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5월 08일 07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텍과 벤처캐피탈(VC)은 불가분의 관계다. 특히 막대한 재원을 필요로 하는 신약개발 바이오텍의 경우 파이프라인이 일정 궤도에 오르지 않고서는 매출을 내기 어렵기 때문에 자금줄인 VC의 존재가 필수적이다.VC 입장에서도 바이오텍은 좋은 투자처다. 하지만 부가가치가 높은 만큼 고위험 업종이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다. 투자한 기업이 사업에 성공하면 수십배의 투자수익을 볼 수 있지만 실패할 경우 원금 회수도 어렵다.
이때문에 실패에 민감한 국내 VC들은 점점 IPO를 앞둔 후기 벤처들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이는 추세다. 이미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바이오텍에 VC 투자가 쏠리는 이른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다.
바이오 산업 선두주자인 미국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미국 바이오 VC 업계는 오히려 '초기 투자'를 지향한다. 당장의 수익률을 보전하는 안정적인 투자보다는 미래 이니셔티브를 잡을 수 있는 공격적 투자에 베팅하는 기조다.
이들의 특징은 재무적 투자에 전략적 협업을 동반한다는 점이다. IPO 이후 투자금도 바로 회수하지 않는다. 바이오텍의 본질인 기술력만 확실하다면 지속적인 재무적 지원에 더해 경영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IPO 엑시트보다 더 큰 성과를 만들어낸다.
지난달 22일 열린 2025 더벨 제약·바이오 포럼 연단에 선 아치벤처파트너스 역시 초기 바이오텍 투자 전문 VC다. 조셉 정 아치벤처파트너스 벤처파트너는 "좋은 기술을 초기에 발견해 회사를 함께 키워나가는 철학이 오히려 회수율에 집중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국내 바이오 업계는 VC 투자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지속될 경우 국내 바이오 산업의 발전이 더뎌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새로운 기술을 가진 초기 바이오텍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야 다음 세대를 도모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포럼에 참석한 한 바이오텍 대표는 "함께 회사를 만들어나간다는 미국 VC의 기조가 부러워졌다"며 "국내에도 미국과 같은 VC 투자 문화가 정착하면 숨은 기술 강자들이 더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미 어느 정도 차오른 우물을 퍼올리는 것은 바구니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땅 밑의 맑은 샘물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마중물이 있어야 한다. 지속적인 펌프질도 필수다. 미국의 바이오 산업이 수십년 째 선두를 달리는 이유는 VC들의 마중물 정책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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