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코닉테라퓨틱스 IPO In-depth]자큐보는 시작일 뿐, 목표는 '합성치사' 저분자 항암신약김존 대표 주축으로 차현주 CSO와 김진성 CTO R&D 삼각편대
정새임 기자공개 2024-12-05 09:28:12
[편집자주]
IPO(기업공개)를 준비하는 바이오텍이 넘어야 할 관문은 기술성평가, 상장예비심사 뿐만이 아니다. 증권신고서를 통해 기업가치를 평가하고 공모가를 산정해 투자자들과 조율하는 과정도 거쳐야 한다. 얼마나 매력적인 회사인지 회사는 숫자로 입증해야 하고 투자자들은 정량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더벨은 바이오텍의 이 같은 상장 과정을 따라가며 성장전략과 위험요소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4일 08: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5년간 허가된 국산 신약은 단 37개. 제약사로는 27곳에 불과한 '명예의 전당'에 신생 바이오텍인 온코닉테라퓨틱스가 이름을 올린 건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자큐보'의 신약 허가로 온코닉테라퓨틱스는 개발 능력을 시장에 입증했다고 볼 수 있다.하지만 온코닉테라퓨틱스가 지향하는 '항암 신약 개발사'로 나아갈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개발 난이도가 남 다른데다 글로벌 빅파마 간 경쟁도 치열한 항암 분야에서 온코닉테라퓨틱스가 어떤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 이를 입증해나가는 건 온전히 온코닉테라퓨틱스의 몫이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현실가능성'에 방점을 두고 이를 실현해낼 수 있는 풍부한 연구진을 꾸렸다. 합성치사 항암제라는 차별점으로 빠르게 파이프라인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저분자 항암 신약 도전…LG·한미 출신 김존 대표 주축
온코닉테라퓨틱스는 P-CAB 기전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큐보로 단숨에 국산 신약을 보유한 기업으로 거듭났다. 37번째로 국산 신약을 선보인 곳이 됐다. 하지만 온코닉테라퓨틱스의 비전은 항암 신약에 있다. 자큐보를 캐시카우로 주요 신약 물질인 '네수파립'을 비롯해 다양한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선보이고자 한다.
항암 신약인 네수파립은 개발 난이도가 높아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 어떤 적응증에 어떤 환자군을 대상으로 하느냐에 따라 임상의 성패가 갈리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나온 약제을 뛰어넘고 동시에 개발중인 같은 기전의 경쟁 제품과의 차별화도 내세워야 한다.
그간 온코닉테라퓨틱스의 항암제 개발 능력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모회사 제일약품이 개발한 초기 물질을 기술도입해 개발하고 있다고만 확인됐을 뿐이다. 김존 온코닉테라퓨틱스 대표도 대외적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 아니었다. 2일 IPO 간담회에서 처음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기술이전(L/O) 딜과 임상 개발을 두루 거친 신약개발 전문가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박사학위 수료 후 성균관대학교와 차의과대학교에서 교수를 지냈다. 산업계도 두루 거쳤다. 바이오젠, 베링거인겔하임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LG생명과학, 한미약품에서 연구개발을 담당했다. 먼디파마 아시아지부 사업개발(BD), 차바이오그룹 서울CRO 대표이사, 크리스탈지노믹스 신약개발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김 대표 외 온코닉테라퓨틱스의 핵심 연구진으로는 최고과학책임자(CSO)인 차현주 상무, 최고기술책임자(CTO) 김진성 상무를 꼽을 수 있다. 두 사람의 이력으로 볼 때 산업계에서 김 대표와 함께 일하며 연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차 상무는 서울대학교 식품효소공학 박사 출신으로 크리스탈지노믹스에서 신약개발을 담당했다. 저분자 및 바이오 신약 연구와 중개연구, 임상 분야에서 26년 경력을 보유했다. 카나자와대학 약학 박사 출신의 김 상무는 차병원그룹 CMG제약 신약개발 연구소장을 지낸 인물로 pan-TRK 저해제 연구개발과 국가과제 선정, 항암제 연구 전주기에 대한 실적을 보유했다.
온코닉테라퓨틱스가 겨냥하는 항암 신약은 항체나 항체약물접합체(ADC), 표적단백질분해(TPD) 등 최근 핫한 모달리티가 아닌 저분자화합물이다. 규모가 작은 벤처가 생산단가가 매우 높은 모달리티를 택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생각다. 또 저분자화합물에서도 충분히 가능성과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도 있었다.
◇합성치사로 차별성, 이중표적으로 확장
모달리티가 아닌 기전상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선택한 것이 합성치사다. 합성치사란 유전자 두 개가 각각 따로 기능을 잃은 상태에서는 세포가 살아가는데 문제가 없지만 두 개 유전자가 동시에 기능을 잃으면 세포가 생존하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2016년 아스트라제네카가 합성치사 원리를 적용한 유방암 치료제 '린파자'를 허가받으면서 주목을 받았다. 린파자는 BRCA1 또는 BRCA2 유전자 변이만 지닌 환자에서 증상을 보이지 않던 종양억제유전자가 두 개 유전자 동시 변이를 보일 때 문제가 되는 점에 착안해 개발된 첫 합성치사 항암제다. BRCA1/2 유전자 경로를 모두 차단하는 PARP 단백질을 저해해 유방암을 치료한다.
온코닉테라퓨틱스가 첫 항암 신약 파이프라인으로 PARP 저해제 '네수파립'을 선보인 배경이다. 린파자에서 더 발전된 신약 개발을 위해 PARP 단백질뿐 아니라 암세포 생성에 필수 효소로 꼽히는 탄키라제 효소를 동시 저해하도록 개발했다.
기존 PARP 저해제 대비 효과를 높이면서 더 다양하게 적응증을 확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진행성 고형암을 대상으로 한 국내 1상 임상시험을 마치고 난소암 2상, 췌장암 1상, 자궁내막암 연구자주도 2상(키트루다 병용)을 진행 중이다. 위암, 유방암, 비소세포폐암 등 다른 고형암으로의 적응증 확장도 추진한다.
원스텝 플랫폼으로 개발의 신속성을 높이고 SMDCs 플랫폼으로 표적지향성 항암물질을 개발하는 온코닉테라퓨틱스는 네수파립 외에도 이중표적항암제 'OCNR-100', PARP 계통 항암제 내성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신규 타깃 물질 'OCNR-101', 합성치사와 면역세포활성을 동시 유발하는 이중표적항암제 'OCNR-200' 등 파이프라인을 갖췄다.
김 대표는 "자큐보라는 임상과 허가 과정을 성공적으로 거치며 신약 허가에 대한 경험을 쌓았고 항암제 개발과 L/O에 풍부한 경험을 지닌 인물들로 핵심 연구진을 꾸렸다"며 "합성치사 관련 플랫폼에 더해 더 차별화 비전을 내세울 수 있는 플랫폼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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