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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운용 배재규의 1년]‘현상 유지’로 만족, 순이익 반등은 없었다③리얼에셋 분사로 실적 급감…ETF·TDF 성과 '아직'

황원지 기자공개 2023-03-22 08:14:20

[편집자주]

배재규 대표가 한국투자신탁운용을 맡은 지 꼬박 1년이 지났다. ‘ETF의 아버지’로 불리는 배 대표는 취임 직후 다양한 시도와 변화를 이끌었고, 그 도전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한투운용 ETF 상품 활성화의 특명을 받고 영입된 배재규 대표의 지난 1년은 어땠을까. 성과와 과제에 대해 더벨이 자세히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5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작년 순이익이 3년 연속 뒷걸음질했다. 재작년까지 성장세였던 영업수익과 영업이익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작년 하반기 부동산 등 대체투자부문이었던 한국투자리얼에셋 분사로 수수료 수익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 컸다.

빈자리를 채워줘야 했던 신사업은 현상 유지 수준에 그쳤다. 배 대표가 취임 후 드라이브를 건 ETF와 TDF, OCIO 등 패시브 펀드의 경우 아직 기틀을 닦고 있을 뿐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 지난해 조직개편과 TDF의 기본이 되는 장기자본시장가정(LTCMA) 개발 완료 등 여러 진척이 있었지만, 정작 중요한 운용자산 규모는 거의 그대로였다.

◇리얼에셋 분사 빈자리 컸다…순이익 3년 연속 감소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해 영업수익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줄어든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2022년 영업수익 1370억원으로 2021년(1481억원) 대비 약 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 줄어든 502억원, 순이익은 6% 줄어든 31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반적인 자산시장 침체를 감안하면 감소폭이 크진 않았다.

영업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수료 수익은 지난해 1267억원으로 2021년(1059억원) 대비 11% 넘게 감소했다. 세부 내역을 보면 펀드와 일임, 자문 비즈니스 등 전 방면에서 줄었다. 펀드 운용보수는 944억원으로 10% 감소했고, 일임 수수료 역시 10% 가량 줄었다. 자문 수수료는 36억원에서 20억원으로 약 44% 급감했다.

고유계정투자 손실도 한몫했다. 자사펀드에 대한 고유재산 투자에 대한 평가손실을 반영하는 영업외비용 내 지분법손실 규모가 125억원을 기록했다. 지분법손실이 2021년 85억원, 2020년 33억원 규모였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손실 규모가 컸던 셈이다. 이를 만회할 지분법이익도 11억원으로 전년 대비 줄면서 손실이 상쇄되지 못했다.


수수료 수익 저하의 가장 큰 원인은 지난해 7월 대체투자를 담당했던 한국투자리얼에셋 분사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지난해 한국투자리얼에셋을 분사하며 그룹 내 운용사 삼각편대를 완성했다. 지난해 한국투자리얼에셋의 영업수익은 138억원, 영업이익은 21억원, 순이익은 33억원이었다.

이전까지 한국투자신탁운용 실적에 포함됐던 수치가 빠지면서 이익에도 영향이 컸다. 실제로 올해 리얼에셋 성과를 한국투자신탁운용 실적에 더한 전체 실적은 2021년보다 2~4% 가량 성장했다.

하지만 대부분 대형 자산운용사들도 대체투자 부문을 밖으로 빼낸 만큼 기초체력을 기르는 것이 먼저라는 의견도 나온다. 미래에셋그룹의 경우 대체투자 특화 운용사로 멀티에셋자산운용을 두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경우에도 삼성SRA자산운용이 부동산 대체투자를 맡고 있다.

총운용자산(AUM)도 동반 하락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순자산총액과 평가액을 더한 AUM은 지난 1월 말 기준 61조7300억원으로 업계 6위 수준이었다. 올 3월 기준으로는 53조1200억원으로 약 8조6100억원 감소했다.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 물적분할로 인한 감소분은 약 7조2000억원 규모다.

◇빈자리 채울 신사업은 현상유지...TDF는 '뒷걸음질'

한투리얼에셋의 빈자리를 채워줘야 했던 ETF와 TDF 등 패시브 펀드는 현상 유지 수준에 그쳤다. 배재규 대표는 2월 취임사에서 향후 집중할 분야로 △ETF △TDF △외부위탁운용관리(OCIO)를 꼽았다. 계속해서 커지는 패시브 펀드 분야에 드라이브를 걸어 추격자 위치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ETF의 경우 적극적 마케팅에도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4%대로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TDF는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TDF 브랜드 ‘TDF알아서’ 시리즈의 합산 순자산은 올해 3월 기준 1조2500억원으로 배 대표 취임 직전인 작년 1월 말(1조3300억원)과 비교해 약 700억원 가량 줄어들었다. 모집한 설정 원본 자체는 같은 기간 9700억원에서 1조500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손실이 나면서 자산규모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지난 10월 야심차게 출시한 ‘한국투자TDF알아서ETF포커스’도 다소 아쉬운 성과를 보였다. 당시 EMP(ETF Managed Portfolio) 형 타깃데이트펀드(TDF)로 배 대표가 직접 기자간담회를 열어 소개할 정도로 힘을 줬다. 하지만 올 3월 기준 ‘한국투자TDF알아서ETF포커스’ 시리즈의 설정원본과 합산 순자산은 각각 911억원, 923억원 수준에 그쳤다.

지난달 말 기준 TDF 시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약 41%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 다음으로 삼성자산운용이 19%, KB자산운용이 12%를 기록중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4위(11%)로, ETF 시장과 같은 등수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성과가 나지 않았을 뿐, 지난 1년간 기틀을 닦은 만큼 성장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솔루션본부를 신설하고 장기자본시장가정(LTCMA)를 개발 완료했다. LTCMA는 자산배분의 기초가 되는 시스템이다. TDF와 같이 장기간 운용에 있어 수익률을 결정하는 뼈대와도 같다. 이전까지 한국투자신탁운용은 TDF 운용에 글로벌 연금 운용사인 티로프라이스의 글라이드패스를 사용했으나, LTCMA 개발후 이를 이용한 자체 글라이드패스를 적용하고 있다.

수익률 측면에서의 경쟁력도 유효하다. ‘한국투자TDF알아서ETF포커스’ 시리즈는 지난달 17일 연초 이후 수익률에서 전 빈티지 1위를 기록했다. 자체 글라이드패스의 유효성이 수익률로 증명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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