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페셜티 인수' 한앤코, 느슨한 '언아웃 조항' 삽입 이유는 SK그룹, 실적 개선 확신…'신뢰 재확인 차원' 매각가 5% 수준 설정
남준우 기자공개 2025-01-08 08:00:08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7일 10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는 최근 SK스페셜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계약서에 언아웃(Earn-Out) 조항을 삽입했다. 보통 언아웃 조항은 매수자와 매도자 간의 가격 간극을 좁혀 딜을 빠르게 끝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다.이에 매각가의 약 30~50% 수준으로 언아웃 금액을 설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이번 딜의 경우 인수가와 비교했을 때 언아웃 금액이 5%에 불과하다. 더불어 실적 기준치를 달성하지 못하면 SK㈜가 한앤코에 일정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조건도 붙어 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SK스페셜티 실적 상승에 대해 자신감이 있는 SK그룹이 한앤코에 신뢰 재확인 차원에서 언아웃 계약을 제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한앤코와 수많은 M&A를 진행해온 만큼 최대한 배려해줬다는 해석이다.
◇언아웃 금액 총 1500억 불과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앤코는 오는 6월 13일을 기일로 SK스페셜티 인수를 마무리짓는다. 최근 ㈜SK가 보유하고 있던 SK스페셜티 지분 85%를 2조7000억원에 인수하기 위한 SPA를 체결했다.
㈜SK는 금융감독전자공시시스템(DART)를 통해 이번 딜에 언아웃 조항이 있음을 명기했다. 2조7000억원 외에 한앤코로부터 SK스페셜티의 2025년 경영실적에 따라 최대 약 850억원의 언아웃을 한앤코로부터 지급받을 수 있다.
더불어 거래 종결 이후 신사업 양산 매출 발생에 따라 최대 약 680억원의 언아웃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만약 양산 매출 조건을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SK가 한앤코에 17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언아웃은 거래 대상 기업이 미래에 특정 목표치를 달성할 경우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추가 금액을 지급하는 거래를 뜻한다. 언아웃은 매수인과 매도인 간의 가격 간극을 좁히기 위한 장치로 주로 활용된다. 매수자 측에서 회사의 장래 실적 불확실성을 우려하는 경우, 미래에 정해진 조건을 달성하면 나머지 금액을 지급해주는 방식이다.
반면 이번 거래의 경우 일반적인 언아웃과는 다른 점이 많다. M&A 관계자들은 특히 이번 거래에서 언아웃으로 설정한 금액이 인수가 대비 굉장히 낮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언아웃 금액은 인수가의 약 30~50% 수준으로 설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SK하이닉스 등 대규모 수주 확보로 실적 개선 '자신'
실례로 크래프톤의 경우 지난 2021년 10월 미국의 게임 개발사 '언노운 월즈' 지분 100% 인수를 발표하면서 언아웃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인수 금액이 5억 달러였는데, 향후 경영성과에 따라 최대 2억5000만 달러를 매도인에게 추가로 지급하는 구조였다.
반면 SK스페셜티 딜의 경우 언아웃 금액이 매각가의 5% 수준에 불과하다. 시장에서는 이번에 붙은 언아웃 조항이 거래 상대방과의 간극을 좁혀 딜을 빠르게 끝내기 위한 장치로 활용한 것 외에 다른 의도가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SK그룹이 한앤코에 신뢰 확인 차원에서 이번 조항을 삽입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금액적으로 미미한 수준이라는 점 외에도 거래 종결 후 실적 예상치를 달성하지 못하면 한앤코에게 170억원을 지급해야한다는 점도 근거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SK그룹은 협상 과정에서 SK스페셜티 실적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SK하이닉스 등에 대한 수주량이 내년까지 확정돼 있는 만큼 경영실적 기준치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시장 관계자는 "SK스페셜티의 SK하이닉스 등에 대한 수주량이 이미 일정 부분 정해진 만큼 실적 기준치 달성은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라며 "통상적으로 언아웃 조항을 다는 경우와 다르게 이번 딜에서는 SK그룹과 한앤코가 상호 간에 신뢰 확인 차원에서 미미한 금액을 약조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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