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분석/전직 관료 리포트]판·검사 출신 '연수원 22기·서울대 법대' 최다③윤석열 전 대통령 동기도 다수…'부부 고검장'에 이은 '부부 사외이사'도 눈길
김지효 기자공개 2025-05-21 08:11:32
[편집자주]
전직 관료 사외이사는 기업의 대외 전략과 정책 대응 방향을 드러내는 일종의 ‘신호’다. 이들을 통해 이사회가 외부 리스크에 어떻게 대응하고, 어떤 정책 환경에 주목하는 지를 가늠해볼 수 있다. theBoard는 국내 주요 대기업 상장사를 중심으로 전직 관료 출신 사외이사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며 기업들이 선호하는 전관 유형과 그 배경을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2일 08시25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자산규모 상위 20대 기업집단 상장사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전직 판·검사 출신을 전수조사한 결과 30%가 여성이고 서울대 법대 출신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또 전원이 사법연수원 출신이었으며 22기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법연수원 23기 윤석열 전 대통령 동기는 7명으로 집계됐으며 한동훈 전 장관 동기(27기, 4명)와 우병우 전 민정수석 동기(19기, 5명) 등도 포함됐다. 검찰 최초 '부부 고검장'으로 알려진 노정연·조성욱 변호사는 현재 ‘부부 사외이사’로도 활약 중이다.theBoard는 국내 자산규모 상위 20대 기업집단의 상장 계열사를 대상으로 재직 중인 전직 관료출신 사외이사를 조사했다. 166개 상장사에 등재된 사외이사 614명 가운데 전직 관료는 217명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이들 가운데 판·검사 출신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삼았다. 판·검사 출신 사외이사는 74명(중복 인원 포함)으로 판사가 40명, 검사가 34명 등이다.
대상이 된 74명 가운데 남성은 52명, 여성은 22명으로 30% 가량이 여성이다. 출신 대학은 서울대 법대가 50명으로 가장 많았다. 서울대 사범대학 출신 2명을 포함하면 서울대 출신은 총 52명이다. 그밖에는 고려대 법대 7명, 연세대 법대 6명 등이었다.
평균 나이는 59.5세로 집계됐다. 1965년생, 올해 60세가 가장 많았다. 최고령은 1955년생으로 올해 70세이며 최연소는 1983년생으로 올해 42세다.
사법연수원 기수는 11기부터 39기까지 다양하다. 가장 많은 기수는 22기로 11명으로 집계됐다. 그 뒤를 이어 23기, 24기가 각각 7명, 6명으로 많았다. 16기도 6명 포함됐다. 변호사시험을 치른 세대는 아직 포함되지 않았다. 50대 이상을 선호하는 사외이사 특성상 아직 변호사시험 세대는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변호사시험은 2012년 1월 처음 시행됐다. 사법연수원 마지막 기수는 51기로 2023년 1월 마지막 사법연수생을 배출했다.

사법연수원 23기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다. 서울가정법원 판사,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낸 최혜리 변호사는 롯데하이마트와 삼성증권 사외이사로 재직중이다.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을 역임한 조상철 변호사는 롯데쇼핑, 대검찰청 차장검사 출신 구본선 변호사는 한진과 한화시스템에서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다. 두산밥캣 사외이사 김무겸 변호사, 오리콤 사외이사 이준호 변호사 등도 연수원 23기다.
사법연수원 27기를 수료한 한동훈 전 장관과 같은 기수는 4명이다. 한애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연수원 27기로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냈으며 현재는 CJ와 SK하이닉스 사외이사로 등재돼있다. 이인석 전 서울고등법원 고법판사도 같은 기수로 대우건설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박근혜 정부시절 민정수석비서관을 지낸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같은 19기는 총 5명으로 롯데정밀화학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봉욱 변호사를 비롯해 대법관을 지낸 김소영 변호사, GS 사외이사로 활동 중인 이창재 변호사 등이 있다.
'부부 사외이사'도 눈길을 끈다. 검찰 역사상 최초의 여성 고검장이자 최초의 부부 검사장(고검장)을 지낸 노정연 변호사와 남편 조성욱 변호사는 부부 사외이사로도 활동 중이다. 조성욱 변호사는 LG에서 노정연 변호사는 카카오게임즈와 SK디앤디에서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다.
이처럼 네트워킹에 강한 판·검사 출신을 대기업들이 선호하는 현상에 대해 국내 한 거버넌스 전문가는 “사외이사 풀(pool)이 부족하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라며 “또 여전히 기업들이 사외이사에게 경영 전략에 대한 조언보다는 대관 역할을 기대하며 전직 관료 특히 판·검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네트워킹 활용을 바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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