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사회 평가]실적 대비 미흡한 에스티팜 이사회, 전반적 개선 작업 실시구성·견제기능 개선 필요성…자발적 소위원회 설치 '긍정적'
정새임 기자공개 2024-12-11 08:19:19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3일 08:0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몇 년 새 에스티팜은 기록적인 성장으로 동아쏘시오그룹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원료의약품 사업의 체질개선이 성장 본궤도에 오르면서 이사회도 정비를 거듭하는 중이다.비록 아직 이사회 구성이나 견제기능이 미비한 편이지만 자발적으로 소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객관성과 투명성 확보에 힘쓰고 있어 긍정적인 개선이 기대된다.
◇사내이사 중심 이사회 구성, 견제기능 미흡
THE CFO가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실시한 '2024 이사회 평가'에서 에스티팜은 255점 만점에 94점을 받았다.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보고서 등을 참고해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총 6대 공통지표를 기준으로 이사회 운영 및 활동을 분석한 결과다.
5점 만점에서 가장 높은 평균을 기록한 수치가 2.4점에 불과했다. 2점대에 올라선 부문이 단 2개에 그쳤고 나머지 4개 부문은 1점대에 머물렀다. 이사회 전반적으로 개선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특히 취약한 부문으로 구성과 견제기능이 꼽혔다. 구성 부문은 총점 45점 만점에 15점을 받아 평균 1.7점을 기록했다. 견제기능 역시 45점 중 13점으로 평균 1.4점을 받았다.
에스티팜은 동아쏘시오그룹의 원료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자회사다. 과거에는 그룹 내 존재감이 약했지만 화학합성의약품 원료에서 새로운 모달리티로 꼽히는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올리고)로 전환하며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그룹 내에서 가장 큰 폭으로 매출이 성장했고 만성 영업적자를 탈피했다. mRNA 등 올리고를 기반으로 한 치료제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에스티팜의 성장 기대감도 덩달아 커졌다.
하지만 성장 속도만큼 이사회 개선이 따르진 못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3월 기준 에스티팜 이사회 구성원 수는 5명에 불과했다. 오너가 이사회에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사내이사가 과반이 넘고 대표이사가 의장을 맡는 구조다. 이사회 구성원도 남성, 50대 이상으로 분포돼 다양성에 아쉬움을 남겼다.
긍정적인 부분은 자발적으로 소위원회를 설치했다는 점이다. 자산 2조원 미만인 에스티팜은 상법에서 규정하는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 의무 설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지난해 사추위와 평가보상위원회를 설치했다. 사외이사 독립성을 강화하고 임원 보수 결정 과정에서 객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자 했다.
물론 소위원회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개선해야 할 부분도 있다. 이사 수가 적고 사외이사가 2명에 불과한 탓에 사내이사이자 대표이사가 소위원회 구성원에 올랐다. 위원장은 사외이사가 맡고 있다.
견제기능 부문에서는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부적격 임원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 등이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다. 그 외 사외이사에 대한 충분한 교육 실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개, 사외이사 후보 풀에 대한 정기적 관리활동, 소위원회의 활발한 활동 등이 개선 과제로 꼽혔다.
◇ESG등급 'A'로 상향…실적 바탕으로 이사회 개선 중
비교적 높은 점수를 기록한 부문은 경영성과와 평가개선프로세스였다. 각각 평균 2.4점, 2.1점을 기록했다.
평가개선프로세스는 이사회 활동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지 않고 있거나 미공개 상태로 관련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으나 ESG 등급이 A등급으로 우수했던 영향을 받았다. 2022년 B+에서 지난해 A등급으로 상승했다. 역시 A등급이었던 2021년과 비교해도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2021년에는 환경 부문에서 B+를 받았던 반면 지난해에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 모두 A등급을 기록했다.
경영성과 부문에서는 실적 성장이 뚜렷했다.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모두 KRX300 비금융기업 평균치를 크게 상회해 5점 만점을 받았다. 핵심 투자지표인 주가순자산비율(PBR)도 평균치 20%를 웃돌았다. 재무건전성 지표 중 하나인 부채비율도 74.57%로 우수했다.
다만 올리고 원료 생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투자가 지속되면서 차입 규모도 덩달아 커졌다. 순차입금/EBITDA, 이자보상배율이 KRX300 비금융기업 평균치보다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됐다.
본격적으로 성장가도를 달리고 글로벌 빅파마와의 계약을 위해 에스티팜은 이사회 독립성과 투명성을 보다 강화하는 행보를 보인다. 지난해 사추위와 보상위원회 2개 소위원회를 설치한데 이어 올해는 감사위원회를 추가 설치했다. 사외이사를 과반 이상으로 늘리는 등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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