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아트 브랜딩]하나은행, 금융기능 얹어 미술품 신탁 도전②신진작가 '하트원', 중견작가 '클럽원' 투트랙…은행 브랜딩 전략 방향 '아트'
서은내 기자공개 2024-10-25 16:32:46
[편집자주]
아트와 금융을 접목하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전개되고 있다. 문화예술에 대한 후원이나 ESG의 형태를 띠기도 하며 나아가 미술시장 활성화 또는 투명화라는 보다 구체적인 목적의식을 둔 경우도 있다. 어떤 방식으로든 '아트'는 금융사 브랜드 이미지의 품격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모습이다. 더벨은 금융사들이 진행 중인 예술 관련 사업의 스토리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2일 1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은행은 아트사업의 거점으로 두 군데를 두고 있다. 하나는 중구 을지로에 있는 '하트원'이며 또 하나는 강남 삼성동에 있는 '클럽원'이다. 하트원이 신진작가들을 위한 공간이라면 클럽원은 중견작가나 대가의 작품 전시에 초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두 거점을 활용해 미술품 신탁사업도 확대해나가는 중이다.◇ 소장품 대중과 공유, 금융기능 얹어 미술품 신탁 도전
하트원은 2022년 문을 연 복합문화공간으로 개방형 수장고의 콘셉트를 지닌 곳이다. 하나은행의 컬렉션을 토대로 주기적인 기획전시를 열어 전시품목을 순환시키고 있다. 작품을 수장고 스타일의 전시공간에 배치해 관람객들이 감상할 수 있게 만들었다.
하트원에는 은행 소장품 전시 외에도 신진 작가들을 선정해 전시용 공간을 열어주고 있다. 또 전문적인 미술품 수장고 서비스, 아트 어드바이저리 서비스도 이곳에서 진행 중이다. 정종헌 하나은행 하나아트뱅크 팀장은 "하나은행이 보유한 미술품들 중 지점에 진열되지 않은 것들도 꽁꽁 감춰두기보다 대중들과 공유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하나의 거점은 삼성동 클럽원이다. '중견 또는 대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까지 이뤄지는 공간이다. 지난해 삼성동 클럽원에서 진행한 전시는 조성희 특별전, 전광영 특별전, 표컬렉션 특별전 등이 있으며 올해 들어서도 박미나 개인전을 진행했다. 오는 11월에는 갤러리호튼과 함께 중견작가 전시를 열 계획이다.
클럽원에서 열리는 전시는 하나은행의 미술품 신탁서비스와 직접 맞닿아있다. 하나은행은 미술시장의 투명화를 내세우며 미술품 신탁 사업을 런칭했다. 미술품 거래 시장은 일반 공산품을 사고팔듯 가격이나 거래구조가 투명한 곳이 아니다. 정해진 가격체계가 없기 때문에 거래 과정에서 분쟁의 소지도 많다.
정 팀장은 "미술품 신탁을 활용해 미술품을 거래하게 되면 은행의 에스크로 기능을 통해 투명한 거래 환경에서 안전하게 매매대금을 집행할 수 있다"며 "상품의 구조는 부동산 처분신탁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미술품 신탁 사업 절차를 보면, 은행에서 전문 기획사를 엄선하고, 전시 예정인 품목들의 리스크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전시가 열린 후 구입의사가 있는 고객과 은행은 신탁계약을 맺게 되며, 기획사와 삼자 계약의 형태가 형성된다.
은행은 결과적으로 전시기획 주체와 고객을 중개하는 역할을 한다. 거래가 성립되면 작품 구입비용을 은행이 고객으로부터 받아 기획사에 전달한다. 그 중 일부는 신탁 수수료의 형태로 은행이 받는 구조다. 하나은행은 신탁수수료 전액을 신진작가 후원 기금으로 활용하고 있다.
정종헌 팀장은 "은행이 구매를 대행하는 것이므로 해당 거래의 리스크를 은행이 지는 구조"라며 "미술시장에서 발생 가능한 리스크나 불합리한 구조를 이 신탁상품으로 보완하겠다는 취지 하에 지난해부터 신탁 상품을 출시했다"고 말했다.
◇ 자산가 미술품 관심 확인…브랜딩 전략 방향 '아트'로 설정
하나은행이 아트뱅크 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은 미술품 자산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을 확인하면서다. 주로 초기에는 VIP 고객들의 미술품 거래 수요를 확인했고 VIP 고객 대상 아트 브랜드 구축에 힘썼다.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은행 전체의 브랜딩 전략의 방향을 '아트'로 설정한 상태다.
하나은행의 아트뱅크 사업은 대규모 후원, 기획전시, 미술품 신탁, 수장고 서비스, 아트 어드바이저리 서비스 등이 유기적으로 구성된 형태다. 나아가 미술 시장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품고 있다. 하나은행은 은행 내에 아트뱅크사업 전담 인력으로 5명을 배치하고 있다.
정 팀장은 "브랜드에 특정 이미지를 각인시킴으로써 신규 고객 유입을 꾀하는 것을 통상 브랜딩 전략이라고 한다"며 "자산가들에게 아트 영역에 있어서 최고의 금융사로서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히 하는 것이 하나은행의 전략적 목표"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에스앤크리에이트컬처, 에이씨피스포츠출발조합 첫 투자처 '낙점'
- 엔솔바이오사이언스, 100억 투자 유치…넥스트 물질 박차
- [i-point]신테카바이오, TPD 전문 나스닥 상장사 공급계약
- [i-point]티로보틱스, '3000만불 수출 탑' 수상
- 롯데칠성음료, 생산본부 '세대교체'…효율화 '가속'
- [2024 이사회 평가]SPC삼립, 활발한 이사회 속 아쉬움 남긴 '구성'
- [2024 이사회 평가]화승엔터프라이즈, 준수한 '참여도'…경영성과 '발목'
- [2024 이사회 평가]현대홈쇼핑, 소위원회 다양성 '강점'‥실적 개선은 과제
- 오리엔트바이오, 탈모약 '경피제→주사제' 임상진입 총력
- '매출 1조' FRL코리아, 롯데쇼핑 '배당·지분법이익' 효자
서은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유원골프재단, 프로 골퍼들 잇단 기부 행렬
- 화랑협회장, 도형태 갤러리현대 대표 재출마 가능성
- 한국화랑협회, 회장선거 후보등록 한달여 앞으로
- [미술품 감정 사각지대]진위 감정 논란의 핵심 '프로비넌스'
- [CEO를 사로잡은 예술]구혜원 푸른그룹 회장 "한국은 아트주얼리 강국"
- 미술진흥법 도입한 문체부, 미술품 과세체계 점검
- 더프리포트, UAE 정부와 미술품 수장고 건설 논의
- '반쪽짜리' 작품 감정서
- [미술품 감정 사각지대]시가평가 기반 담보대출 관심…금융권 정책변화 주시
- [Gallery Story]아라리오뮤지엄, '인물화'로 돌아온 안지산 개인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