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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계열사 성과평가/KB금융]이재근 행장, '리딩금융 뒷받침' 유종의 미 거둔다홍콩H ELS 사태로 순익 감소…뒷심 발휘하며 그룹 역대 최대실적 기여

최필우 기자공개 2024-12-10 12:44:47

[편집자주]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최종 후보 선정으로 KB금융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본격화됐다. 대추위는 KB국민은행에 이어 KB증권, KB국민카드, KB라이프생명, KB데이타시스템 CEO 인선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이 쇄신에 방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전 그룹이 대추위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추위의 판단 기준이 될 계열사 CEO들의 성과를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6일 08: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사진)이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57세에 행장에 올라 업계를 놀라게 했던 그는 3년간 재직하고 이환주 차기 행장 최종 후보에게 배턴을 넘기게 됐다.

이 행장은 재직 중 탁월한 영업 실적을 냈고 지난해 KB금융이 순이익 1위 '리딩금융' 자리에 오르는 데 일조했다. 올해는 홍콩H ELS(주가연계증권) 사태 여파로 부침이 있었으나 뒷심을 발휘하며 호실적을 내고 있다. 올해도 KB금융의 리딩금융 등극에 기여하며 유종의 미를 거둘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임기 중 최대 위기 극복

KB국민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2조539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2조8060억원에 비해 2670억원(9.5%) 감소한 금액이다. 고금리 장기화와 대출 수요 확대가 맞물리면서 다른 시중은행은 실적 개선을 이어가고 있으나 KB국민은행은 주춤하다.


올해 실적은 홍콩H ELS 손실 사태의 영향을 받았다. KB국민은행은 국내 최대 홍콩H ELS 판매사다. 홍콩H 지수가 급락하고 KB국민은행 판매 상품에서 대거 손실이 나면서 보상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 됐다.

올 1분기 고객 손실이 본격화되면서 손실 보상에 나선 게 영업외손실로 잡혀 순이익이 감소했다. 올 1분기 순이익은 3895억원이다. 계절적 요인으로 순이익이 다른 분기에 비해 적은 4분기 순이익이 4000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부진하다. 2022년 이 행장이 취임한 이후 분기 기준 최소 순이익이기도 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분기 1조1164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1분기 부진을 만회했다. 발빠른 보상에 나서 홍콩H ELS 불완전판매 사태를 정리하고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를 수습하면서 반전을 꾀할 수 있었다. 이 행장은 3년차에 맞이한 임기 내 가장 큰 위기를 넘겼고 조직도 안정을 찾았다.

KB국민은행은 빠른 속도로 영업력을 회복하면서 그룹이 역대 최대 순이익을 올리는 데 힘을 보탰다. KB금융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4조3953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4분기 변수가 없으면 KB금융이 리딩금융 칭호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행장 입장에선 임기 마지막 해에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셈이다.

◇퇴임 후 지주 이동 가능성 부각

이 행장이 3년의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지주로 이동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KB금융은 양 회장 선임 전만 해도 3명의 부회장을 두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었다. 계열사 CEO로 역량을 입증한 3명의 부회장이 보직을 바꿔가며 그룹 경영에 참여하는 식이었다. 현재 지주 부회장제를 운영하지 않고 있으나 이 행장의 퇴임과 맞물려 새로운 보직이 주어질 수 있다.

이 행장의 경력도 그의 지주 이동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그는 영업그룹 부행장을 지내기도 했으나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 시절 비서실장으로 일찌감치 전사 경영 상황을 파악하는 안목을 갖췄다. 이후 지주 재무기획 담당 상무, KB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전무를 맡아 재무 경력도 추가했다.

1966년생으로 아직 퇴임하기 이른 나이이기도 하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1961년생으로 이 행장보다 5살 많다. 정상혁 신한은행장(1964년생), 이승열 하나은행장(1963년생), 조병규 우리은행장(1965년생), 이석용 NH농협은행장(1965년생) 등 다른 행장들과 비교해도 이 행장이 1~3살 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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