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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생물보안법에 울고웃는 에스티팜, 그래도 기회는 있다생물보안법으로 상승세 탄 주가, 미국발 뉴스에 털썩…물밑변화는 이제 시작

정새임 기자공개 2024-06-18 08:40:56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3일 16: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에스티팜은 올해 그야말로 승승장구였습니다. 코로나19 수혜분을 반납한 뒤로 지지부진했던 주가가 훨훨 날았죠. 1월 5만원대였던 주가가 약 3개월 만에 10만원을 돌파했습니다.

에스티팜 주가는 바이오 업계에 타격을 준 HLB발 FDA 미승인 소식에도 끄덕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상승가도를 달려 6월엔 52주 신고가인 11만2700원을 올리기도 했죠.

상승가도 속 갑작스럽게 주가가 10% 빠졌습니다. 물론 올 초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회사 내 특별한 이슈가 없는 상황에서 하루 만에 10%가 하락해 의아함을 자아냈죠. 11일 10만4800원이었던 주가는 12일 9만4300원으로 내려앉았습니다.


에스티팜의 실적을 살펴보면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합니다. RNA·DNA 치료제 개발에 필수로 쓰이는 올리오뉴클레오티드(올리고) 위탁개발생산(CDMO)에 집중하며 최근 몇 년간 실적이 비약적으로 향상했기 때문이죠. 위탁 수주가 늘며 2020년 처음으로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고 2년 만에 2000억원을 달성했습니다. 영업이익 역시 2021년 흑자전환 성공 후 2022년 179억원, 2023년 420억원으로 확대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2월까지만 해도 에스티팜 주가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실적이 크게 늘어난 2022년과 2023년 주가는 반대로 하락세를 보이던 기조가 이어졌죠. 3월 들어서면서 힘을 받기 시작했고 최근 이러한 상승 랠리가 주춤한 모습입니다.

◇Industry & Event

에스티팜의 출렁이는 주가의 원인은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찾아봐야 합니다. 물론 실적 확대도 주가 상승의 재료가 될 순 있지만 이번 굴곡의 결정적인 요인이라 보긴 어렵죠.

올해 에스티팜 주가가 오른 배경엔 호재로 여겨지는 국제 정세가 자리했습니다.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의 강한 제재가 바이오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건데요. 미국은 특정 중국 기업과 생산 및 서비스 계약을 제한하는 내용의 생물보안법 발의(Biosecure Act)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특정 기업에 중국 최대 CDMO 기업 우시바이오로직스와 우시앱택이 추가로 올랐죠.

우시는 에스티팜의 경쟁사이기도 합니다. 규모로 보면 우시는 글로벌 순위 2위에 달하는 매우 큰 기업이죠. 만약 생물보안법이 통과된다면 그 영향 또한 상당합니다. 미국바이오협회 조사에 따르면 124곳 회원사 중 80%가 우시 등 중국기업과 거래하고 있습니다. 우시와의 거래가 끊어지면 후발주자인 에스티팜이 수혜가 갈 거란 기대가 팽배했죠.

최근 그 기대를 꺾은 건 미국발 뉴스였습니다. 하원에서 밀고있는 이 생물보안법이 국방수권법(NDAA) 개정안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국방수권법은 미국 안보와 국방정책, 관련 예산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법으로 매년 통과돼 시행되고 있습니다. 만약 생물보안법이 국방수권법에 포함된다면 올해 내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매우 높죠.

하지만 생물보안법 NDAA 미포함 뉴스가 전해지면서 에스티팜 주가를 끌어올리던 힘이 빠졌습니다. 일각에서는 우시를 포함한 중국 기업들이 미 의회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로비를 펼치고 있어 통과가 쉽지 않을거란 얘기도 나왔습니다.

◇Market View

시장에서는 생물보안법이 철회된 것이 아니고 중국 기업을 제제하는 미국의 입장도 변함이 없으므로 법안이 통과되는건 시기의 문제라 보고 있습니다. NDAA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해서 의약품 시장에서 중국을 향한 제재를 멈추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죠.

미국발 뉴스가 전해진 다음날 한국바이오협회는 '중국 우시, 미국 생물보안법안 제정 1차 방어 성공'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핵심은 '생물보안법이 NDAA에 포함돼 제정절차상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불발됐음. 다만 이 법은 미 의회에서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어 전개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향후 절차로는 상원에서 생물보안법이 NDAA 개정안에 포함되는 방안 혹은 생물보안법 단독으로 제정 절차를 밟는 방안 등이 예상됩니다.

애초에 불확실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지나치게 상승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생물보안법은 중국 기업에 악재가 맞지만 국내 기업에 직접적인 호재는 아니기 때문이죠. 물론 우시와 거래를 끊을 경우 국내 기업이 반사이익을 얻을 순 있지만 각국의 수많은 플레이어 중 국내 기업이 이득을 독차지하리라 보기 어려운게 사실입니다. 실체가 불명확한 기대는 조그마한 균열에도 깨지기 쉽죠. 에스티팜의 급격한 주가 하락이 이러한 사례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Keyman & Comments

에스티팜은 향후 생물보안법 통과를 대비한 준비를 착실히 해왔습니다.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겠다는 심산이죠.

김경진 에스티팜 대표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요. 그는 이달 초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바이오USA에 나서 에스티팜이 미 생물보안법에 전혀 저촉되지 않는 기업임을 강조했습니다. 올리고 톱 3 기업 중 원료를 구성하는 기초 물질인 모노머 단계부터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어 중국 의존도가 없는 유일한 곳이란 겁니다.

6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바이오USA'에서 발언 중인 김경진 대표

2013년 에스티팜으로 건너와 연구소장에서 전문경영인이 된 김 대표는 에스티팜을 올리고 대표 CDMO 기업으로 성장시킨 인물입니다. 올리고 사업의 가능성을 확인하곤 과감히 생산시설에 투자해 많은 성과를 내고 있죠.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신약 개발도 노리고 있습니다.

주가가 하락에도 에스티팜의 전략은 변함이 없습니다. 내부적으로 △생물보안법이 이달 본회의 상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 △올해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이 중국 견제 기조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점 △우시뿐 아니라 중국 바이오 기업 전반으로 제재가 확산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생물보안법 기조가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죠.

생물보안법이 통과될 경우 적용 시기는 2032년입니다. 특히 올리고 원료는 기초단계 설계 등의 문제로 중간에 생산업체를 바꾸기가 쉽지 않다고 알려졌습니다. 이에 미리 파트너사들을 만들어놓겠다는 계획이죠. 최근 모 기업이 우시를 선택했다가 최종 계약을 하지 않고 에스티팜에 다시 미팅을 요청했다고도 하는데요. 물밑에서법안 통과에 대비한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음을 짐작케 합니다.

더벨은 에스티팜에 생물보안법에 따른 빅파마들의 움직임, 그에 따라 에스티팜이 얻는 수혜에 대해 물었습니다. IR 관계자는 "당장 계약이 체결되는 단계는 아니지만 우시가 아닌 새로운 기업을 찾고자 하는 움직임은 분명 일어나고 있다"며 "에스티팜은 이 분야에서 오랜 시간 노하우와 기술을 축적해왔고 내년 2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올리고 부문 생산량이 글로벌 최대 규모에 달하기 때문에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보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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