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ADC' 리포트]제약 유일 '톱티어' 앱티스, 확장성 강점 '동아' 시너지 관건⑤항체변형 없어 다양한 페이로드 빠른 적용 가능, 내년 동아 항체로 프로젝트 시작
정새임 기자공개 2024-12-10 09:50:22
[편집자주]
항체약물접합체(ADC)를 겨냥한 K-바이오에 대한 시장 주목도가 높다. '엔허투'를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관심이 높아진 글로벌 ADC 시장에서 기술력으로 중무장한 국내 바이오텍들이 '기술이전' 딜 등을 통해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빅파마와의 딜을 체결한 리가켐바이오를 비롯해 국내 바이오 맏형격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까지 저마다 각자의 방식대로 전략적 투자 및 협업으로 역량을 키우고 있다. 더벨은 ADC로 향하는 열차에 탑승한 K-바이오의 전략을 차례로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9일 14: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ADC에 있어 강자는 바이오텍에 있다. 유한양행, 한미약품 등 R&D에 열중하는 제약사들조차 ADC 파이프라인은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다. 이미 늦었거나 엄두를 못내거나.이런 상황에서 동아에스티의 공격적인 확장전략은 주목을 받을만했다. ADC의 핵심 기술인 링커를 무기로 한 앱티스를 동아쏘시오그룹이 인수합병(M&A)하는 결단을 내리면서다. 앱티스를 활용한 동아에스티의 ADC 확장전략 그리고 에스티팜, 에스티젠바이오 등 동아쏘시오그룹 계열사들과 시너지가 관건이다.
◇간단하면서 안정적인 3세대 링커 '앱클릭' 강점
앱티스는 ADC의 3요소인 항체-링커-톡신(페이로드) 중 링커 개발에 주안점을 뒀다. 링커는 항체와 페이로드를 연결하는 물질로 항체가 종양 항원과 만날때 페이로드를 분리시켜 암 세포를 공격하도록 한다.
정상세포가 아닌 암세포에서만 분해될 수 있도록 링커가 안정적이어야 한다. 항체가 고유 물성을 손실하지 않도록 변형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항체의 어느 위치에 링커를 붙이느냐에 따라 효능도 달라진다.
링커는 비특이적 결합인 1세대에서 위치특이적 결합인 2세대로 넘어오며 안정성을 높였다. 1세대는 항체 서열 내 수많은 라이신이 존재해 링커가 다양하게 접합할 수 있다. 항체 1개당 페이로드 부착 개수를 나타내는 DAR(Drug Antibody Ratio)이 일정치 않아 불안정함을 띤다. 2세대는 항체 구성성분 중 시스테인에 결합해 2의 배수로 DAR을 구성, 비교적 균질한 ADC를 만들어내지만 특정 위치 결합으로 표적 발현율이 낮다.
최근 링커 개발은 3세대를 향한다. 1세대와 2세대 단점을 보완한 위치특이적 결합으로 항체 엔지니어링을 통해 특정 위치에 변이를 일으켜 해당 부분에 페이로드를 결합시킨다. 일정한 수의 페이로드를 특정 위치에만 결합하도록 해 높은 안정성을 꾀한다. 리가켐바이오, 앱티스, 피노바이오 등 국내 주요 ADC 업체들이 모두 3세대 링커를 개발했다.
