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MG손보 인수 참여 가능성 현재 '제로' 본연 기능 저하와 주주 가치 훼손 우려…"투자 의사 없고 검토 안 해"
이재용 기자공개 2024-12-02 12:49:50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8일 07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BK기업은행의 MG손해보험 인수 참여는 실현되지 않을 전망이다. 정치권 압박에 인수 참여 후보군으로 대두됐지만 기업은행은 MG손보에 투자할 의사가 현재로서는 없다. 실질적인 검토도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애초 부실금융기관인 MG손보에 투자하라는 정치권의 주문이 무리수였다는 의견이 나온다. 은행의 설립 취지인 중소기업 지원 여력을 저하할뿐 아니라 상장사로서 주주가치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정치권 압박에 입장 번복 되풀이…실질적 검토는 없었다
IBK금융 고위 관계자는 27일 더벨과의 통화에서 MG손보 인수 참여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고 의사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기업은행의 참여 여부가 MG손보 매각전 판도를 결정할 것이라는 세간의 관측과 배치되는 사실이다.
기업은행의 MG손보 인수 참여 가능성이 거론된 건 국정감사 때부터다. 지난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에서 MG손보 인수와 관련해 '투자나 공동출자를 검토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김형일 전무이사가 긍정적으로 대답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김 전무는 "부실금융기관 정리를 통한 금융시장 안정에 기업은행이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은행장과 상의하고 금융기관과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기업은행이 공동출자나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이후 기업은행의 MG손보 인수 참여에는 실질적인 진전이 없었다. 정치권의 압박과 기업은행의 표면적인 입장 번복만 되풀이됐다. MG손보 매각을 주도하는 예보에서도 기업은행의 참여를 기대하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예보 관계자는 "기업은행의 검토가 계속되고 있다는 건 예보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며 "진행 여부를 결정해야 예보도 지원할 수 있어 입장 정리를 요청했으나 국감 이후 기업은행 측에서 별다른 액션이 없다"고 설명했다.
은행 안팎에선 MG손보에 대한 김 전무의 국감장 발언이 확대 해석돼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초 인수 의사를 표명한 게 아닌 국책은행 역할에 대한 원론적인 답변이었다는 것이다.
◇정책금융 기능 저하 우려…주주가치 관점에서도 부적합
기업은행에 MG손보 인수 참여를 주문한 게 애초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계속 나온다. 기업은행은 정책금융기관이지만 그 본연의 기능이 중소기업 지원과 육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부실금융기관 정리와는 거리감이 있다.
만약 인수 참여가 현실화할 경우 본연의 기능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 MG손보 정상화를 위해서는 1조원가량이 투입돼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예보 지원 자금과 기업은행의 투자자 참여를 고려하더라도 수천억원을 분담해야 한다.
기업은행의 재원 누수는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 여력 감소와 직결되는 문제다. 경기 침체로 기업은행의 정책금융 규모 및 금융안전판 역할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재원 낭비로 비춰질 수 있다.
무엇보다 기업은행은 상장사다. 최대 주주는 정부지만 일반 주주의 이익에도 부합하는 의사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기업은행의 MG손보 투자는 당장의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파이낸스
-
- [2025 금융 Forum]"저축은행·상호금융 감독정책, 건전성 지표 연계 강화"
- [2025 금융 Forum]"금융시스템 안정과 금융소비자 신뢰 제고에 집중"
- 부산은행, 케이뱅크와 맞손…수도권 전략 JB 따라간다
- 페퍼저축은행 이사회서 빠진 그룹 '창업자'
- [SBI캐피탈은 지금]출범 2년 만에 '플러스' 전환…비우호적 환경 속 선전 비결은
- [보험사 생크션 리스크]한화생명, 기관제재 가장 많아...잇단 감시강화 빛 볼까
- [중견·중소 보험사는 지금]IFRS17로 수혜 누린 흥국화재…당국 가이드라인 영향은
- [금융지주 경영승계 시스템 변화]우리금융, 계열사 CEO 검증 '석세션 프로그램' 실효성은
- iM캐피탈, '은행 출신' 이창우 전무 선임 배경은
- [보험사 생크션 리스크]교보생명, 줄어드는 제재...판매정책·감시강화 성과
이재용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2025 금융 Forum]"금융시스템 안정과 금융소비자 신뢰 제고에 집중"
- [금융권 AI 빅뱅과 리스크]하나은행, '지속 가능한' AI 활용 꿈꾼다
- [금융권 AI 빅뱅과 리스크]기회와 위기 공존하는 'AI 시대'
- 김병환 금융위원장 "은행 금리 개입 조심스럽게"
- [Sanction Radar]모아저축, 책무구조도 제출 앞두고도 내부통제 '곳곳' 허점
- 기업은행의 가화만사성
- 우리금융, 동양·ABL생명 딜 변수는 '금융위 재량권'
- 야당 대표의 이례적 은행장 소집에 예견된 긴장감
- [Policy Radar]가상자산 2단계 입법 속도…본격 논의 시작
- 기업은행, 자본비율 목표치 일괄 상향한 까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