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EXT]"EU-영국, 규제완화 접근 달라…효과 제한적일 것"이언 맥닐 글래스고대 교수 "IPO 40% 감소, DSCC 적용·공시부담 완화 노력"
구혜린 기자공개 2024-09-30 08:01:04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7일 13: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브렉시트'가 진행되면서 EU(유럽연합) 내 존재했던 발행시장과 런던시장간 연결고리가 깨지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게 됐다. EU와 영국은 자본시장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각기 다른 접근법으로 규제 완화 시도를 하고 있다. 기대치 만큼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이언 맥닐(Iain MacNeil) 영국 글래스고 대학교 교수(사진)는 27일 더벨이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2024 THE NEXT : Corporate Governance Conference'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맥닐 교수는 'EU와 영국 자본시장의 국제경쟁력 하락에 대한 대응 : 규제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했다.
맥닐 교수는 2008년 이후 유럽의 자본시장 국제경쟁력이 꾸준히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영국 주식시장에서 신규 상장 건수는 2008년 이후 현재까지 40% 감소했다. 글로벌 주식 발행시장의 영국 점유율은 2013년 6.4%에서 2023년 4.4%로, 시가총액 준 점유율은 같은 기간 6.7%에서 2.7%로 하락한 상태다.
시장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EU와 영국은 규제완화를 시행했으며 현재 진행 중이다. 이언 맥닐 교수는 "EU와 영국의 (규제완화) 접근법에 있어서는 공통의 이슈가 있다"며 "미국 자본시장 대비 경쟁력을 잃었다는 것과 차등의결권(DCSS, Dual class share structure) 시행에 대한 부담이 그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규제완화에 대한 EU와 영국의 접근법은 다소 결이 다르다. 영국은 EU에 포함돼 있을 때부터 EU의 단일 자본시장 연합 강화 흐름과 DSCC 시행, 여러 공시 규정에 대해 부담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2020년 1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현실화되면서 차별화된 규제완화가 영국 내에서 시행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EU는 대안적인 거래소 역할을 하는 대체 시장에 집중했고 영국은 골드 플레이팅(Gold-plating)에 집중한다"라며 "골드 플레이팅은 영국이 EU 회원국이었을 때 고안한 용어인데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더 엄격한 규제를 가져가면서 런던을 인기 있는 상장 시장으로 만들고자 이런 접근법을 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규제완화 차이에 대해 맥닐 교수는 DSCC를 중심으로 설명했다. 그는 "해당 제도의 장점은 기업들이 지배권을 잃지 않으면서 공모 투자 기회를 얻는 데 있지만, 소유와 경영권의 대칭성이 부재하기에 리스크를 불균형적으로 지게 되는 단점이 있다"며 "경험적인 근거에 따르면 장기적으로는 장점이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영국과 EU는 차등의결권 적용 범위에서 차이가 있다. 영국은 차등의결권을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투자자 이사로 두고 행사 방식에 제한을 두고 있다. EU는 회원권 내에 시행 재량을 두되 성장 시장 즉, 규모가 작은 기업에만 국한해 제한되게 적용한다. 그는 "EU가 훨씬 더 좁은 범위에서 다루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브랙시트 이후 영국 내에서 공시 규제 차원에서 부담은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맥닐 교수는 "투자설명서 페이지 수에 상한선을 두는 것, 면제 범위 확대 등 공시 의무에 따른 비용을 낮추자는 방향성에서 표준화가 어느정도 이뤄지고 있다"라며 "영국은 앞으로도 단시일 내 여러 변화가 나올 것이라고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맥닐 교수는 규제완화 영향력이 없지는 않겠으나, 어디까지나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을 전했다. 그는 "규제 완화라는 시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데 효과가 없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기대치 만큼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 나는 회의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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