앱티스가 개발한 3세대 링커 강점은 항체 엔지니어링을 거치지 않고 위치특이적 결합을 가능케 했다는 데 있다. Fc결합 펩타이드를 이용해 자연 항체에 존재하는 라이신 중 248번과 반응하는 화학기능단을 위치시켜 페이로드의 선택적 결합을 이끈다. 높은 수율을 내는 간단하면서도 견고한 2~8까지 정밀한 DAR을 조절할 수 있고 특수 페이로드도 접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명 '앱클릭' 플랫폼으로 반감기에 따라 스탠다드와 프로 두 가지로 구성했다. 스탠다드는 약물 반감기를 조절하는 수용체 FcRN 결합부위가 없어 반감기가 짧고 프로는 FcRN과 결합해 상대적으로 반감기가 길다. 반감기가 짧은 스탠다드는 암 동반진단 혹은 방사성물질을 탑재한 신규 치료제로 개발하는데 유리하다. 프로는 기존 ADC과 유사한 반감기를 지녀 고형암 ADC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다양한 확장성 속 기대주는 'ARC'…동아와의 협업도 구체화
다른 3세대 링커들이 페이로드에 따라 항체 엔지니어링을 진행해야 하는 반면 별도의 변형이 필요없는 앱티스는 그 어떤 바이오텍보다 활발히 다양한 페이로드를 붙여 가능성을 엿본다.
ADC에서 전통적인 세포독성항암제 외에도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를 접합한 'AOC(Antibody Drug Conjugate)', 면역을 활성화하는 페이로드를 부착한 면역자극항체접합제 'ISAC(Immune-stimulating Antibody Conjugate), 방사성물질을 접합한 'ARC(Antibody Radionuclide Conjugate)' 등이다.
한태동 앱티스 대표는 "앱클릭으로 DAR2, DAR4, DAR8까지 다양한 DAR을 정밀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검증했고 이중 페이로드도 구현이 가능했다"며 "다양한 모달리티로 차세대 블록버스터를 설계할 수 있는 원클릭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 자부한다"고 말했다.
그 중에서도 기대되는 조합은 ARC다. 방사성동위원소를 페이로드로 활용해 암세포를 사멸하는 방식이다. 저분자화합물이나 펩타이드를 방사성동위원소와 결합해 원하는 타깃으로 운반한 뒤 항종양 효과를 내는 RPT 치료제에서 한 발 더 나아간 형태다.
방사성의약품 전문 기업 셀비온과 ARC 공동연구 협업을 맺고 있다. 나아가 액티늄 기반의 ARC 개발 협업도 추진 중이다.
한 대표는 "기존 RPT는 PSMA(전립선 특이 세포막 항원)라는 펩타이드를 적용한 것이 있지만 향후에는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액티늄 기반 RPT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의 협업을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앱클릭의 확장성으로 앱티스와 협업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ADC 개발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이뤄지고 있고 차세대 ADC를 발굴하려는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새 모달리티를 활용해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노려볼 수 있다는 점에서다.
동아에스티가 앱티스를 인수한 이유도 시너지 효과를 노려볼 수 있다는데 있다. 동아에스티는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개발 성공 경험을 기반으로 본격적으로 항체의약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계열사로는 유럽 EU-GMP 인증 항체의약품 생산시설을 갖춘 에스티젠바이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등 항체에 결합할 새로운 페이로드와 링커를 만들 수 있는 에스티팜도 있다.
물론 인수 약 1년밖에 지나지 않은 현 시점에서 동아쏘시오그룹과의 시너지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부분은 없다. 그간 화학합성의약품 위주였기에 항체 기술을 고도화할 필요성도 있다.
지난 1년간 양사는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고 경영진을 재편하는 동시에 ADC 개발에 필요한 부분을 보강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항체 플랫폼 개발을 주도한 최형석 전 항체기술팀장을 영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올해 동아에스티의 어떤 항체로 ADC를 만들 것인지 선정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내년부터 양사는 본격적으로 ADC 개발 협업 과제를 진행해 임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역시 새로운 페이로드를 적용한 ADC 개발도 꾀한다.
한 대표는 "ADC가 일반 신약에 비해 개발 비용이 높은 터라 사전 항체 선정 과정에 많은 공을 들였다"며 "조만간 선정을 완료한 후 내년부터 앱티스가 후보물질 도출부터 전임상까지 디스커버리 단계를 주도하고 이후 임상개발 단계 및 기술수출(L/O)은 동아에스티가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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