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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Watch]A급 회사채도 연달아 복귀…'피벗' 훈풍 이어간다이달 AA급 중심으로 흥행 지속…한화에너지·HK이노엔·세아제강 등 '바통 터치'

백승룡 기자공개 2024-09-25 15:44:11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3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달 AA급 발행사들이 회사채 시장을 찾아 연이은 ‘흥행’을 거두자 A급 발행사들도 줄줄이 자금조달 채비에 나서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으로 회사채 시장의 강세가 탄력을 받으면서 비우량기업들의 공모조달도 ‘청신호’가 켜진 모양새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달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총 35건에 달하는 수요예측이 이뤄지는 가운데, 우량등급으로 분류되는 AA- 이상의 신용도를 보유한 곳은 25곳(약 71%)에 달했다. 이달 조(兆) 단위 투자수요가 연일 기록되는 등 회사채 시장의 강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대부분 우량등급 발행사들이 ‘흥행의 주역’이었던 셈이다.

특히 이달 수요예측에서 1조원 이상의 매수주문을 받은 곳은 총 8개 기업인데 △삼성물산(AA+) △포스코인터내셔널(AA-) △현대트랜시스(AA-) △삼성증권(AA+) △현대제철(AA0) △메리츠금융지주(AA0) 등 대부분이 AA급 발행사였다. A급 발행사 중에서 조 단위 투자수요를 모은 곳은 한화(A+), 우리금융에프앤아이(A-)가 전부였다.

다만 다음 달에는 발행시장에서 A급 비우량기업들의 비중이 눈에 띄게 커질 예정이다. 내달 수요예측 일정이 정해진 9개 발행사 중에서 신종자본증권 발행 예정 기업 3곳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전부 A급 발행사다. 한화에너지(A+)가 1000억원 규모 수요예측에 나서는 것을 필두로 여천NCC(A0), HK이노엔(A+), 세아제강(A+), 국도화학(A+), 팬오션(A0) 등이 각각 300억~1000억원 규모 모집에 돌입한다.

한화에너지·여천NCC를 제외하면 모두 2~3년 만에 공모채 시장을 찾은 곳들이다. 정기적인 이슈어(issuer)는 아니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피벗’ 등으로 채권시장에 우호적인 여건이 펼쳐지자 일제히 발행시장을 두드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여천NCC는 올해 3월 공모채 시장에 나서 미매각에 처한 곳이지만, 재차 공모조달에 도전할 정도로 시장을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달 내내 대규모 투자수요가 몰리고 있고 낙찰금리도 대부분 개별민평 대비 ‘언더’에서 정해지는 등 우호적인 투심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달 AA급 중심의 발행시장이 강세를 나타낸 만큼 다음 달 A급 수요예측으로도 온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피벗’이 시작됐고 우리나라도 기준금리 인하가 임박해 연말까지도 시장의 매수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미 연준은 이달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기준금리를 기존 5.25~5.5%에서 4.75~5.0%로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했다. 지난 2022년 3월 금리인상 사이클을 시작한 이후 30개월 만에 통화정책 전환에 나선 것이다. 점도표(dot plot) 상의 향후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 기준)는 올해 말 4.4%, 내년 말 3.4%, 2026년 말 2.9%로 나타나 앞으로 2년여간 금리인하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시사했다.

한국은행은 아직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은 가운데, AA- 등급 회사채(3년물) 금리는 지난 7월 말부터 기준금리(3.5%)를 밑돌고 있다. 금리 레벨 부담이 있는 AA급 회사채도 ‘언더 금리’ 흥행이 지속되는 만큼, 내달 발행을 앞둔 A급 회사채는 금리 메리트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3년물 기준 등급민평금리는 △A+등급 3.7~3.8% △A0등급 4.0~4.1% △A-등급 4.4~4.5% 등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다만 이 같은 우호적인 여건 속에서도 공모조달에 부담을 느끼는 기업들은 사모채 시장으로 향하고 있어 온도 차가 나타났다. 쌍용C&E(A0)는 이날 NH투자증권 주관으로 160억원 규모 사모채를 찍는다. 2년 만기 연 4.905% 조건으로 A- 등급민평금리보다 높게 책정됐다. 쌍용C&E는 ‘부정적’ 아웃룩에도 지난 6월 공모채 발행을 강행해 미매각이 발생한 바 있다. 중견건설사 한양(BBB+)도 사모시장에서 340억원을 조달했다. 2년 만기로 금리는 연 8.5%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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