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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지킨' 류진, 한경협 정경유착 해소·젊은단체 변모 윤리위 감시 역할 '활발', 정치인 출신 고문 퇴임

김경태 기자공개 2025-02-27 07:51:32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6일 11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류진 풍산그룹 회장은 2023년 8월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의 신임 회장으로 취임했다. 당시 류 회장의 과제로는 전국경제인협회(전경련) 시기에 문제가 됐던 정경유착 해소가 꼽혔다.

이를 위해 한경협 활동을 감시할 윤리위원회를 설치하고 김병준 고문이 마지막 정치인 출신이 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윤리위는 목영준 위원장(전 헌법재판소 재판관, 사진)을 필두로 꾸준히 활동하며 쇄신의 핵심 축 역할을 지속하고 있다. 또 김 고문 역시 이달 말 퇴임이 확정됐다.

류 회장이 공언했던 신생 기업 합류도 결실을 맺었다. 10년 전에도 가입을 타진했지만 실패했던 네이버, 카카오가 류 회장 체제에서 새로운 식구가 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 외에도 다양한 기업들을 영입해 외연을 크게 확장했다.

◇쇄신 핵심 '윤리위' 수시 개최, 김병준 고문 퇴진 확정

류 회장은 2023년 8월 한경협 신임 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당시 임시총회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한경협 운영 구상을 밝혔다. 특히 과거 불거진 정경유착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윤리위를 설치하고 일정 규모 이상의 큰 기금 지출의 승인을 받을 것이라 밝혔다.

한경협은 같은 해 10월 17일 총 5인으로 구성된 윤리위 출범을 공식화했다. 목 위원장, 김학자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 김효선 중앙대 경영경제대 경영학부 교수, 박광우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이 초대 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 후 윤리위는 허울뿐인 조직에 그치지 않고 한경협의 활동을 꾸준히 감시하면서 쇄신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위원들의 임기가 일정 기간 정해져 있는 만큼 안정적인 운영이 이뤄지고 있다.

목 위원장은 기자에게 "위원회는 정기적으로 일정이 잡혀 있고 현안이 있을 때마다 수시로 열리고 있다"며 "위원 임기가 2년이고 연임 가능해서 당분간 변화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달 말에는 정치인 출신인 김 고문이 물러날 예정으로 정경유착 해소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하게 됐다. 류 회장 취임 당시 김 고문에 관해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에서 우려를 표했었다.

류 회장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김 고문에 대해 "이번에는 예외 케이스"라며 "앞으로 정치인을 고문으로 쓰는 것은 제가 있는 동안에는 없고 앞으로도 없앨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 약속을 지키게 됐다.

◇10년전 실패했던 '네카오' 영입, 신생기업 합류·외연확대 성과

류 회장이 실현시킨 또 다른 약속은 젊은 단체로의 변화다. 그는 취임 당시 "과거에는 전부 다 제조업 위주였는데 요즘은 IT나 엔터테인먼트 이런 분야가 확 뜨고 있는데 우리 전경련도 그걸 무시할 수는 없다"며 "회장단을 앞으로는 조금 더 젊게 다양하게 해서 젊은이들과 소통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그 후 한경협은 네이버, 카카오를 비롯한 IT, 엔터 등 분야의 기업들을 접촉했지만 곧바로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다. IT기업 등 신생기업들은 이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에 가입해 한경협 활동의 실익에 대한 고민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과거의 전철을 밟을 우려도 있었다. 한경협은 전경련 시기이던 2014년에도 네이버, 카카오의 가입을 타진한 적이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성사되지 않았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앞줄 왼쪽 여섯번째)과 회장단을 비롯한 신규회원사 대표들이 이달 20일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64회 정기총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출처: 한경협)

하지만 한경협은 기업들을 접촉하며 꾸준히 설득에 나섰고 이달 20일 정기총회에서 국내 주요 IT, 테크기업들의 신규 가입을 공식 발표했다. KT, 네이버, 카카오, 두나무, 메가존클라우드, 한국IBM 등이 한경협의 새로운 식구가 됐다.

한경협은 신규 회원들이 부담스러워할 회비 이슈에 관해서는 사전에 논의하지 않고 최대한 조심스럽게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협은 가입 기업들에 회비를 받아 운영비로 활용하고 있다.

한경협 관계자는 "아직 신규 회원사가 회비를 어느 정도 낼지는 정해지지 않았다"라며 "이제 가입해 회비 관련 논의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규 회원사들의 대거 합류로 외연을 확장한 한경협이 다시 재계 맏형 단체의 위상을 회복할지 관전포인트다. 한경협은 류 회장 취임 후 대통령 경제사절단 등에서 입지를 확대했지만 과거만큼의 위상을 완전히 회복하지는 못했다. 최근에는 대한상공회의소가 주도적으로 경제사절단을 꾸려 미국을 찾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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