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벤더사 돋보기]자산 2조 넘어서자 이사회 '확' 바꿨다[성우하이텍]⑤창업주 이명근·맏사위 조성현 사내이사 유지…'금융·경제' 전문 사외이사 영입
박완준 기자공개 2025-04-22 07:14:13
[편집자주]
홀로 움직이는 기업은 없다. 국내 굴지의 제조업 기업들도 제품 하나를 생산하는 데 수백 곳이 넘는 납품사와 공생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마찬가지다. 수 천개가 넘는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들의 현황이 중요한 배경이다. 현대차그룹의 벤더사는 순항하고 있을까. 더벨은 현대차그룹 벤더사의 주력 제품과 현황, 연구개발 방향성을 넘어 지배구조까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7일 14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자동차 부품사 성우하이텍은 오랜 기간 오너 일가인 창업주 이명근 회장과 맏사위 조성현 대표가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하면서 경영에 막강한 지배력을 자랑해왔다. 이사회 의장도 이 회장이 맡고 있다. 이사회를 견제할 수 있는 소위원회는 운영하지 않았다.성우하이텍 이사회는 2023년 말 기준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사로 분류되면서 지난해 큰 변화를 맞았다. 상법상 자산 규모 2조원 이상의 상장사는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 설치가 의무화되고 기업지배구조보고서도 매년 발간해야 한다. 또 사외이사는 3명 이상으로 하되 이사 총수의 과반이 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성우하이텍은 지난해 대대적인 이사회 개편을 단행했다. 사내이사 명단에 매년 이름을 올린 재경·관리 부문의 임원을 제외시키면서 총원이 3명으로 줄였다. 다만 오너 일가인 이 회장과 조 대표는 사내이사를 유지했다. 이문용 성우하이텍 공동대표도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금융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새로 선임하면서 재경·관리 부문의 공백을 메웠다. 올 3월 차재주 전 부산경제진흥원장을 영입한 내용이 골자다. 성우하이텍의 사외이사진은 금융에 초점을 맞췄다. 이대식 부산대 경제학 교수와 유태준 전 신용보증기금 경영총괄 전무, 이정수 한울미디어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사외이사 4명 중 3명이 금융·경제 전문가로 분류됐다.
성우하이텍은 사외이사들에게 재무 안정화 및 자금 조달의 임무를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사업 다각화를 위해 추진한 해외 투자에 외부 차입 부담이 커진 탓이다. 실제 성우하이텍은 전동화 전환에 맞춰 신사업 육성에 투자를 늘린 탓에 지난해까지 잉여현금흐름(FCF)이 4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현금 유출이 가속화되면서 유동성이 악화됐다는 의미다.
투자 재원 확보도 사외이사들의 숙제로 꼽힌다. 성우하이텍은 지난해 장기차입금이 2023년 3981억원에서 6207억원으로 늘어났다. 반면 현금성자산은 같은 기간 41억원 줄어든 378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순차입금은 1조4463억원을 기록하면서 재무 부담이 커진 실정이다.
성우하이텍은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도 구축했다. 특히 성우하이텍은 감사위원회를 사외이사 중심으로 만들어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했다. 하지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오너인 이 회장이 이름을 올리면서 경영에 대한 견제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우하이텍이 고려해야 할 게 하나 더 있다. 이사회 전원이 모두 남성으로 선임된 탓이다. 앞서 2022년 8월부터 시행된 자본시장법 제165조 20(이사회의 성별 구성에 관한 특례)에 따르면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기업은 이사회 전원을 특정 성별로만 구성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있다.
성우하이텍은 내년 초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할 가능성이 크다. 이대식 부산대 경제학 교수의 임기가 내년 3월 29일에 만료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 교수는 2019년에 첫 선임된 터라 내년 말로 6년이 된다. 2020년 초 개정 시행된 상법에는 사외이사가 한 회사에서 6년을 초과해 근무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성우하이텍은 해외 투자가 늘어나면서 사외이사를 자금 조달에 유리한 금융·경제 전문가로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오너 일가가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린 동시에 사외이사 후보 추천까지 관여해 영향력이 아직 막강하다는 점은 부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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