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노리는 VIG, 탄핵 정국 허들 넘어설까 카카오 측, 입장 번복할 가능성 제기…달러 환율 등도 '변수'
윤준영 기자공개 2024-12-11 08:14:48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0일 1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VIG파트너스가 카카오모빌리티 인수를 추진하고 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하다. 해당 딜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이 선포되며 자본시장 역시 탄핵정국 혼란에 빠져있기 때문이다.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VIG파트너스는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50% 이상을 인수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현재 골드만삭스 얼터너티브와 손 잡고 자금 조달 방안 등을 논의 중이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 최대주주는 카카오로 57.3%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외에 TPG(14.31%), 칼라일(6.18%), 한국투자증권·오릭스PE(5.35%) 등이 주요 주주다. 이들 지분 가운데 최소 50% 이상을 인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 펼쳐진 정치적 불확실성 탓에 VIG파트너스가 카카오모빌리티 인수를 완주하기까지 험로가 예상되고 있다. 가장 큰 변수는 탄핵정국 속에서 카카오모빌리티 최대 주주이자 매도자인 카카오의 의중을 쉽사리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그룹 내 '알짜' 계열사로 꼽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4983억원, 영업이익 62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3.3%, 영업이익은 무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만 100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작년 기준 카카오의 연결 영업이익이 4609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카카오모빌리티 실적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만약 카카오 연결기준 실적에서 카카오모빌리티가 빠지면 카카오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카카오모빌리티가 정치적으로 받고 있던 압박이 예상보다 빨리 사라진다면 카카오 입장에서도 굳이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에 속도를 낼 이유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윤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이 불거지며 비상계엄이 해제된 직후 카카오그룹 관련주는 일제히 큰 폭으로 상승했다. 카카오가 윤 정부 아래에서 전방위적으로 압박을 받았던 만큼 윤 대통령의 탄핵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볼 기업으로 카카오와 해당 계열사들이 꼽힌 형국이다.
VIG파트너스와 골드만삭스가 모두 해외 기관투자자(LP)를 대상으로 블라인드펀드를 모집하고 있다는 점도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해외 LP들은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투자에 미칠 영향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기 때문이다.
VIG파트너스는 약 1조원 규모로 5호 블라인드펀드를, 골드만삭스는 약 20억 달러(2조77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를 모집하고 있다. VIG파트너스는 내년 1분기, 골드만삭스는 올해 연말까지 펀드 모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두 펀드 모두 해외 기관들이 주요 출자자로 꼽힌다. VIG파트너스는 5호 블라인드펀드의 절반 이상을, 해외 기관들을 통해 모집할 예정이다. 골드만삭스 역시 글로벌 국부펀드와 연기금들이 주요 출자자 후보들이다.
해외 주요 기관들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탄핵정국이 들어선 점을 국내 주요 리스크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VIG파트너스와 골드만삭스 펀드 레이징 과정에서 이 같은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없애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실제로 해외 LP를 보유한 국내 대형 PEF 운용사들은 현재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투자에 미칠 영향에 대해 대응방안을 제시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원-달러 환율 변동성 역시 TPG나 칼라일 등 외국계 FI(재무적투자자)의 입장에서 부담요인으로 꼽힌다. 10일 기준 달러 환율 역시 1440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비상계엄은 해제됐지만 여전히 일각에서는 1500원대까지 오를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과거 카카오모빌리티에 투자할 당시 TPG와 칼라일은 모두 달러를 기반으로 한 아시아펀드를 활용했다. 이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당장 펀드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다. 결국 희망 매각가를 올릴 수밖에 없는데, 매수자측과 의견을 좁히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다만 VIG파트너스나 골드만삭스의 글로벌 시장 내 위상을 감안하면 펀드레이징 자체는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VIG파트너스는 수년 전부터 해외 LP를 확보해 온 국내 몇 안되는 하우스로 꼽힌다. 골드만삭스 역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탄탄한 '브랜드 파워'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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