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티브링크 road to IPO]현대모비스에 묶인 수익성, 몸값 한계주가수익비율 20배 상회 불구, 순이익 발목…저마진 사업 '아쉬움'
성상우 기자공개 2024-12-11 09:00:39
[편집자주]
모티브링크가 '친환경 차량용 변압기 사업'을 내세워 코스닥 출사표를 던졌다. 국내증시 불확실성이 어느 때 보다 높은 시점에서 이뤄지는 공모 행보라 흥행을 이끌지 주목된다. 모티브링크는 가정용 변압기 분야에서 내공이 쌓인 덕분에 2020년대 들어 전기차 부품으로 사세를 키울수 있었다. 탄탄한 고객사 네트워크와 50년간의 업력이 자랑으로 꼽힌다. 전방산업이 침체된 점과 수익성이 낮은 부분은 위험요인 중 하나다. 더벨은 모티브링크의 공모전략과 중장기 성장 청사진 등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4일 10: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티브링크는 가정용 변압기에서 자동차 변압기 분야로 사업영역을 시프트하고 있다. 이번 코스닥 행보 역시 신사업 확대 일환으로 추진되는 셈이다.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지만 공모 과정에서 악재는 도처에 깔려 있다. 전방산업 부진에 더해 연말 코스닥 공모주에 대한 투자자 관심은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다. 비상계엄령 선포와 해제로 국내 증시 불확실성이 높아진 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밸류에이션 과정에서도 주목도를 끌만한 몸값을 제시하진 않았다. 공모가 밴드 상단으로 쳐도 연매출 830억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주가수익비율을 20배 이상으로 끌어올렸지만 수익성이 낮았던 탓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모티브링크는 희망 공모가 밴드를 5600~6400원으로 제시했다. 총 주식 수 1239만358주를 적용하면 694억~793억원의 몸값을 제시했다.
당초 오는 5일부터 공모가 산정을 위한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금감원의 정정 요구에 따라 공모 일정을 다시 잡을 계획이다. 연말 증시 상황을 감안하면 상장 시점은 내년으로 밀릴 공산이 커졌다. 이번 딜의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공모가 산정엔 상대가치법 중 주가수익비율(PER) 방식을 택했다. 일반상장인 만큼 과거 실현 이익이 PER를 통한 공모가 산정의 기초 자료가 됐다. 적용 순이익으론 32억원을 반영했다. 올해 3분기까지 달성한 순이익(24억원)을 연간으로 환산한 수치다.
올해 3분기 기준 과거 12개월 실적(LTM)을 활용하지 않은 이유는 지난해 4분기의 순이익이 7억원대에 그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3분기 실적을 연환산한 수치를 적용하더라도 올해 4분기 순이익은 8억원대로 산정돼 큰 차이가 없지만 조금이라도 밸류에이션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피어그룹으로는 3곳(동일기연·상신전자·와이엠텍)을 선정했다. 밸류에이션 과정에 적용한 피어그룹 3곳의 평균 PER는 27.95배다. 단, 할인율을 적용한 실질 PER의 범위는 21.7배~24.8배다.
최종 직전 단계까지 선정된 영화테크는 PER가 6.61배였는데 비경상적 멀티플(10배 미만·50배 초과) 기준으로 걸러내면서 멀티플 하락을 막았다.
할인율(11.44%~22.51%)은 평균치보다 낮게 잡았다. 할인율 산정의 참고자료가 되는 ‘2023년 이후 코스닥 신규 일반상장법인의 평가액 대비 할인율’인 21.85%~33.63%보다 상·하단 각각 10%p 가량 낮춰 잡았다. 이를 통해 적용 할인율 상단 기준 PER를 25배 가까운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밸류에이션 방어를 위한 노력이 곳곳에서 이뤄졌지만 시가총액은 1000억원을 넘기지 못했다. PER 기반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가장 핵심 자료인 순이익이 높지 않았던 탓이다.
