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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하나은행 "퇴직연금, WM 사업 연계 시너지에 주력"김영훈 자산관리그룹장 "브랜드 경쟁력 유지에도 방점"

이돈섭 기자공개 2023-05-19 08:31:59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5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퇴직연금 시장이 전 금융업권 무한경쟁 체제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하나은행은 자산관리(WM) 사업에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에서 만난 김영훈 자산관리그룹장 겸 WM본부장(상무·사진)은 "퇴직연금 사업이 가진 잠재력과 성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김 그룹장은 서울시립대 경제학과를 거쳐 싱가포르 난양공대(NTU)에서 MBA를 취득했다. 1996년 하나은행에 입행해 대부분의 시간을 국내외 프라이빗뱅커(PB)로 일해왔다. 작년 한 해 하나금융그룹 초고액자산가 대상 복합점포 클럽원 PB센터장을 역임한 데 이어 올해 초부터 자산관리그룹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퇴직연금 비즈니스, WM 고객 저변 확대 '마중물'

김 그룹장은 하나은행 퇴직연금 사업 성과로 대기업 임원을 지낸 고액자산가 연금 위탁 계약을 따낸 사례를 소개했다. 당시 이 고객의 퇴직연금 적립액은 60억원에 육박했다. 타행 은행장과 보험사 사장이 이 고객을 찾아 적립금 유치에 나섰지만, 이 고객이 마지막에 선택한 곳은 하나은행이었다. 심지어 하나은행에만 퇴직연금 적립액 전액을 맡겼다.

김 그룹장은 "IRP로 퇴직연금을 수령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WM 고객으로 유입되기 때문에 다양한 WM 사업 분야와 연계하는 방안을 늘 고민하고 있다"며 "그동안 자산관리 영역에서 하나은행이 쌓아온 역량은 상당히 독보적이기 때문에, 고객 맞춤형 관리 서비스를 주축으로 퇴직연금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하나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27조2638억원. 적립금 규모로는 전 금융업권 43개 퇴직연금 사업자 중 삼성생명과 신한은행, KB국민은행에 이어 네 번째로 크다. 확정급여형(DB)이 13조321억원으로 전체의 47.8%를 차지했다. 확정기여형(DC)이 7조1174억원, 개인형퇴직연금(IRP)이 7조1143억원으로 각각 26.1%씩 차지했다.

올해 들어서는 3개월여 만에 1조800억여원이 증가해 적립금은 총 28조3400억원을 돌파했는데, DC형과 IRP 성장세가 압도적이었다. 2021년 금융업계 최초 전문 컨설턴트 제도를 도입해 방문상담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지난해부터 지난달까지 다양한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론칭한 것이 적립금 확대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손님관리센터를 통해 유선상담을 제공할 뿐 아니라 모바일 채널에서 연금닥터 서비스를 론칭했고, 지난달에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솔루션 서비스를 오픈했다. 사전지정운용제도 포트폴리오의 경우 상품 본연의 기능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했다. 빈티지가 같은 TDF만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 각 펀드의 자산배분 전략을 최대한 살리는 식이다.

은행권 최초로 선보인 '퇴직연금 ETF'도 2000억원 규모 적립금을 끌어오면서 상당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김 그룹장은 "퇴직연금 사업조직이 WM그룹 안에 자리잡고 있는 것 자체가 연금 비즈니스를 WM 사업의 한 축이라는 것"이라며 "연계 사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감안하면 퇴직연금 비즈니스의 가치는 상당히 큰 셈"이라고 말했다.

◇"브랜드 가치 희석 없도록 경쟁력 유지 중요"

DB 적립금 확보도 놓칠 수 없다. 지난해 법 개정으로 300인 이상 DB 제도 채택 사업자의 경우 적립금운용위원회를 의무 설치하고 연 한 차례 이상 적립금운용계획서를 작성해야 한다. 하나은행은 이에 맞춰 DB 전담팀을 구성했다. 고용노동부 출신을 비롯해 카이스트 박사와 노무사, 계리사 등 다양한 전문 인력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최근에는 한 버스회사 DB 적립금을 따내 포트폴리오 형태로 운용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 기업은 DB 적립금을 오랜 기간 예·적금만으로 운용해 왔던 곳이다. 하나은행은 최근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 상품으로 직접 채권을 편입할 수 있게 함으로써 원리금보장형에 편중된 현 구조에서 실적배당형으로 넘어갈 수 있는 계기도 마련했다.

DB 적립금 운용이 OCIO 형식을 띄는 점을 감안해 거버넌스를 개선한 것도 눈에 띈다. 자산운용 영역과 위험관리 성과평가 영역을 구분해 양질의 상품을 편입하고 운용케 한 것. 분리와 견제를 통해 수익률이 좋은 상품이 계속 편입되게 하기 위한 시도다. 금리 경로를 예측해 할인율 추이를 가늠하고 수익률을 산정하는 서비스도 도입했다.

김 그룹장은 "DB 적립금은 대부분 예·적금 상품으로 방치됐거나 아예 운용을 시도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지난해 기준금리 상승으로 시장 환경이 개선됐고 채권 판매에도 물꼬가 트였다"면서도 "(하나은행 DB 운용 서비스는) 상품 구성과 영업, 운용 성과, 시스템 구축 등 각 영역의 전문성이 갖춰져야만 선보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퇴직연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은 실제 고객 확대 성과로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 하나은행 위탁자산 100억원 이상 고객 수가 작년 말 대비 50% 가까이 증가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퇴직연금 영역의 고객 확보는 WM 고객 확충으로 이어지고, 다시 증권과 보험 등 계열사 협업을 통해 그룹 전체의 실적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연금사업 조직의 수익성도 신탁사업 조직 등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 김 그룹장은 "퇴직연금 사업의 경우 미래고객 창출 등 향후 성장성 등을 고려하면 수천억원 이상의 가치를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하나은행 브랜드 가치가 희석되지 않도록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신뢰를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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