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젠, 제넥신 각자대표 이사회 전면에… '협업 속도전' 2021년 홍성준 신임 대표 이어 닐 워마 대표도 기타비상무이사로
최은수 기자공개 2023-03-14 13:05:04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0일 14: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툴젠이 제넥신 각자대표 2명을 모두 이사회에 편입했다. 각자 대표인 홍성준 제넥신 대표는 2021년 CFO 시절 양사 M&A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툴젠 이사회에 합류했다. 이어 오는 주주총회에서 닐 워마(Neil Warma) 제넥신 각자대표도 기타비상무이사로 합류한다.툴젠과 제넥신은 보유 기술과 파이프라인의 제휴를 통해 시너지를 제고하려는 목적으로 한 때 흡수합병도 추진했었다. 이번 툴젠 이사회에 제넥신 각자대표 모두가 툴젠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게 되면 시장 여건상 융합이 불발된 양사의 협업 행보가 한층 가속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닐 워마 제넥신 대표 선임… '툴젠 사내이사' 3인 대 '제넥신 비상무이사 3인' 구도
툴젠은 오는 31일 정기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재선임과 기타비상무이사를 추가 선임, 이사 및 감사의 보수한도를 승인하는 안건을 회부한다. 이 가운데 기타비상무이사로 닐 워마 제넥신 대표를 신규 선임해 이사회 멤버로 포함하는 점에 이목이 쏠린다.
툴젠 이사회에 제넥신 인사가 합류하는 것이 처음은 아니다. 2020년 말 제넥신이 툴젠 창업주 김진수 박사의 지분을 포함해 툴젠 지분 16.64%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설 당시 제넥신의 CFO로 재직중이던 홍성준 현 제넥신 각자대표가 툴젠 이사회에 합류(기타비상무이사)했다. 이번에 또 다른 각자대표인 닐 대표까지 등재한다.
이로써 툴젠의 이사회는 사내이사 3인과 기타비상무이사는 3인, 감사를 포함해 7인 체제로 꾸려질 예정이다. 사내이사는 모두 툴젠 인사, 기타비상무이사는 앞서 홍성준 각자대표, 작년 주주총회에서 합류한 박현진 제넥신 사업개발실장, 닐 워마 각자대표 등 3명이 모두 제넥신 유관 인사다.
툴젠 관계자는 "닐 워마 대표는 나스닥 상장사인 아이맵(I-Mab)바이오파마를 비롯해 다수의 바이오텍을 경영하면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물"이라며 "특히 닐 대표가 미국에 폭넓은 네트워크를 확보한 만큼 이를 활용한 사업 전략이나 제넥신과의 협업 등을 통해 사업 확장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높아지는 협업 가능성… '플랫폼 L/O' 사업 모델 매력적
현재 툴젠의 주 경쟁력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플랫폼 형태의 L/O에서 나온다. 아직 최대주주인 제넥신과는 기술 거래가 없는 만큼, 양사의 협업 가능성은 다양한 방면으로 열려 있는 모습이다. 특히 제넥신은 그간 자사 시너지와 미래 가치를 고려해 툴젠과 다양한 형태로 협업을 추진했는데 이번 이사진 구성으로 이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2019년 제넥신이 툴젠을 흡수합병하는 형태의 '툴제넥신'을 설립하려다 무위로 돌아간 것도 이같은 협업을 위한 일례다. 1999년 설립된 툴젠은 그간 수 차례 좌절 끝에 코스닥 이전상장 문턱을 넘었다.
제넥신이 툴젠을 눈여겨 본 배경으론 유전자가위 원천기술을 통한 다양한 로열티 획득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툴젠은 현재 유전자가위 사업 포트폴리오를 △유전자교정 관련 L/O를 통한 로열티 획득 △유전자 치료제 △그린바이오 등으로 꾸렸었다. 현재까지 손꼽히는 주력 사업은 L/O를 통한 로열티 확보다.
툴젠은 작년 3분기까지 라이선스 수익으로 32억원을 올렸다. 전체 매출액의 60% 가량을 차지한다. 2013년부터 작년 3분기 말 기준 총 18곳의 기관 및 업체와 L/O를 체결한 점도 눈길을 끈다.
이는 툴젠이 유전자가위 원천특허를 갖고 있어, 보유한 파이프라인의 단건 계약이 아닌 '플랫폼 L/O' 형태의 딜이 가능한 덕이다. 현재 시현된 매출 규모로 미뤄볼 때 개별 계약 규모가 크진 않아 보인다. 다만 20회에 육박하는 거래 건에서 후속 마일스톤을 확보하게 될 경우 볼륨업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툴젠은 상장 직전 해인 2020년 최대주주가 제넥신으로 바뀌고 창업주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김진수 툴젠 창업주는 툴젠 지분을 내놓은 이후에도 핵심 기술인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가위 관련 전문성과 지식 등을 토대로 업계 발전을 위한 개인 활동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김진수 툴젠 창업주는 제넥신의 지분을 보유 중이고 제넥신이 주최한 유전자가위 포럼에서 툴젠 외에 다양한 유전자가위 회사 R&D 자문을 하는 등 여전히 우호적 관계를 갖고 있다"며 "여기에 장기간 이어지던 해외 기관과의 원천특허 분쟁도 툴젠이 우위에 선 상황이라 양사 협업을 가로막을 장애물은 딱히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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