성장세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지난 2021년 430억원대였던 연매출을 지난해 830억원선까지 끌어올렸다. 2년 사이 두배 가까운 외형 성장은 코스닥 상장사 전체를 보더라도 흔한 케이스는 아니다. 2020년대 들어 수요가 늘어난 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차량용 변압기와 변압기 소자류 등을 납품하며 견조한 성장을 이어온 셈이다.
외형 성장세에 비해 수익성은 따라주지 못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매년 50억원 미만에 그쳤다. 이 기간 영업·순이익률은 2~5%대에 머물렀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순이익률로 4%대다.
업계에선 현대모비스에 의존적인 사업 구조에서 나온 태생적 한계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모비스는 매년 모티브링크 연매출의 80%대 비중을 차지하는 주력 고객사다. 2000년대 초반부터 협업을 이어오면서 모티브링크의 성장기를 이끌어왔다고도 볼 수 있는 고객사다.
대기업 그룹사향 매출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벤더사의 경우 협상력 측면에서도 자연스럽게 열위에 놓일 수밖에 없다. 마진 설정 과정에서 현대모비스측 그립에서 자유롭지 않았을 공산이 크다. 준수한 수준의 외형 성장을 이뤄왔지만 수익성 개선은 상대적으로 더딜 수밖에 없었던 배경으로 지적되는 대목이다. 상장 후 신사업 추진 과정에서 고객사 다변화를 이룰 수 있을지 여부에 시장 이목이 쏠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모티브링크 재무 총괄 임원은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오는 배경에 대해 “우리 사업 아이템의 특수성도 있다”며 “전기차에 들어가는 전력 변환장치가 원래 수익성 면에서 그리 높은 분야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전기차 시장 캐즘 국면도 영향이 있었다고 본다”며 “업황 변동성이 심해서 우리 목표치도 잡지 못하고 있다. 과거처럼 급성장이 오지 않을 것 같고 미국 트럼프 정부의 등장도 우호적이진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밸류에이션 수준에 대해서도 “아쉬운 게 사실”이라면서 “올해 실적이 좀 많이 떨어지다 보니 그런 (밸류도 낮게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엑시노스2500' 내년 Z플립 탑재 확정, 협력사 '활짝' 웃나
- [i-point]아티스트유나이티드 "주가조작 의혹 관련없다"
- 토모큐브, 산업 홀로토모그래피 진출 '디스플레이' 첫 계약
- [i-point]시노펙스, 베트남 초등학교에 정수 시스템 기증
- 유원골프재단, 프로 골퍼들 잇단 기부 행렬
- [Red & Blue]드림시큐리티, '구글 양자컴퓨터' 소식에 부각
- [i-point]한컴, AI 제품 출시 기념 광고 캠페인 개시
- [i-point]케이피에스 "유방암치료제 '너링스정', 누적 매출액 100억 돌파"
- [i-point]에이스엔지니어링, 지속가능경영유공 정부포상 수상
- LB세미콘, AI 서버용 전력반도체 프로젝트 진행
성상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i-point]아티스트유나이티드 "주가조작 의혹 관련없다"
- [i-point]바이오솔루션, 카티라이프 국내 3상 마무리 돌입
- [i-point]폴라리스세원, 폴라리스오피스 대상 100억 유상증자
- [모티브링크 road to IPO]현대모비스에 묶인 수익성, 몸값 한계
- ‘오너 코멘트’의 IR 효과
- [i-point]노을, 독일 진단랩 ‘림바크 그룹’ AI 혈액분석 솔루션 공급
- [Company Watch]케이엔에스, 1년새 뚝 떨어진 수익성 ‘고심’
- [i-point]케이웨더, '기후리스크 관리솔루션' 출시
- [i-point]신테카바이오, '데이터센터 임대' 신사업 추진
- [i-point]아티스트유나이티드 "임직원, 선행매매 연관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