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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EX 톺아보기] '닮은 꼴' 삼성전기·LG이노텍, 포트폴리오 고민 '확연'각각 패키지솔루션·광학솔루션 최대 투자, 신성장동력·다각화 고려 '변화 조짐'

유나겸 기자공개 2024-12-06 10:10:33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5일 08: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전자 부품 산업에서 유사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이로 인해 두 기업은 시장에서 자연스레 견줄 만한 대상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두 기업은 다른 사업 전략을 구사한다는 점은 설비투자(CAPEX)에 드러난다.

삼성전기는 컴포넌트부터 패키지솔루션까지 균형 잡힌 투자 전략을 통해 매출 구조 또한 비교적 고르게 분포돼 있다. 반면 애플 공급망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LG이노텍은 광학솔루션 사업에 집중 투자하며 모듈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LG이노텍은 애플 공급망을 기반으로 성장해 왔지만 최근 경쟁 심화와 효율성 검토로 투자 방향을 일부 조정하고 있다. 이와 달리 삼성전기는 주요 사업에 균형 있게 CAPEX를 배분하며 다각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기, 무게중심 '컴포넌트→패키지솔루션'…실리콘 커패시터 투자 변수

삼성전기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 말까지 누적 투자액은 4272억원이다. 삼성전기의 사업부문은 반도체기판 사업을 담당하는 패키지솔루션,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사업을 담당하는 컴포넌트, 카메라모듈 사업을 담당하는 광학통신솔루션으로 나뉜다.


삼성전기는 3분기까지 패키지기판 생산라인 증설에 약 2100억원(49.2%)을 투자했다. 컴포넌트 사업부문엔 1055억원(24.7%), 광학통신솔루션부문엔 177억원(4.1%)을 투입했다.

삼성전기는 3년 전까지만 해도 MLCC 등 컴포넌트 부문에 가장 많은 금액을 집중했다. 당시 전체 투자액 9274억원 중 컴포넌트 부문의 CAPEX는 약 5091억원(55%)이었다.

MLCC 증설이 마무리되자 삼성전기는 2022년부터 패키지솔루션 부문 투자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주요 사업 전반에 고르게 투자를 분배하며 균형 잡힌 성장을 추구한 셈이다.

최근 MLCC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는 '실리콘 커패시터' 양산을 앞두고 있는 만큼 관련 시장이 커지면 또다시 컴포넌트 부문의 CAPEX 비중이 커질 가능성도 높다.

업계 관계자는 "CAPEX는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실리콘 커패시터 관련 CAPEX가 증가하는 부분은 추후 시장 상황을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업부문별 매출액도 비교적 고른 편이다.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이 7조8018억원인데 이중 컴포넌트 매출이 3조3803억원으로 전제 매출의 43.3%를 차지한다. 광학통신솔루션부문과 패키지솔루션부문의 매출 비중은 각각 37.6%, 19%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 주요 사업부문의 매출이 비교적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며 "이는 CAPEX를 활용해 특정 부문에 편중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사업을 다각화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애플 의존' LG이노텍, 광학솔루션 투자 조정…사업 다각화 여부 주목

반면 LG이노텍은 삼성전기가 가장 적게 투자한 광학솔루션 부문에 전체 CAPEX의 65.1%인 3489억원을 배정하며 집중 투자하고 있다. 이는 LG이노텍이 애플에 카메라모듈을 납품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카메라모듈 사업을 감당하는 광학솔루션은 LG이노텍 매출의 82.6%(12조314억원)를 차지하며 사업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광학솔루션 올인 전략은 최근 인사에서도 드러났다. LG이노텍은 정기 임원 인사에서 광학솔루션 사업부에서만 4명의 승진자를 배출하며 이 부문 강화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또한 정기 인사 발표와 함께 내년 말까지 3759억원 규모의 광학솔루션 사업부 시설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CAPEX의 비중이 높은 만큼 매출 비중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광학솔루션의 매출 비중은 2021년 79.3%, 2022년 81.5%, 2023년 83.9%로 증가세를 보이며 삼성전기의 균형 잡힌 매출 구조와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다만 업계에서는 LG이노텍의 '올인' 기조가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카메라모듈 중심 사업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 3분기 말 LG이노텍의 전체 투자액은 5358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4161억원) 대비 62.2% 감소했다. 이는 광학솔루션 부문에 대한 CAPEX를 줄인 영향이 크다.

약 2년간 광학솔루션에 조 단위의 대규모 투자를 이어온 LG이노텍은 최근 중국 등 경쟁사가 등장하면서 애플 납품 경쟁이 심화되자 투자 효율성을 고려해 CAPEX를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약 2년간 광학솔루션에 조 단위로 투자를 했다"며 "수익성과 효율성을 고려해 CAPEX 규모를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전장부품 부문에 투입하는 CAPEX는 증가세를 보였다. 전년 동기 476억원에서 올해 831억원으로 확대된 이유는 내년 완공 예정인 멕시코 공장 증설 때문이라는 게 LG이노텍의 설명이다. 이는 전장부품 사업 확장을 위한 선제적 투자로 해석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광학솔루션 매출 비중과 CAPEX 비율이 가장 높다는 것은 LG이노텍이 애플 공급망을 확실히 잡고 있다는 의미"라며 "다만 공급 경쟁이 심화되면 LG이노텍도 다른 분야에 대한 CAPEX와 매출 비중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차량 통신, 조명, 센싱 등 모빌리티 부품 및 FC-BGA(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 등 AI·반도체 관련 부품 등 미래 육성사업을 중심으로 균형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이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육성사업 연간 매출 규모를 8조 이상으로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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