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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그룹 기조 발맞춘 한섬, 정보접근성·평가 측면 '최상'이사회 평가 결과 외부에 공시, 2023년 역성장으로 경영성과서 감점 컸다

김슬기 기자공개 2024-12-06 07:14:09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2일 11:1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 내 패션 회사인 한섬은 '타임', '시스템', '마인', 'SJSJ' 등의 브랜드로 유명한 곳이다. 고가 브랜드 정책으로 매년 연결 기준으로 조 단위의 매출을 내고 있고 꾸준히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계열사기도 하다.

현재 한섬 자산규모는 별도 기준 2조원에 미치지 못하지만, 그룹 기조에 맞춰 이사회 경영을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정보접근성과 평가 개선 프로세스에서는 평균 4점대의 점수를 얻었다. 다만 이사회 구성뿐 아니라 2023년 역성장을 하면서 경영 성과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

◇ 소위원회는 충분, 구성은 아쉬움…정보접근성 4.5점 획득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6대 공통 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한섬의 이사회 운영 및 활동을 분석한 결과 255점 만점에 169점으로 산출됐다.


한섬의 이사회는 현재 김민덕 대표, 장호진(현대지에프홀딩스 대표)·박철규(해외패션부문장)·유태영(해외패션본부장) 사내이사, 전상경(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김칠구(신원 대표변호사)·이동신(법무법인 화우 고문) 사외이사 등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외이사의 비중이 42.8% 정도다.

현재 한섬의 이사회 구성은 3점을 받았다. 특히 이사회 의장을 김민덕 대표이사가 겸하고 있고 사외이사 비중이 작다는 부분에서 감점이 있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는 김민덕 대표가 포함되어 있어서 해당 부분에서도 3점을 받았다. 다양성 측면에서는 1점을 받았다.

그럼에도 자산규모가 2조원 미만임에도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보상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ESG 경영위원회 등 5개 소위원회를 구성했고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사회 역량 구성표(BSM)도 홈페이지에 충실히 기재하고 있어서 만점을 받았다.

가장 높게 평가된 항목은 정보접근성으로 4.5점이었다. 이사회 개별 이사회 활동 내용을 홈페이지와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에 충실하게 공시하고 있고 이사회 관련 내용도 자세했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등의 접근성도 우수했다. 중장기 주주환원정책 역시 올해 2월 처음 발표했다.

다만 사외이사 후보 추천경로가 명확하지 않고,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이 66.7%라는 점에서 일부 감점이 있었다.

다음으로 높게 평가된 항목은 평가 개선 프로세스로 4.1점이었다. 7개 문항 중 5개 문항이 5점이었다. 한섬의 경우 사외이사에 대해 내부 평가만 이뤄지고 있지만 평가에 대한 결과를 수치화해서 성실성·경영 및 윤리의식·리더십 및 주인의식 등 평균 점수를 모두 기재하고 있다. 재선임에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

한국ESG기준원(KCGS)의 종합등급 역시 A를 받으면서 외부 평가기관의 ESG 등급도 우수했다. 다만 이사회 평가 결과에 근거를 둔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외부에 나온 사업보고서나 기업지배구조보고서상으로 확인할 수 없는 만큼 1점을 부여했다.


◇ 2023년 실적 저조에 경영성과 최하위

한섬의 경우 참여도는 3.4점, 견제기능은 3.3점을 기록했다. 경영성과는 2.8점으로 평가지표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참여도의 경우 이사회 멤버들의 연간 출석률 100%를 기록하면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평균 안건통지-개최간 기간도 7일로 5점을 받았다. 다만 연간 이사회 개최 횟수가 6번이었고 감사위원회 역시 5번으로 THE CFO 평가상 각각 2점, 3점을 받았다. 지난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개최 내역도 없었다.

견제 기능의 경우 문항별로 양극단의 결과를 받았다. 이사회에서 최고경영자 승계 정책을 마련하고 있고 부적격 임원의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이 적절하게 마련돼 있었다. 내부거래도 별도의 소위원회가 이를 전담하고 있고 감사위원회도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어서 모두 5점을 받았다.

하지만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는 사외이사만의 회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회사 측은 "위와 같은 회의가 없는 상황에서도 사외이사들의 의사가 충분히 존중되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총주주수익률(TSR) 또는 주주가치 제고 성과에 따라 이사들의 보수가 지급되고 있진 않았다.


경영성과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컸다. THE CFO는 경영성과 부문을 투자, 경영성과, 재무건전성 등을 시장 평균치 대비 넘어섰는지 살폈다. KRX300 종목 중 비금융 기업의 평균치를 냈고 지표의 왜곡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 지표의 상·하위 10% 기업은 제외했다.

2023년 한섬의 연결 기준 매출은 1조5286억원, 영업이익 1005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0.9%, 40.3% 감소했다. 순이익 역시 810억원으로 32.9% 줄었다. 이 때문에 매출성장률, 영업이익 성장률, 자기자본이익률(ROE) 등에서 최하점인 1점을 받았다.

배당수익률은 3.92%를 기록했으나 주가가 2023년에만 26%가량 낮아지면서 TSR도 마이너스(-) 23.6%를 기록하면서 투자 지표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았다. 다만 재무건전성 측면에서는 부채비율 23.66%,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 0.2배, 이자보상배율 13.76배 등으로 모두 평균보다 뛰어나 5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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