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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자본재분배 성적표]배당성향 목표 미달한 현대일렉트릭[HD현대]①지주사 신규 배당 수익원으로 부상, 배당정책 준수 위한 운전자본 관리 관건

김형락 기자공개 2023-05-19 11:14:15

[편집자주]

지주사의 주요 역할 중 하나가 그룹 각 계열사에 대한 자본재분배다. 지주사는 재무건전성 우위 계열사로부터 배당수익과 상표권사용수익 등을 수취해 이를 재원으로 유상증자나 사채인수 등 방법으로 열위 계열사를 지원한다. 하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무리한 자본재분배는 우위 계열사까지 망가뜨리고 지주사의 재무건전성도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 THE CFO가 각 그룹 지주사의 자본재분배 형태와 이에 따른 재무지표상 변화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6일 08:0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현대일렉트릭이 지주사인 HD현대로 첫 배당을 지급했다. 수주잔고가 쌓여 올해도 이익 배당이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목표했던 배당성향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운전자본에 현금이 잠긴 자금 사정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올해 현금흐름을 개선하고, 배당정책을 준수하는 재무 과제를 풀어가야 한다.

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결산 배당으로 총 180억원을 지급했다. 지난 3월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배당금 총액을 확정하고,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했다. 2017년 현대중공업(현 HD한국조선해양)에서 인적분할한 뒤 지급하는 첫 배당이다. 현대일렉트릭 지분 37.22%를 보유한 HD현대는 배당금으로 67억원을 수령한다.

현대일렉트릭이 배당을 개시하면서 HD현대의 현금 창출 능력이 커졌다. HD현대는 지난해까지 자회사 HD현대오일뱅크(2838억원)와 HD현대글로벌서비스(496억원)에서만 배당을 수령했다. 조선업 부진으로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에서는 배당이 들어오지 않았다.


HD현대는 자회사 배당금이 주 수입원인 순수지주사다. 안정적으로 주주 배당을 지급하려면 주력 자회사들이 배당 여력을 유지해야 한다. HD현대는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3년 동안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의 70% 이상을 배당하는 배당정책을 내걸었다.

◇ 배당성향 13% 기록한 현대일렉트릭, 영업현금 적자 영향으로 배당정책 미충족

현대일렉트릭은 그룹에서 전기전자사업 부문을 담당하는 계열사다. 주력 제품은 전력기기(전력변압기·고압차단기 등), 배전기기(배전반·중저압차단기 등)다. 분할 설립 5년 차에 지자사로 배당을 지급할 재무 체력을 갖췄다.

지난해 선별 수주 실적을 기반으로 당기순이익(연결 기준 1620억원)을 올리며 흑자 전환을 이뤄냈다. 2020년에는 영업이익(727억원)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금융비용 등으로 영업 외 손실이 발생해 당기순손실(402억원)을 지속했다. 2021년에는 통상임금 소송 패소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영업이익(97억원)이 줄면서 당기순손실(337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일렉트릭은 첫 배당에서 배당정책을 지키지 못했다. 현대일렉트릭은 별도 기준 배당성향 30% 이상을 배당정책으로 수립해 뒀다. 지난해 결산 배당 기준 배당성향은 이에 못미치는 13%다. 배당정책을 충족하려면 배당금 총액을 229억원 늘린 409억원으로 책정했어야 했다.


현대일렉트릭의 현금흐름을 고려해 배당 규모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별도 기준으로 당기순이익(1363억원)을 기록했지만, 운전자본에 현금이 잠겨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421억원으로 나타났다. 단기차입금 늘려 재무활동현금흐름으로 114억원을 유입시시켰지만, 투자활동현금흐름(-562억원)을 소화하기에도 부족한 규모였다. 기존 유동성을 1870억원 사용해 연말 현금성 자산은 1398억원(단기금융상품 포함)으로 줄었다.

현대일렉트릭은 올해 매출 성장을 점치고 있다. 연결 기준 매출 목표치는 전년 대비 21% 성장한 2조5460억원이다. 지난해 경영 계획을 62.1% 초과 달성한 수주 실적(29억6000만달러)이 올해 매출로 반영되면서 안정적으로 이익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월 19억4800만달러로 잡았던 올해 수주액도 4월 26억3400만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수주 증가분이 매출로 전환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가고 있다. 당분간 HD현대로 배당 흐름이 이어질 수 있는 영업 환경을 구축한 셈이다.

◇ 지주사 출자 의존하던 자회사에서 현금 창출력 지탱하는 계열사로 변모

현대일렉트릭은 1977년 현대중공업 중전기기사업본부로 출발했다. 2017년 HD현대그룹이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현대중공업에서 현대로보틱스(현 HD현대), 현대건설기계(현 HD현대건설기계)와 함께 인적분할됐다.

설립 첫해에는 지주사 출자에 의존해 사업을 전개했다. 현대일렉트릭은 2017년 11월 2641억원 규모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변압기, 중저압차단기 공장 신설 등 시설투자금(2000억원), 변압기·탭 체인저(Tap Changer)를 생산하는 현대중공업 자회사 불가리아 법인 인수대금(363억원) 등을 조달하기 위해서다. HD현대는 신주 배정분을 초과 청약해 831억원을 납입했다.

현대일렉트릭은 2년 뒤 또다시 주주들에게 손을 벌렸다. 2019년 12월 1073억원 규모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기업어음(CP) 600억원(이자율 3.05%), 우리은행 일반 대출 300억원(3.57%) 등을 상환할 자금(673억원), 시설투자금(190억원) 등이 필요했다. HD현대는 이번에도 신주 배정분을 초과 청약해 392억원을 출자했다.


현대일렉트릭은 올해부터 지주사 현금 창출력을 분담하는 계열사로 탈바꿈했다. 올해 경영 계획 달성뿐만 아니라 배당성향을 충족하려면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수행하는 이철헌 경영지원부문장(전무)이 운전자본 관리 성과를 보여줘 한다. 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별도 기준으로 매출 증가에 따른 재고자산 증가분(-1985억원), 반덤핑 관세로 인한 기타채무 감소분(-1724억원)이 영업활동현금흐름 유출 요인이었다. 반덤핑 관세로 일회성 비용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지난해는 이익잉여금 관리와 신사업 투자를 위한 이익 유보 필요성 등을 고려해 배당금을 결정했다"며 "올해는 기말 운전자본, 자본적지출(CAPEX) 계획 등을 확인한 뒤 배당성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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