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상장' 정면돌파 LS그룹, 투자자 신뢰상실 가능성은 중복상장하면 대규모 자금확보 vs 투자자 신뢰 잃으면 계열사 IPO 줄줄이 악영향
이호준 기자공개 2025-03-10 11:44:51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7일 07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S그룹이 계열사 상장을 통해 얻을 것은 분명하다. 은행 차입 없이 조 단위 자금을 확보해 재무 부담 없이 대규모 투자에 나설 수 있게 된다.그러나 잃을 것도 확실하다. 바로 브랜드 가치다. LS그룹은 최근 LG CNS 중복상장 논란이 거센 LG그룹에서 분리된 집단이다. 투자자들이 두 그룹을 유사한 시각으로 볼 공산이 큰 만큼 같은 행보를 보일 경우 신뢰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장기적으론 계열사 IPO 흥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LS 현금 130억… 주력 자회사들도 투자 자금 압박
LS그룹에 신사업 투자는 필수다. 지난 2023년 구 회장은 그룹 자산을 25조원에서 2030년 50조원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기존 주력 사업인 전력·동제련뿐 아니라 배전반(배터리·전기차·반도체) 등 미래 산업에도 적극 투자해야 한다.
IPO는 이를 실현할 가장 빠른 방법이다. 계열사가 상장해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으면 그룹 전체의 기업가치가 상승한다. 동시에 성장 가능성을 증명하고 신뢰도를 높이며 외부 자금 조달 능력도 강화할 수 있다.
특히 부채 부담 없이 대규모 자본을 확보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LS의 작년 3분기 말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130억원 수준으로, 여유가 크지 않다. 물론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는 각각 28%, 9%로 안정적인 상태다.
다만 올해 IPO를 재추진 할 예정인 ㈜LS의 자회사 LS이링크는 지난해 첫 상장 추진 당시 시가총액 1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기대했다. 기존 ㈜LS의 현금성자산으로는 지원하기 어려운 규모다. ㈜LS가 견조한 재무를 바탕으로 차입을 통한 지원에 나설 수도 있지만 포트폴리오 재편 등의 신사업 전략을 추진하는 데 중장기적인 한계가 있다.
상장이 예고된 다른 주력 자회사들 역시 자체 투자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 최근 미국 케이블 공장 인수를 단행한 LS전선의 3분기 보유 현금성자산은 9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00억원 가까이 감소했다. 부채비율도 224%로 위험 구간에 진입했다.
동제련 계열사 LS엠앤엠도 사정은 비슷하다. LS엠앤엠은 엘앤에프와의 합작사 LS엘앤엠배터리솔루션(LLBS)을 통해 전구체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부채비율은 80%대로 역시 차입을 고려할 수도 있지만 구 회장 입장에서는 투자자들에게 성장성을 강조하면서 안정적인 자금 조달을 도모하는 IPO가 가장 손쉬운 선택지로 보일 수 있다.

◇‘자본시장 신뢰 저하' 장기적 리스크로…계열사 IPO 흥행 부진 가능성도
그러나 구 회장이 포기해야 할 것도 분명하다. 시장 일각에서는 브랜드 가치 훼손이 LS그룹에 장기적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생각보다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IPO를 통해 단기적으로 자금을 확보하더라도 지나친 중복상장으로 시장의 신뢰를 잃으면 기업 브랜드가 흔들릴 수 있다. 이 경우 투자심리 위축으로 지주사인 ㈜LS는 물론 신규 상장 자회사 모두 밸류에이션 하락을 피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LS그룹은 2003년 LG그룹에서 분리된 이력이 있다. LG그룹은 올해 IPO 시장 최대 기대주였던 LG CNS가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약 10% 하락하며 체면을 구겼다. 올해 공모주 시장이 침체된 데다 과거 LG에너지솔루션에서 IPO부터 시작된 중복상장 논란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했던 영향이 크다.
이 때문에 시장은 LS그룹과 LG그룹을 유사한 시각으로 바라볼 공산이 크다. 특히 LS그룹도 잇단 중복상장 논란으로 시장 신뢰를 잃는다면 장기적으로 계열사 IPO 흥행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LS그룹 관계자는 “LS의 미국 통신 및 권선 회사가 국내에서 상장하면 오히려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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