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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조 쏘는 LG엔솔, '원통형·LFP'에 건 기대 제품 다각화로 수주 경쟁력↑...북미 배터리 수요까지 흡수한다는 의지

이호준 기자공개 2023-03-27 11:43:14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4일 17: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애리조나주에 대한 투자 재개를 결정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원통형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면 수주 경쟁력이 커진다는 점이 투자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더 크게 보면 LG엔솔은 최근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를 뜻하는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 전략에서 오히려 답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대중(對中) 견제에 나서는 상황을 기회로 삼아 북미 배터리 수요까지 흡수하겠단 의지로 풀이된다.

◇원통형, ESS용 LFP 배터리 '정조준'

LG엔솔의 투자 시계가 다시 돌아간다. 지난해 경기 불확실성을 이유로 '투자 재검토'를 선언한 미국 애리조나주 배터리공장 건설 계획을 재개하기로 결정하면서다. 발표의 핵심은 회사가 7조2000억원을 투입, 원통형 및 ESS용 LFP 배터리 공장을 짓는 것이다.

달라진 내용이 있다면 지난해 발표 내용에서 투자액은 4조2000억원, 내용으로는 이 지역에 원통형 배터리뿐만 아니라 ESS용 LFP 배터리 공장까지 세우게 됐다는 점이다. 그간 LG엔솔은 자사의 주력 제품으로 파우치형 배터리를 내세워 왔다.

LG엔솔 원통형 배터리 모델

LG엔솔로서는 원통형 및 ESS용 LFP 배터리가 주력이 아니지만, 사업 당위성만은 충분한 제품이다. 원통형 배터리는 테슬라가 채택하는 모델이다. 셀 사이에 빈 곳이 생기는 둥근 모양 탓에 LG엔솔의 주력인 각형, 파우치형에 비해 밀도가 떨어진다고 여겨져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그 가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원통형 배터리는 표준화된 크기로 대량 제조되는 만큼 공급처가 많아 가격이 저렴하다. 또 둥근 몸체에 전극을 돌돌 마는 '와인딩' 방식으로 제조된다는 점에서 생산 속도가 다른 모양의 배터리에 비해 빠르다.

이에 LG엔솔도 약 4조원의 투자액을 편성, 지난해 12월부터 충북 오창산업단지에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생산라인을 조성 중이다. 2170 원통형 배터리 등 그간 관련 생산을 아예 안 해왔던 건 아니지만 성장세가 뚜렷한 원통형 확대에 속도를 더 낼 계획이다.

ESS용 LFP배터리 역시 비슷한 배경이다. LFP배터리는 중국 CATL의 주력 제품이다.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가 짧지만 가격이 저렴해 중저가 전기차용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LG엔솔은 LFP배터리를 등한시해 오다 지난 2021년부터 개발에 나섰다.

이번에 짓는 LFP 배터리 공장은 전기차용이 아닌 ESS용이다. 일단 ESS용으로 개발하면서, 사업 노하우를 획득하고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 향후 전기차용 양산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권영수 LG엔솔 부회장이 직접 밝힌 전기차용 양산 시점은 2025년이다.

◇북미 지역의 성장세까지 노린 판단

주력 모델이 아닌 제품들에 7조2000억원이나 쓴다는 건 북미 시장 '올인'을 시사한 것으로도 보인다. LG엔솔에 따르면 올해 북미 지역 배터리 수요는 전년 대비 60%가 넘는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이는 중국(20%)과 유럽(40%)보다 훨씬 가파른 성장세다.

다만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시행되면서 중국업체들은 이 블루오션에 진입하기 어려운 상태다. IRA는 미국 내 또는 미국과 FTA 협정을 맺은 국가에서 생산한 소재를 쓰도록 규제하고 있다. 배터리 등 주요 산업을 미국 내에 끌어들이고 중국을 견제할 목적이다.

중국 CATL이 미국의 대중(對中) 규제를 받는 상황에서 북미 완성차 업체들은 LG엔솔에 배터리 제품 다각화를 강력히 요청하고 있는 상태다. LG엔솔로선 북미 지역의 성장세, 원통형·LFP 배터리 니즈 확대, 친환경 공급망 움직임을 모두 고려한 선택이었단 설명이다.

LG에너지솔루션 ESS용 LFP 파우치 셀

LG엔솔은 이번 투자 재개로 테슬라를 비롯해 포드, 스텔란티스, GM, 니콜라 등 북미 주요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폭스바겐과 도요타 등 미국 우호국으로 분류되는 국가들의 기업들과의 합작공장, 수주 등을 더 노려볼 수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원통형 배터리 시장의 성장세는 2026년 약 70조원(지난해 36조원)까지 성장한다고 볼 만큼 파우치나 각형 등에 비해 더 가파르다"라며 "ESS용 LFP 배터리도 경쟁력을 입증하면 향후 전기차용에서도 수주가 손 쉬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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