 그는 연구 결과물이 일선 현장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1992년 농협에 입사한 그는 이후 일선 영업현장에서 경험을 쌓은 영업통 인물이다. 대표적인 경력은 농협은행 하노이지점장이다. 그는 2013년 하노이 사무소장에 부임했다. 이후 그는 사무소장에 부임한 후 3년여 만에 현지 당국으로부터 지점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경쟁사들에 견줘 해외진출이 늦었던 농협은행으로선 쾌거였다.

그는 농협의 특성을 활용해 베트남 아그리뱅크(Agribank:농업농촌발전은행)와 베트남협동조합연맹 등 현지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는 이후 하노이 지점 개설을 위해 5년간 몸소 경험한 내용을 '새롭게 보는 베트남'이라는 서적으로 발간하기도 했다.

이 책에는 그가 현지에서 겪은 애로사항이 담겨있다. 베트남 현지 부동산 및 법뿐만 아니라 베트남 정부기관의 일 처리 방식과 베트남의 관습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실무적인 노하우를 후임자들이 보다 빠르게 극복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이후 그는 2018년 농협은행 당산지점장과 2020년 외환사업부 FX파생사업단장을 거쳐 지난 2021년부터 NH금융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농협금융 한 관계자는 "그가 현장 활용형 연구를 중시하는 데에는 현장 영업을 다수 경험한 그의 경험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금융시장 침체 대비 위해 다중채무자 지원 확대해야

이우식 소장은 올해 금융시장의 핵심 화두는 리스크 관리를 꼽았다. 그는 "가계부채 부담이 높은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실행한 금리 상승은 위험 관리를 중요한 이슈로 부각시켰다"며 "실질소득이 감소된 상황에서 가계부채 부담 증가는 가처분소득 감소폭을 확대해 소비둔화에 따른 경기 위축을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금리 구간 증가한 자산의 디레버리징 위험은 금융시스템을 위협하는 충격 기제로서 작용할 것"이라며 "금융지주사는 사업확장과 성장 경쟁에서 한발 물러나, 전사적 리스크 관리 경쟁을 본격적으로 시행할 때"라고 답했다.

올해 금융당국과 금융사가 대응해야 하는 방향으로는 취약차주 지원 확대와 리스크 관리 역량 강화가 필요다하고 설명했다.

그는 "오는 9월 이후 코로나19 발 이자유예가 완료됨에 따라 은행권의 부실채권 및 연체율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권은 부실위험이 높은 취약차주 및 다중채무자에 대한 선별적 지원 강화 및 유동성 상황 수시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리인상과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부동산 담보채권의 회수에는 상당기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자금회수까지 소요되는 시간 고려해 리스크 관리 역량 강화가 요구된다"며 "금융당국은 부동산PF 등 고위험 자산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부실 사업장 평가를 주기적으로 해 필요시 충담금 적립 등을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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