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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 개발사업은 지금]앞다퉈 진출한 디벨로퍼 사업, 커지는 리스크 '속앓이'인허가 문제, 조달비용 급등 등 장애물 산재…줄줄이 착공 지연

정지원 기자공개 2023-05-24 07:20:56

[편집자주]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디벨로퍼 사업은 시공사들의 주요 전략 키워드였다. 대형 시공사들이 직접 우량 부지를 매입하거나 시행법인에 지분을 투자하는 등 형태로 개발사업 소식을 알렸다. 문제는 그 사이 부동산 업황이 곤두박질쳤다는 점이다. 업황 침체로 대부분 사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사업에 서둘러 진출한 시공사들의 관련 리스크도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더벨이 주요 건설사 개발사업의 현주소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9일 10: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시공사들의 디벨로퍼 사업 참여 소식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었다. 단순 자체사업을 넘어서 부지 복합개발 등을 신사업의 일환으로 삼았다. 시행사와 함께 부지를 매입하거나 개발 공모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때 벌여 놓은 사업 대부분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지난해 착공을 계획했지만 일정이 미뤄지고 있는 곳들이 많다. 올해 첫삽을 뜰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직접 자금을 투입하거나 신용보강에 나선 건설사들의 재무부담이 그만큼 커진 상태다.

◇사업 다각화 위해 벌인 개발사업, 대형건설사도 물렸다

과거 건설사의 개발사업은 주택 자체사업 수준에 그쳤다. 시공만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지자 시행에 참여해 개발 이익을 얻으려는 목적이었다. 분양이 잘되면 30% 안팎의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었다.

땅값이 싼 지방에 자체사업장이 많은 편이었다. 중견건설사들의 자체사업 비중이 높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수도권에서는 대형건설사와 경쟁이나 수익성 확보가 어려웠던 영향이다.

2020년 전후로는 건설사들의 개발사업 참여 형태가 다각화하기 시작했다. 대형건설사들의 디벨로퍼 참여 소식이 줄을 이었다. 주택뿐만 아니라 오피스, 물류센터, 마이스 등 다양한 부동산 개발에 주도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시공사들은 직접 용지를 매입해 사업을 위한 시행법인을 세우거나 시행사가 만든 프로젝트금융투자(PFV)에 지분투자 또는 신용보강하는 형태로 사업에 참여했다. 자산운용사나 시행사와의 전략적 협력도 늘었다.

문제는 건설 경기가 '하강' 상태로 변곡점을 맞이했다는 점이다. 너도나도 진출을 선언한 디벨로퍼 사업이 시공사들에게 수익이 아닌 리스크가 돼 돌아오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미분양이다. 주택 개발의 경우 일정대로 사업을 추진해도 분양 성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착공을 안하느니만 못하게 된 셈이다.

비주거 개발사업도 어려움이 없지 않다. 급격한 금리인상에 따라 사업비 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는 사업장이 대다수다. 건설업황이 악화하자 그만큼 인허가가 더 까다로워진 측면도 있다.

대형건설사들도 개발사업에 줄줄이 물린 상태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착공을 계획했던 사업 대다수가 일정을 미뤘다. 준공 시점도 그만큼 늦어지고 있다. 개발 속도가 더뎌진 반면 이미 토지 등을 매입해 놓은 경우 금융비용 부담 및 신용보강 관련 리스크가 날로 커지고 있다.


◇현대건설 CJ부지 인가 취소 위기, DL이앤씨·한화 등 사업 착공 난항

최근 디벨로퍼 사업 리스크로 업계의 관심이 쏠린 대표적인 사례는 현대건설의 가양동 CJ부지 개발사업을 꼽을 수 있다. 현대건설이 부지 매입에 1조500억원의 신용보증, PF 브릿지론에 1조3550억원의 보증을 섰다.

강서구청이 돌연 인가 취소 통보를 단행했다. 시행사는 강서구청을 상대로 인가 취소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실제 개발이 엎어질 경우엔 현대건설이 지급보증을 서서 마련한 자금을 상환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태우 강서구청장이 직을 상실하게 되면서 사업이 정상 재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DL이앤씨의 효제동 오피스텔 개발사업은 착공이 1년 6개월 이상 지연되고 있다. 애초 효제동PFV는 2020년 말 해당 부지를 매입하고 2021년 경 착공을 계획한 바 있다. DL이앤씨는 사업시행주체로 효제동PFV 지분 66%를 보유하고 있다.

대형 역세권 개발 공모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한화건설(현 한화 건설부문)도 골치를 썩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은 당초 지난해 하반기 착공한다는 목표였지만 일정을 미뤘다. 현재 인허가 절차를 진행 중인데 언제쯤 결과가 나올 지 알 수 없다.

대우건설은 얼마 전 큐브광안PFV의 대출에 2749억원 규모 채무보증을 결정했다. 부산 남천동 메가마트부지 개발사업과 관련해 시행사 큐브프라퍼티가 차입한 브릿지론 대출에 연대보증을 제공하는 건이다. 연내 착공을 목표하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크다.

이 외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운대 역세권 개발과 SK에코플랜트의 홈플러스 해운대점 부지 개발 등이 미착공 상태다. 현재 인허가를 진행 중이지만 당초 계획보다 늦어진 내년에야 착공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처럼 최근 몇년 사이 디벨로퍼 사업 진출을 잇따라 선언한 시공사들은 다방면에서 골치를 앓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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