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광물 규제 대응법]'글로벌 호평' LG전자, 선제 대응 행보·시스템 시너지 강점⑫자체 분쟁광물·유해물질관리 환경 보유, 세부 정보 습득·교차점검 가능
이민우 기자공개 2025-01-22 07:26:54
[편집자주]
텅스텐, 주석 등 주요 광물에 형성된 높은 고부가가치는 각종 분쟁과 갈등의 씨앗이 된다. 비인권적 생산, 테러·내전 자금 조달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엔 미중 패권 경쟁으로 광물을 전략자원으로 삼아 수출을 통제하는 행태도 보인다. 앞선 분쟁들은 글로벌 연합체나 특정 국가 규제를 만드는 효과를 낳는다. 광물을 핵심 원자재로 쓰는 제조 업계는 사업 지속성을 위해 이에 끊임없이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국내 제조 기업들이 각종 광물 규제에 대응해온 발자취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7일 08시3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는 LG그룹의 맏형 계열사로 분쟁·책임광물 관리에서도 모범을 보여왔다. 다수 글로벌 관리 협의체 가입과 글로벌 관련 규제보다 선행한 분쟁광물 시스템 구축 등이 대표적인 행보다.LG전자에서 누적한 분쟁·책임광물 관리 역량은 글로벌 비정부기구(NGO)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세계 시장에서도 증명됐다. 다만 아직 미흡한 국내 시장 대상 정보공개, 중국 소재 광물 공급망의 부적합 리스크는 숙제다.
◇전사TF·그룹 단위 협의체 구축, NGO 평가 우수 등급 성과
LG전자는 2010년 ‘책임있는 비즈니스 연합(RBA)’ 가입으로 사업, 경영과 연관된 사회와 환경, 윤리적 문제 개선을 지속했다. 이어 RMA에서 수립한 ‘책임있는 광물구매 연합(RMI)’에도 가입해 분쟁·책임 광물 관리 체계 확립에 속도를 냈다.
특히 LG전자는 2014년 도드프랭크법 본격 시행 이전부터 전사 TF를 조직해 분쟁·책임 광물 규제를 대응했다. 아울러 2013년 3분기 말 전사분쟁광물관리시스템(CMMS)도 구축했다. 별도 교육지원프로그램 개발로 관계사 관리를 강화했고 이어 2014년부터는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과 함께 LG그룹 분쟁광물 공동 대응 협의체도 구성했다.
전자제조업 특성 상 기본적으로 유해물질에 매우 민감한 자세를 취하며 관리했던 점이 분쟁·광물 관리에서 시너지를 내기도 했다. LG전자는 내부에 자체 유해물질관리시스템(HSMS)를 이미 보유했다. 덕분에 공급받는 협력사 원부자재의 세부 물질 정보를 습득해 광물 대응에도 나설 수 있었다.
HSMS은 LG전자의 모든 협력사와 제련소, 정제소에게 공급하는 원부자재에 포함된 분쟁·책임광물 정보를 제출할 것을 요구한다. 대상 광물은 기본적인 3TG(△텅스텐 △주석 △탄탈륨 △금)에 코발트, 운모까지 포함된다. LG전자는 제공된 정보를 교차 점검하고 3TG, 코발트 등의 포함 여부를 확인해 리스크에 대응한다.

앞선 대응과 시너지 영향으로 LG전자는 글로벌 분쟁·책임광물 관련 비정부기구(NGO)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책임있는 자원 네트워크(RSN)는 2019년 글로벌 215개 기업 대상으로 분쟁광물 관리 평가를 실시해 결과를 공개했다. LG전자는 해당 평가에서 62.1점을 받아 전체 20위를 기록해 ‘우수’ 등급을 받았다.
RSN 평가 대상에 오른 국내 기업은 LG전자를 비롯해 삼성전자, 포스코, LG디스플레이 등도 존재했다. 하지만 이중 LG디스플레이는 ‘미흡’ 등급을 받았고 삼성전자와 포스코는 각각 하위권에 위치해 ‘취약’ 등급을 받는데 그쳤다.
◇글로벌 대비 아쉬운 국내 정보 공개 수준, 중국 공급망 개선도 숙제
탄탄한 분쟁·책임광물 관리 체계를 갖춘 LG전자지만 개선점도 존재한다. 우선 상대적으로 글로벌 시장 대비 미흡한 국내 시장 대상의 정보 공개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에서 별도로 분쟁광물 내용을 기재하고 있지만, 가장 중심인 분쟁·책임광물 보고서의 한국어판은 찾아보기 어렵다.
국내 홈페이지를 통해 연결되는 글로벌 분쟁광물 관리 페이지도 최신화가 부족하다. 공개된 데이터가 아직 2021년 기준으로 기재된 정보가 상당하다. 동봉된 분쟁·책임광물 보고서 역시 2021년도 기간내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영문 자료다.
LG전자 글로벌 홈페이지를 거쳐 접근할 수 있는 정보가 2023년 기준 최신 데이터에 기초한 것과 비교된다. 10년 가까이 정성껏 구축해온 LG전자의 탄탄한 분쟁광물 관리 시스템과 성과를 국내 시장에선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 셈이다.
부적합 문제가 대량 불거진 중국 분쟁·책임광물 공급망도 협력사 단계에서부터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한 영역이다. LG전자의 부적합 중국 소재 제련소의 경우 2023년 기준 24개에 달했다. 이는 동기간 부적합 판정을 받은 거래소 전체의 30% 수준에 달한다.
다만 이는 중국이 아프리카 광산 등과 연계해 상당수 광물 제련을 도맡고 있는 만큼, 부적합 비율도 많을 수밖에 없는 측면도 있다. 즉각적으로 이를 파악해 LG전자에서 공급망에서 해당 제련소를 제외하고 있는 만큼 빠른 개선을 기대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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