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인사 풍향계]'깜짝 등판' 이환주 국민은행장 후보, 전임과의 차이점은은행과 지주에서 CFO 맡아…전임자들과 달리 영업그룹장 코스는 생략
조은아 기자공개 2024-12-02 12:48:38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8일 13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가 KB국민은행으로 금의환향한다. 예상을 깨고 깜짝 발탁되면서 국민은행의 여덟 번째 행장이 될 예정이다. 내년 임기 반환점을 도는 양종희 KB금융 회장의 색깔을 본격적으로 보여주기 시작했다는 평가다.전임보다 2살 많다는 점, 계열사 대표 출신으로 은행 및 지주를 3년 가까이 떠나있었다는 점 등을 보면 관행을 깬 인사다. 다만 막판 재무 쪽에서 경영 수업을 받았다는 점은 전임들과의 공통점이다.
◇'경영기획그룹장→영업그룹장→은행장' 공식 깨졌다
이환주 후보는 1964년생으로 이재근 행장(1966년)보다 나이가 많다. 국민은행 안팎에서 1964년생인 그가 KB라이프 대표를 마지막으로 일선에서 물러날 수도 있을 것으로 봤는데 예상이 빗나갔다. KB금융이 전임보다 나이가 많은 인물을 새 행장 후보로 선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은행이 정상화된 윤종규 전 회장 이후 국민은행장을 지낸 인물은 허인 전 행장과 이재근 행장 두 명이다. 허 전 행장과 이재근 행장은 모두 취임 당시 57세였다. 이 후보는 올해 61세다. 역대 행장 가운데 취임 당시 나이가 가장 많았던 인물은 윤종규 전 회장으로 행장을 겸임하기 시작했을 당시 나이가 60세였다. 이 기록을 이 후보가 깼다.
재무 쪽에서 주요 경력을 쌓았다는 점은 공통점이다. 허인 전 행장, 이재근 행장, 이환주 후보 세 사람 모두 국민은행에서 경영기획그룹장을 지낸 경험이 있다. 경영기획그룹은 재무 업무를 총괄하는 곳이다.
이 행장과 이 후보의 경우 1년가량 지주에서 재무총괄(CFO)을 지냈다는 점 역시 같다. 이재근 행장은 2017년, 이환주 후보는 2021년 지주에서 CFO를 지냈다.
KB금융은 전임 회장 시절부터 계열사 대표로 중용될 가능성이 높은 핵심 인물을 CFO로 선임해왔다. 재무 쪽 식견을 쌓고, 그룹 업무 전반을 보는 시야도 얻으라는 취지에서다. 이환주 후보 역시 일찌감치 내부에서 핵심 인재로 분류된 만큼 막판에 재무 쪽에서 경력을 보완했다.
보통 국민은행 내부에선 경영기획그룹장을 거쳐 영업그룹 부행장에 오르는 게 '은행장 코스'로 여겨진다. 실제 허인 전 행장과 이재근 행장은 경영기획그룹을 거쳐 영업그룹 부행장에 올랐고 다음에 행장으로 선임됐다. 반면 이 후보는 영업그룹 부행장을 지낸 적은 없다. 대신 은행에서 지주로, 지주에서 다시 계열사로 이동하며 한층 폭넓은 경험을 쌓았다.
이 후보는 영업 관련 경험도 많은 만큼 영업 현장에 대한 이해도도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통찰력과 함께 작은 숫자 하나까지 놓치지 않는 예리한 시각도 강점이라는 평가다. 함께 근무했던 직원들 사이에서 신망도 매우 두텁다. 격식을 따지지 않으며 친화력도 좋은 편이다.
출신은행을 살펴보면 이재근 행장과 이 후보 모두 주택은행(2001년 국민은행과 합병) 출신이다. 허인 전 행장의 경우 장기신용은행(1998년 국민은행에 합병) 출신이다.
◇KB라이프 출범과 안착 이끌어
일찌감치 차세대 리더로 꼽혔지만 이번 선임 과정에선 KB라이프에서 보여준 경영 성과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쉽지 않은 자리에 보내졌는데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하고 복귀한 셈이다.
이환주 후보는 KB라이프의 초대 수장이다. 전신인 KB생명보험 대표에 올라 푸르덴셜생명과의 통합 법인 출범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2022년 전신인 KB생명 대표에 취임해 푸르덴셜생명과의 합병 기반을 다졌다. 이 시기 두 회사의 임직원 간의 교류나 합병법인명 준비 등을 이 후보가 주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통합 KB라이프 대표에 올라서는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 양사의 물리적, 화학적 결합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KB라이프는 이환주 체제에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연간 순이익은 통합 전 두 회사의 단순 합산치보다 90%가량 증가했다. KB금융의 비은행 수익성 제고에 크게 기여했다.
생보사의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요양 사업도 본격화했다. 지난해 9월에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요양사업 전문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에 대한 자회사 편입을 승인받았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2016년에 KB손해보험이 세운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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