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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4]'후발 주자' 농협은행 뉴욕지점…시행착오 끝, 도약 준비⑨2013년 개설로 역사 10여년 불과…포트폴리오 다변화 작업 중

뉴욕(미국)=이기욱 기자공개 2024-11-08 08:59:18

[편집자주]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6일 09: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은행은 국내 은행들 중 글로벌 사업의 후발 주자 위치에 있다. 뉴욕지점 설립 시기도 2010년대로 타 은행들과 시기적으로 큰 차이가 난다.

글로벌 사업 경험이 부족한 만큼 한동안 시행착오의 시기도 겪었다. 현지 금융당국의 자금세탁 관련 규제로 최근에서야 정상적인 영업 활동에 나설 수 있게 됐다.

현재 농협은행 뉴욕지점은 도약을 위한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여러 사업 분야를 경험하고 농협은행만이 강점을 발휘할 수 탐색, 육성시켜 나갈 예정이다.

◇2017년 자금세탁 규제 리스크 직면…정상화 후에도 안정성 최우선

2013년 개점한 농협은행 뉴욕지점의 역사는 약 10년이다. 타 국내 은행의 뉴욕지점들과 비교해 적게는 20년 많게는 50년 가까이 업력에서 차이가 난다.

진출 시점이 늦은 만큼 발 빠른 사업 확장을 노렸으나 개점 후 4년이 채 지나지 않아 제동이 걸렸다. 2017년 1월 미국연방제도로부터 자금세탁방지법을 준수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시정명령을 받았다.

크게 △현지 영업점에 대한 본국의 관리·감독 허술 △현지 금융거래 감시 체계 미비 △준법감시인 규모 및 역량 미달 등 크게 3가지 사항이 지적됐다. 농협금융지주와 농협은행 전체적으로 글로벌 사업 경험이 미숙한 상태에서 일종의 시행착오를 겪었다.

박영훈 농협은행 뉴욕지점장은 "장기적으로 볼 때 일종의 백신을 맞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처음 경험하는 뉴욕 시장에서 영업을 올곧게, 바르게 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운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오랜 기간 수업료를 지불했지만 덕분에 시장에 맞는 시스템을 갖췄고 이제는 성장할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농협은행 뉴욕지점은 약 3년이 지난 2020년 후반에 들어서야 조금씩 영업 정상화 흐름을 보였고 2021년 규제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오랜만의 정상 영업이었지만 무리한 자산 성장을 노리지는 않았다.

2021년말 1억2600만달러(약 1700억원)였던 여신 총액은 이듬해말 2억4300만달러, 작년말 4억4500만달러로 늘어났다. 애초 총액 규모가 작아 증가율이 높게 나타났을 뿐 총액은 타 은행 지점들 대비 4배 이상 작다.

정기적인 자산 증대 흐름을 이어가되 그 규모에 맞춰 인적, 물적, 시스템적 관리 수준을 향상시켜나가는데 힘을 쏟고 있다. 여전히 많은 인력과 자본을 내부통제 및 리스크관리 시스템 고도화에 투입 중이다.

◇신재생·LNG·데이터센터 등 여러 산업 경험…연내 자체 조달 50% 목표

농협은행 뉴욕지점은 현재 도약을 위한 준비의 시간을 갖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사업들을 두루 경험해보고 농협은행이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을 탐색해 나가고 있다.

현재 농협은행 뉴욕지점에는 본국파견 주재원 7명과 현지직원 14명을 합쳐 현재 21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여신과 무역금융, 자금조달을 담당하는 영업 부분 팀과 컴플라이언스, IT, 정보보안 업무를 수행하는 영업지원팀으로 구성돼 있다.

IB 부문 역량을 강화하는 국내 은행 뉴욕지점들의 트렌드는 농협은행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6월말 기준 여신의 약 65% 정도를 신디케이트론이 차지하고 있다. 다만 세부 분야에서는 다양화를 시도 중이다.

박 지점장은 "IB여신은 인프라 사업을 중심으로 추진하되 한 분야에 편중되지 않도록 포트폴리오 최적화에 힘쓰고 있다"며 "풍력, 태양열 등 신재생에너지와 LNG 터미널 등 ESG에 중점을 둔 인프라 사업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데이터센터, 기숙사 건설 등 여러 가지 사업을 알아가는 과정이고 제조업도 알아가는 과정"이라며 "농협은행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나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조달 부문 역시 아직 개선의 과정에 있다. 각 은행의 뉴욕지점들은 추가 수익원 역할뿐만 아니라 달러 조달 창구 역할의 기능도 겸한다. 하지만 농협은행의 뉴욕지점은 아직 절반 이상을 한국 조달에 의존하고 있다. 과거 전액을 본점에 의존했던 것보다는 개선됐지만 달러 조달 창구로서 역할은 부족하다.

박 지점장은 "조달 역시 대출과 마찬가지로 레코드를 계속 쌓아 나가야 한다"며 "올해말까지 조달 50%를 현지에서 할 예정"이라곱 밝혔다. 이어 "향후에는 100%까지 현지 조달 비중을 올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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