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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최윤성 나노팀 대표 "'열폭주차단' 소재 양산, 글로벌 시장 판도 바꾸겠다"글로벌 방염시장 게임체인저 자신, 내년 외형 성장 기대

대전=김혜란 기자공개 2024-12-11 08:40:08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9일 14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열폭주차단패드로 글로벌 방염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입니다."

지난 5일 대전광역시 유성구 본사에서 만난 최윤성 나노팀 대표(사진)는 전기자동차용 열폭주차단패드 양산을 앞두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세계 수준의 기술·가격 경쟁력을 갖춘 열폭주차단패드를 개발한 만큼 글로벌 전기차 밸류체인 내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기대감이 담겨 있었다.

전기차 한 대에 최대 300개까지 들어가는 배터리 셀의 발열과 화재 위험으로부터 사람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완성차 기업과 협력사들은 기술 개발은 이어지고 있다. 열폭주차단패드는 그 노력의 일환이자 결실이다.

◇울산 신공장 구축, 신개념 소재 '열폭주차단패드' 내년 양산
(사진=김혜란 기자)
나노팀이 개발한 열폭주차단패드는 배터리 셀과 셀 사이에 장착된다. 셀 하나에서 문제가 생겨 발열이 생기거나 불이 나더라도 옆의 다른 셀로 그 열이 전달되는 시간을 지연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뜨거운 열이 근처 다른 배터리의 열폭주를 일으키면서 연쇄적으로 발화하는 시간을 벌면 이 시간 동안 사람이 대피할 수 있다.

최 대표는 "일반적으로 배터리가 130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문제가 생기는데, 개발 중인 열폭주차단패드는 셀 온도가 100도까지 안 올라가도록 해주는 게 진화의 종착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셀로의 열 전이를 완전히 차단하는 제품 공급을 목표로 한다는 얘기다. 여기에 더해 소화시스템도 개발을 완료했다. 불이 나더라도 바로 소화액이 분비돼 화재를 진압한다.

열폭주차단패드만을 생산할 전용 공장도 울산(2공장)에 새롭게 지었다. 이달 말 완공돼 내년 초 현대모비스에 초도물량(프로토타입) 납품을 시작한다. 국내 완성차 업체가 내년 출시하는 신차에 나노팀의 열폭주차단패드가 탑재된다. 하반기부터는 대량양산에 돌입할 전망이다. 향후 수주 확대에 대비해 3공장으로 쓸 약 2만6446㎡ 규모의 대전 본사 인근 부지도 매입했다. 2026년 1분기에는 국내 완성차 업체의 플래그십(주력) 최고급 모델에 들어갈 소재도 울산 공장에서 대량양산하기로 예정돼 있다.

최 대표는 "동급의 차는 같은 배터리시스템(BSA) 플랫폼을 쓴다. 보통 4~5개 차종 모델이 한 프로젝트로 묶여 같은 열폭주차단패드를 탑재한다"며 "한 프로젝트당 수주 규모가 7~8년간 매출 5000억원 정도라고 보면 된다. 1년엔 700~800억원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울산 공장은 풀캐파로 가동하면 매출 3000억원까지 올릴 수 있는 규모로 조성됐다. 그는 "프로젝트 5건을 맡으면 연간 매출 3000억원 추가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며 "해외 기업과도 (공급을) 논의 중이다. 이 밖에도 여러 완성차 업체에 샘플을 보내주고 테스트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 대표는 차단패드 7개를 보여줬다. 초기제품부터 최신제품까지 다양했다. 여러 고객사와 논의 중인 만큼 스펙도 다 달랐지만 두께 2밀리미터(mm) 내외, 무게 2그램(g)이 채 안 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열전이지연층'과 폼 소재 등이 3개부터 7개 층까지 이뤄져 하나의 패드를 구성한다.
한국IR협의회 보고서 발췌

◇파우치형 배터리 안전성 보완 핵심소재 부각

나노팀은 미국 아스펜에어로겔(Aspen Aerogels)이 선점한 열폭주차단패드 시장에 뛰어들면서 기존 에어로겔 대신 실리콘 소재로 차별화했다. 최 대표는 "만약 배터리가 터지면 파티클과 불이 (열폭주차단패드에) 엄청난 압력을 가하는데 이를 견뎌내면서 동시에 불이 옆 셀로 넘어가는 걸 막아줘야 한다"며 "(국내 완성차 업체인)고객사가 우리 제품을 선택한 건 실리콘 원재료로 이 두 가지 성능을 모두 만족하면서 낮은 가격으로 만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싼 재료로 만들면 성능도 좋고 공정도 쉽다. 싼 소재로 좋은 성능을 내면서 가격을 낮추는 게 전기차 소재 사업의 핵심"이라며 "나노팀은 열 특성과 소재의 관계, 배합을 연구해 가장 싼 가격에 최고 성능을 구현할 기술을 개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사 다변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현대차 벤더라는 위상 덕에 벤더로 등록도 안 된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에도 샘플을 납품하고 협의를 진행할 수 있었다"며 "열폭주차단패드를 찾는 완성차 기업들이 많아 다수의 완성차 업체와 접촉 중"이라고 덧붙였다.

나노팀은 특히 에너지 밀도가 높은 파우치형 배터리에 열폭주차단패드가 유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각형 배터리에는 배터리 셀이 일정한 압력을 넘어서면 이를 감지해 파단(내부 압력 배출)시키는 부품인 '벤트(Vent)'가 장착되는데, 파우치형은 형태상 벤트 적용이 쉽지 않다.

일단 내년부터는 각형배터리를 탑재한 현대차 신차 일부 모델에는 벤트와 열폭주차단패드까지 이중 안전장치가 장착된다. 이후엔 파우치형 배터리가 들어가는 전기차에도 적용을 확대할 전망이다. 2026년엔 파우치형 배터리에 열폭주차단패드와 소화시스템까지 탑재하는 것을 완성차 업체와 논의 중이다. 벤트는 개발 중이다.

차세대 하이니켈 리튬이온 배터리는 워낙 용량이 크기 때문에 방열과 방염이 더 중요해진다. 그는 "전 세계 완성차 고객들의 목표는 NP(Non Propagation, 완전 차단)"라며 "NP란 배터리 발화가 연쇄 폭발로 이어지지 않게 컨트롤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나노팀은 열폭주차단패드를 시작으로 NP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소재와 부품을 지속적으로 개발 중인 셈이다.

나노팀은 현재 '방열' 소재인 갭필러와 갭패드로 매출 대부분을 내고 있으나 전기차 수요 부진,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등의 이유로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적자전환했다. 열폭주차단패드라는 세상에 없던 안전소재로 파이를 만들어 나가면 시장 침체에 돌파구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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