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분석/전직 관료 리포트]기업 이사회인데 '판·검사' 출신 선호도 최고②법률 규제 기관 출신 38%로 최다…외교 행정 입법 관료는 한자릿수 불과
김지효 기자공개 2025-05-20 08:18:07
[편집자주]
전직 관료 사외이사는 기업의 대외 전략과 정책 대응 방향을 드러내는 일종의 ‘신호’다. 이들을 통해 이사회가 외부 리스크에 어떻게 대응하고, 어떤 정책 환경에 주목하는 지를 가늠해볼 수 있다. theBoard는 국내 주요 대기업 상장사를 중심으로 전직 관료 출신 사외이사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며 기업들이 선호하는 전관 유형과 그 배경을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8일 10시52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20대 대기업집단 상장사 사외이사로 재직 중인 전직 관료를 전수조사한 결과 법률·규제 분야 출신이 전체의 38%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경제(31%), 산업·기술(19%)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판사와 검사 출신이 법률·규제 분야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금융·경제 분야에서는 국세청과 기획재정부 출신이, 산업·기술 분야에선 산업통상자원부 출신이 두드러졌다. 반면 외교·행정, 입법부 관료 출신은 각각 8%, 4%에 그쳤다.◇법률·규제 출신 관료 최다, 금융·경제도 선호
theBoard는 국내 자산규모 상위 20대 기업집단의 상장 계열사를 대상으로 재직 중인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전직 관료의 특성을 분석했다. 총 166개 상장사에 등재된 사외이사 614명 가운데 전직 관료 217명이 대상이다. 이들을 출신 부처의 정책 기능과 성격에 따라 분류했다. 총 5개 섹터로 △법률·규제 △금융·경제 △산업·기술 △외교·행정 △입법부 관료·국회의원 등이다.
그 결과 가장 많은 건 법률·규제 기관 출신으로 나타났다. 전체 217명 가운데 83명(38%)이 이에 해당한다. 법률·규제 분야에는 전직 판사와 검사, 법무부 출신 관료, 공정거래위원회 출신 등 법률의 해석과 집행, 규제, 감독, 감찰 등 법적 질서 유지와 공공규범 집행을 담당해온 이들이 포함된다.

두번째로 많은 건 금융·경제 분야 출신 관료다. 전체 31%에 해당하는 67명이 금융·경제 관련 기관 출신이었다. 금융·경제 분야에는 기획재정부, 국세청,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출신뿐 아니라 한국은행,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과 예금보험공사, 신용보증기금 등에서 국가의 경제정책, 재정, 금융감독, 정책금융을 맡아온 관료들을 포함한다.
산업·기술 분야 출신 관료는 전체의 41명으로 19%로 집계됐다. 산업·기술 관료에는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농림축산식품부, 군 출신 등 실물경제, 산업발전, 기술혁신, 인프라 구축 등 실질적 성장 동력을 담당해온 이들이 해당한다.
외교·행정과 입법부 관료·국회의원 출신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외교·행정 분야 출신 관료는 17명으로 전체의 8%에 그쳤다. 입법부 관료·국회의원 출신은 9명으로 전체의 4%에 불과했다. 외교·행정 분야에는 외교부,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여성가족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행정 전반과 사회정책, 국제협력을 맡아온 관료들을 포함했다. 입법부 관료·국회의원 분야에는 행정부와는 별도로 입법권과 국정감시 역할을 수행해왔거나 국회의원으로 선출됐던 이들을 분류했다.
◇판·검사 출신 전체 34%, 산업부 등 특정 부처 선호도 뚜렷
법률·규제 출신 관료 가운데서도 판사와 검사 출신이 압도적이다. 법률·규제 분야 출신 관료 83명 가운데 40명이 판사 출신, 34명이 검사 출신이었다. 관료 출신 사외이사 217명 가운데 34%가 전직 판·검사 출신인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출신 관료는 7명, 경찰과 감사원 출신은 각각 1명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들이 법률·경제·규제 분야의 전관 네트워크를 선호하고 상대적으로 경찰 출신이 기업 경영이나 경제·법률 이슈와 직접적 연관성이 약하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금융·경제 분야 출신 관료 중에서는 국세청 출신이 가장 많았다. 67명 가운데 23명이 국세청 출신이다. 기획재정부 출신 관료도 15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금융감독원 출신은 중복 인원을 포함해 8명, 금융위원회 출신은 5명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출신은 총 12명이며, 이 중 한국은행 출신이 절반(6명)을 차지했다.

산업·기술 분야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 출신 관료가 21명으로 전체 41명 중 절반이 넘었다. 국토교통부 출신은 8명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농림축산식품부 출신은 4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출신은 2명, 해양수산부 출신은 1명으로 나타났다. 육군본부 등 군 출신도 3명이다.
외교·행정 분야 출신 관료 가운데서는 외교통상부 출신이 4명 나타났다. 환경부 출신도 4명으로 이와 맞먹는 수준이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출신도 3명으로 집계됐다.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한국소비자원, 서울시 공무원 출신 등도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다. 입법부 관료·국회의원 출신 가운데서 국회의원을 역임한 인사는 전체 7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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