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파이낸스

신종자본증권 리스크 '급부상', 은행 자본보충 '비상' 크레디트스위스 AT1 상각으로 시장 불안감 확대…"당분간 신종자본증권 발행 힘들 듯"

이상원 기자공개 2023-03-24 07:25:59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2일 1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급락했던 은행 신종자본증권(AT1) 가격이 반등했다. 크레디트스위스(CS)가 보유한 170억달러(약 22조1986억원) AT1에 대한 완전 상각 결정으로 시장이 크게 출렁였지만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유럽 금융당국이 AT1이 보통주보다 먼저 손실을 입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표명하면서 투자자들을 안심시킨 결과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잠시의 안정일뿐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고 보고있다. 특히 은행들이 당분간 AT1 발행이 힘들어지면서 자본 보충에 비상이 걸렸다.

◇AT1 가격 회복세…앞선 사례보다 더 컸던 '충격'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 태평양 지역 은행이 발행한 38개의 AT1 모두 가격 반등에 성공했다. 전날 유럽단일정리위원회(SRB)와 유럽중앙은행(EUB), 유럽은행감독청(EBA)이 공동성명으로 분위기 반전을 이끌어 낸 결과다. 이들은 "보통주식이 손실을 흡수하고 완전한 이행 후 AT1 상각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당초 스위스 당국은 CS가 보유한 17억달러 규모의 AT1이 완전 상각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지난 20일 아시아 시장 개장 직후 달러화 AT1 수익률은 2~7%포인트 하락했다. 신한금융그룹과 하나은행의 경우 각각 3.11센트, 0.7센트 가량 빠졌다. AT1 보유 물량이 많은 일부 은행들은 주가 하락으로도 이어졌다.

AT1은 티어1 자본에 포함되는 하이브리드 증권이다. 바젤III에서 규정하는 자본성증권이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은행의 자본을 늘려주기 위해 도입됐다. 특정사항(트리거) 발생시 투자자 동의없이 자동 상각되거나 보통주로 전환된다.

다만 자본시장에서는 관례상 채권 투자자에 대한 보호가 주주들보다 우선시된다. 하지만 이번은 이와 정반대로 이뤄지면서 투자자들의 AT1 대거 매각으로 이어졌다. CS의 모든 주주는 22.48주당 UBS 1주를 받게 된다. 채권의 가치를 주식보다 먼저 소멸시키면서 투자자들에게는 충격이었던 셈이다.

앞서 몇 년전에도 이런 사태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글로벌 시스템적 중요은행(G-SIB) 이라는 점에서 시장에 파장이 더욱 크다. G-SIB에 크레딧 이벤트가 발생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앞서 2017년 6월 스페인 포플라은행, 2020년에는 인도 예스은행이 회생 과정에서 AT1이 상각됐다.

하나증권 이영주 글로벌 크레딧 연구원은 "이번에 상각된 AT1 규모는 2017년 스페인 포플라은행 대비 10배 이상이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특성상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들이 CS의 AT1을 대량 보유한 것으로 확인된다"며 "시장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은행들 '날벼락'…자본비율 보충 '비상'

글로벌 시장에서 발행된 AT1 규모는 2750억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사태로 신종자본증권의 고유 리스크가 부각됨과 동시에 향후 발행에 상응하는 비용이 요구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다. 안전 자산을 선호하게 되면서 고위험군에 대한 투자는 더욱 빠르게 축소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분간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코코본드, 하이일드, 레버리지론 등 위험군 자산에 대한 투자 위축이 불가피하다.

이번 사태가 실리콘벨리은행(SVB)와 CS 등 개별 차원의 이벤트인 만큼 전체 은행 시스템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잇따른 은행의 위기와 G-SIB에서 크레딧 이벤트가 발생하면서 향후 은행들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힘들어 질 것으로 예상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금융지주나 시중은행들도 신종자본증권으로 조달을 많이 해왔다"며 "이를 통해 보완자본비율을 보충해왔지만 발행이 어려워질 경우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