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문대표' 되살린 LB인베, 'VC협회장사' 준비했나 박기호 대표, 권한 위임으로 대외활동 운신 폭 넓혀…전문경영인 한계 넘나
최윤신 기자공개 2025-01-13 07:41:24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9일 07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사진)가 16대 벤처캐피탈협회 회장 후보로 나선 가운데, LB인베스트먼트가 최근 인사 및 조직개편을 통해 투자부문대표직을 신설해 관심이 모인다.벤처캐피탈(VC)업계에선 LB인베스트먼트가 지난 2018년 이후 사라졌던 '부문대표'를 부활시킨 게 VC협회장 선거 출마와 관계가 있다고 바라본다. 전문경영인인 박 대표가 하우스 내부의 책임을 다소 내려놓고 원활히 협회장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구조적 기반을 다진 것이라는 해석이다.

LB인베스트먼트가 사라졌던 '부문대표' 직책을 다시 되살렸다는 점이 이목을 모은다. LB인베스트먼트는 PE부문이 LB프라이빗에쿼티로 분리되기 이전까지 VC부문대표와 PE부문대표라는 직책을 뒀다. 박기호 대표이사가 당시 VC부문대표를 맡았다. 그러나 2018년 PE부문의 분리가 이뤄지고 박 대표가 2019년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부문대표 직책은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이번에 만들어진 투자부문대표는 이전의 VC부문대표보다 무게감이 크다. VC와 PE 투자를 모두 총괄하는 역할을 맡기 때문이다. LB인베스트먼트는 현재 별도의 PE부문을 조직하진 않았지만 벤처펀드뿐 아니라 사모펀드(PEF)도 운용하고있다.
VC업계에선 LB인베스트먼트가 이번에 부문대표 직책을 되살린 게 박 대표의 VC협회장 후보 출마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바라본다. VC협회장은 대외활동이 많아 전문경영인이 맡기 힘들다는 인식이 존재한다. 실제 지난 2015년 이후 현재까지 오너경영인이 VC협회장직을 맡는 기조가 이어져오고 있다.
협회 회장사에서 근무했던 VC업계 한 관계자는 "벤처캐피탈 업계가 빠르게 성장하며 주목도와 영향력이 커졌고 VC협회장으로서 참여해야 할 국내외 주요 행사들도 많아졌다"며 "오너경영인이라면 하우스의 주요 일정을 조정하며 발맞출 수 있지만 오너의 눈치를 봐야하는 전문경영인으로선 최대주주의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인사는 박 대표가 가지고 있던 권한과 책임을 안 부문대표에게 일부 위임하는 구도로 단행됐다. 이를 통해 박 대표는 활발한 대외활동을 위한 운신의 폭을 일부 넓힐 수 있게 됐다.
LB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박 대표와 안 부문대표간 큰 폭의 역할 조정이 이뤄진 건 아니다"라면서도 "박 대표가 일부 권한을 위임해 안 부문대표의 전결권을 강화한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같은 권한 위임이 오롯히 VC협회장 선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다만 VC업계의 구루로서 LB인베스트먼트뿐 아니라 업계 전반으로 활동 영역을 확대하는 방향을 가리키는 점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어보인다.
다만 LB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LB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투자조직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투자환경 변화에 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박 대표가 투자를 포함한 하우스 총괄 경영을 맡는 것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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