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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신탁사 경영분석]KB부동산신탁, 계정대 급증·토지신탁 감소 '이중고'2024년 순손실 1133억, 수주잔고 중 고수익 토지신탁 비중 하락

이재빈 기자공개 2025-02-27 07:43:07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6일 07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부동산신탁의 신탁계정대가 1조원을 넘어섰다. 단일 신탁사의 신탁계정대 규모가 1조원을 상회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탁계정대 대손충당금도 크게 증가하면서 KB부동산신탁은 2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계정대의 신속한 회수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대손충당금 적립비중이 늘어난 만큼 부실채권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 자산의 비중 역시 늘어났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주잔고 중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담보신탁의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당분간 매출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탁사 중 최초로 신탁계정대 1조 상회, 1년새 4681억 '급증'

KB부동산신탁의 2024년 말 기준 신탁계정대 잔액은 1조1540억원으로 집계됐다. 6859억원이었던 2023년 말 대비 68.2% 증가한 수치로 신탁계정대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14개 부동산신탁사 중 가장 큰 규모이기도 하다.

책임준공확약형 관리형토지신탁 사업지들을 중심으로 신탁계정대 수요가 증가한 여파다. 책임준공 의무 이행을 위해 다수의 사업장에 자금을 투입하면서 신탁계정대가 늘었다는 해석이다. 2023년 말 72곳에 달했던 KB부동산신탁의 책준 사업장 수는 2024년 말 기준 15곳으로 줄었다.

책임준공 의무 미이행으로 인한 소송을 피하기 위해 조단위 신탁계정대가 투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기한 내 준공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주단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원리금 등 공사지연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탁계정대 투입에도 일부 사업장에서 준공이 지연되면서 소송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중이다. KB부동산신탁의 경우 지난해 10월 평택 물류센터 개발사업(소가 104억원)을 시작으로 서울 도시형생활주택(396억원), 부산 오피스텔(40억원), 평택 지식산업센터(100억원) 등의 현장에서 소송이 제기됐다.

신탁계정대 증가는 실적 악화로도 이어졌다. 신탁계정대 대손충당금 규모가 확대되면서 순손익에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KB부동산신탁의 신탁계정대 대손충당금은 2023년 말 1590억원에서 2024년 말 3441억원으로 1851억원 늘었다. 충당금이 늘면서 2024년 연간 순손실은 1133억원으로 집계됐다.

KB부동산신탁 관계자는 "사업성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업장을 중심으로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면서 손실을 최대한 흡수한 상태"라며 "신탁계정대 규모는 2025년 하반기부터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실채권 비중 60% 상회 전망, 선제적 자금조달로 NCR 개선

신탁계정대 중 부실채권 비중이 높다는 점도 재무적 부담이다. 신탁계정대 대손충당금 적립비중은 2023년 말 23.2%에서 2024년 말 29.8%로 확대됐다. 전년 말 대비 신탁계정대의 부실 수준이 악화됐음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2024년 3분기 말 기준 KB부동산신탁의 고정이하 자산비중은 58.6%다. 대손충당금 적립비중이 6.6%포인트(p) 높아진 점을 감안하면 연말 기준 고정이하 자산비중은 60%를 상회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주잔고 기준으로는 매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악재다. KB부동산신탁의 부동산신탁 수주잔고는 2023년 말 42조2508억원에서 2024년 말 46조1995억원으로 3조9487억원 늘었다. 담보신탁이 31조253억원에서 35조1918억원으로 4조1665억원 증가한 덕분이다.

하지만 담보신탁의 수수료율은 통상 0.1~0.2%에 그친다. 수수료율이 3% 내외로 책정되는 차입형토지신탁의 경우 수주잔고가 1조4139억원에서 1조2884억원으로 1255억원 줄었다.

관리형 토지신탁은 전년 말 대비 1093억원 감소했다. 관리형토지신탁 중 책준신탁 상품은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높지만 KB부동산신탁은 2022년 말부터 관련 상품의 수주를 중단한 상태다.

KB부동산신탁 관계자는 "올해에는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은 비토지신탁 상품과 일반관리형 토지신탁 위주로 수주를 강화할 예정"이라며 "토지신탁 수주잔고 감소로 인한 매출공백은 리츠와 정비사업 등을 통해 메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계정대 규모가 급증하면서 대규모 순손실이 발생했지만 건전성 지표는 준수하게 나타났다. KB부동산신탁의 2024년 말 영업용순자본비율은 1394%로 집계됐다. 이는 518%였던 전년 말 대비 876% 개선된 수치다.

지난해 선제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건전성 수치를 개선할 수 있었다. 주요 조달 내역은 17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과 1500억원 규모 유상증자 등이다.

현금성자산 규모도 예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24년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692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11억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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