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오젠 ‘제형변경’ 플랫폼 줌인]차세대 기전 TPD까지 뻗은 확장성, 독성 개선 데이터 '촉각'②수여개 제약사와 MTA 체결, ADC 잇는 기대감…부작용 낮추기 '관건'
김성아 기자공개 2024-11-15 09:22:43
[편집자주]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보유한 빅파마는 필연적으로 특허 만료로 인한 바이오시밀러의 도전에 직면한다. 이에 대비하는 한 가지 방안은 제형변경. 알테오젠은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피하주사(SC) 제형 변경 플랫폼 ‘하이브로자임’을 보유하며 빅파마의 파트너사로 부상했다. 미국 할로자임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다. 미국 머크(MSD)에 이어 다이이찌산쿄까지 손잡은 알테오젠의 SC 플랫폼 경쟁력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4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다이이찌산쿄와의 '엔허투' 피하주사(SC) 제형 개발 계약은 전 세계 최초 항체-약물접합체(ADC)와의 파트너십이라는데 의미가 있다. 이번 개발이 성공한다면 투약 편의성 제고뿐 아니라 ADC가 지닌 고질적인 독성 문제도 해결하는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알테오젠은 이번 ADC SC 개발을 시작으로 ‘하이브로자임(개발명 ALT-B4)’의 영역을 넓혀나간다. SC가 ADC가 가진 독성 부작용을 해결한다면 다른 모달리티에도 활용할 수 있는 단초가 생기기 때문이다. 알테오젠은 표적단백질분해치료제(TPD) 등 SC 제형 적용 모달리티를 더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복잡한 ADC 제형 변경 도전…선제적 기술 마련
알테오젠이 최근 다국적 제약사 다이이찌산쿄와 ADC 항암제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의 SC 제형 개발 및 판매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건 'ALT-B4'의 플랫폼으로써의 경쟁력을 입증하는 상징성이 있다.
머크 키트루다의 SC 제형 파트너십을 통해 항체 치료제에 대한 ALT-B4의 플랫폼 경쟁력을 확인한 데 이어 ADC라는 모달리티까지 가능성을 타진하는 출발점이 됐다. 엔허투는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ADC 치료제로 지난해만 3조57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할 정도로 엔허투와의 공동개발이라는 이름값도 상당하다.
이번 계약은 당연히 세계 최초 ADC SC 개발이라는 의미가 붙는다. 국내는 물론 해외서도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약물 투여 방법은 정맥주사(IV), 근육 내 주사, 유리 체강 내 주사, 흡입 등 다양한 경로가 있지만 ADC는 아직 IV 형태로만 승인됐다. 이번 개발에 성공하면 알테오젠은 ADC SC 가능성을 세계 최초로 증명하게 된다.
그간 ADC 약물이 IV 제형으로만 개발됐던 건 강한 독성 때문이다. ADC는 항체, 페이로드, 링커로 구성된다. 항체가 암세포를 찾아가는 역할, 페이로드가 암세포를 죽이는 역할, 링커는 이 둘을 결합하는 역할이다.
가장 중요한 구성 요소가 바로 페이로드인데 독성이 너무 강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ADC는 최대 치료 효과를 낼 수 있는 용량에 비해 투약량을 줄이고 정확한 용량을 투여할 수 있는 IV 제형을 선호했다.
SC 제형 개발이 항체 치료제 대비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SC 제형은 IV 제형 대비 투여 시간이 5~10분으로 매우 짧다. ADC의 경우 복잡한 구조로 인해 항체 치료제와는 다른 제형 변경 방법이 필요했다. 단순 SC 투여 시 환자마다 흡수 속도가 달라지는 점도 부작용 관리에 어려움으로 작용한다. 알테오젠은 이 지점에 대한 해법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단일 항체 치료제와 달리 ADC는 각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며 “알테오젠의 경우 해당 부분을 복합적으로 고려한 개발 방식을 찾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앞서 알테오젠은 10월 히알루로니다제 투입량 조절 방식을 담은 ADC SC 관련 국내 우선권을 출원한 바 있다. 엔허투 ADC SC 개발과는 큰 관련이 없지만 ADC SC 개발에 있어 선제적인 기술 마련을 해온 셈이다.
◇독성 극복 과제, 개발 성공 시 TPD 등 모달리티 확장 가능성도
ADC SC 개발은 가능성도 과제도 부작용에 있다. 임상 현장에서 강력한 독성을 가진 페이로드가 피하에 주사됐을 시 주사 부위 피부에서 일어나는 독성 반응이 문제가 된다. 또 IV 대비 생체이용률이 감소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알테오젠은 부작용을 히알루로니다제를 활용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ALT-B4는 단순 SC 변경 플랫폼과 달리 히알루론산 분해 효소인 인간 히알루로니다제를 활용한다. 피하 조직에 보호막 역할을 하는 단백질 히알루론산 층을 분해해 약물의 흡수와 확산을 용이하게 하는 원리다.
히알루로니다제로 인해 ALT-B4는 IV보다는 Tmax(약물 투여 후 혈중농도가 최고치에 도달하는 시간)가 느리지만 일반 SC보다는 빠르게 만들 수 있다. 피부 독성 반응이 나타나기 전에 림프계에 흡수되면서 피부 독성 반응 가능성을 낮춘다는 복안이다.
낮아진 생체이용률은 오히려 고용량 ADC를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히알루로니다제가 섞이면서 기존 ADC의 생체이용률은 낮아질 수 있지만 강한 독성 때문에 일부러 용량을 낮췄던 ADC의 용량을 높일 수 있다는 논리다. 고용량 ADC의 등장은 치료 지수를 높이면서 기존 ADC의 적용 병기를 당길 수 있는 가능성도 제시한다.
독성 부작용을 해결하게 되면 ALT-B4의 활용법은 더 늘어난다. 가장 주목받는 모달리티가 표적단백질분해제(TPD)다.
TPD는 표적에 도달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고농도의 약물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있다. 이를 SC 제형으로 변경했을 때 고농도 약물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은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알테오젠은 12일 진행한 애널리스트 대상 기업설명회에서 ALT-B4의 TPD 확장 가능성을 제시했다. 실제로 현재 5~6개의 다국적 제약사와 공동연구 단계 물질이전계약(MTA)을 체결했으며 개발 계약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어떤 제약사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ADC에 이어 차세대 모달리티로 부상하는 TPD까지 확장 가능성을 타진하고 나머며 플랫폼 확장으로서의 가치를 부각하고 있다.
전태연 알테오젠 사업전략 부사장은 더벨과의 통화에서 "이번 ADC SC 개발이 성공한다면 시장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후발 ADC 치료제들은 물론 다른 모달리티와의 협업 가능성 역시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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